현직 산부인과 의사입니다? 0
한때는 예비 성추행범, 한때는 의베, 의새, 의룡인, 돈미새 였지만...
이젠 감빵행 고속열차 탑승권을 1순위 소지자로 불리고 있습니다. ㅇㅁㅇ/
사실 이런일이 있을때 한번씩 남자 산과 의사의 고충을 감성적으로 주저리는 글을 쓰면서 추천 도 좀 받고 하는게 루틴이었는데, 이럴때 의사들 감성글 많이 올라온다, 가스라이팅이냐, 어짜피 똑같은것들이다, 이럴때 메모한 사람들이 갑자기 활발해진다 등등의 글과 댓글을 보고 이번엔 그런글 안쓰고 그냥 현상황 이야기만 짧게 쓰고 넘어가려구요.
이번 20일 부터 시작예정인 전공의 파업의 여파 + 하필 근무중 병원 마취과 촉탁의 집단 이직으로 마취 가능 인력이 급격하게 쪼그라 들어서 수술자체가 거의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마취과와 병원측에서는 기존 예약 수술중 암환자들 같이 미루기 힘든 수술들 위주로 해서 수술을 진행하기로 결정되었는데, 그쪽으로 인력을 투입하다보니 야간, 공휴일 주말에는 응급수술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산과이기도 하고 고위험 산모들의 진료가 많다보니 응급으로 제왕절개를 해야할일이 많은데 그런경우도 불가하냐 물었더니 최종적으로 불가하다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러시면서 신경외과에서 뇌쪽 문제랑 산과쪽 제왕절개는 즉시 수술이 안되면 문제가 되기 쉬운 상황이고 현상황에서는 이런일이 발생하면 감빵행 가능성이 제일 높으니 알아서 조심하라 시는데....
에휴...
그게 조심한다고 되는 일이면 애시당초 걱정을 안하겠죠.
병원에 남아서 고위험 산모 진료를 보기때문에 감옥행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그냥 의욕이 사악 사라집니다.
그래도 나중에 외래 와서 덕분에 살았다고 고맙다 이야기 해주시는 분들, 아기가 너무 잘큰다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그리고 아기가 태어나는 그순간이 주는 작은 감동이 좋아서 하루하루 버티긴 해봅니다.
뭐 어떻게든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