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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녀에 남동생 둘이 있어요 둘째와는 네살 터울, 막내동생과는 아홉살 터울입니다. 단 한번도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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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24/02/14 22:18:01 24/02/14 22:18:01 32,228
 (14.♡.194.130)
장녀에 남동생 둘이 있어요
둘째와는 네살 터울, 막내동생과는 아홉살 터울입니다.

단 한번도 어디에 가정사를 털어놔본 적이 없네요.
결혼 후 서른여섯이 되어서야 털어놔봅니다.

아버지는 알코올중독자로 블랙아웃(정말 기억 못할까 싶네요..)과 동시에 언어폭력을 일심아왔습니다. 맨정신에는 분노조절장애를 갖고있어 물건파괴 동물학대를 범해왔습니다. (강아지 등에 멍자국.. 집어던진 물건과 부러진 물건들이 기억납니다.)

방에서 자고있으면 자정무렵 귀가해 술냄새를 풍기며 일어나라고 아빠 보라고 아빠 눈 보라고 뭐라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을 내뱉고… 눈을 보면 과호흡이 올라오곤 했습니다. 제발 내 방에서 나가달라고 하면 아빤 방문을 쾅 닫고 나가 거실에서 아주 크게 욕설을 퍼붓습니다. 저 ㅅ년 내가 언젠가는 죽여버린다 찢어죽여버릴거야 이 ㅅㅂㄴ … 샤 ㅇ.. 샤 ㅇ .. 을 남발하면 전 문 뒤에서 숨죽이며 울고 밤을 지샜습니다.. 딸이기에.. 연약한 여자이기에 만만한 저에겐 유독 더 심했고 운동선수였던 남동생에겐 이렇게까지 하지 못하셨죠..

제가 초등학교 고학년때 아빠가 또 술주정을 심하게 해 엄마와 함께 밖에 나간적이 있습니다. 등 뒤에는 막내를 포대기에 엎고 왼손에는 둘째 오른손에는 제 손을 잡고 골목을 걷던 중 아주 큰 주택을 지나게되었습니다. 그 주택을 바라보며 제가 말했죠. “엄마, 저 주택에 들어가서 집안일 도와주는 아줌마 하면 안돼? 그럼 아빠랑 안살아도 되잖아” 라구요.

고등학교 졸업 하자마자 전 도피유학을 떠났습니다. 없는 돈 다 끌어모아서 계단 밑 단칸방을 얻어 머리를 들 수 없는 낮은 천고의 방에 살면서 말이죠. 가족과 떨어져 성격이 밝아졌고 얼굴에 웃는 근육이 드디어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학업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전 열심히 돈을 벌었습니다. 그런데 … 제 앞으로 엄마가 이자 15%짜리 저축은행 대출을 받게하여 벌어봤자 여기에 모두 갚아야했습니다.. 아버지가 일방적으로 가정을 두고 회사를 그만두어 집이 힘들어지며 엄마는 첫째인 저에게 화풀이와 경제적 어려움을 나눠갖자며 24살인 저에게 사회초년생 연봉 1400만원을 받고있는 중에 대출금을 안겨주었습니다.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이제 34살이 되었고 그 사이 저는 반듯한 대기업까지 올라가 팀장자리에 올랐고 물론 정서적 물리적 경제적인 독립은 진즉 27살에 하여 스스로를 더욱 성장시켰고 듬직한 남편을 만나 좋은 집안에 시집도 가게되었습니다.

여기서부터가 문제입니다..
결혼을 하고 남편의 가족을 보니..

‘한 상에서 한 가족이 밥을 먹고
’남편 생일엔 온가족이 함께 축하하며 외식을 하고
‘여동생이 새로운 곳 이직을 하면 기념으로 킹크랩을 사먹고
떨어져 살아도 주기적으로 만나 담소를 나누고
’밥먹을때엔 강압적으로 소리없이 밥만 먹어야했던 우리집과 달리 근황을 공유하며 여유롭게 밥을 먹을 수 있고
‘밥을 먹고나서도 시간이 몇시가 되었던 그저 아쉬워 졸음을 참고 희희낙락 대화를 나누는 …

이런게 가족이구나… 를 보며 너무나도 우울함이 몰려왔습니다.

저희집은
밥먹을땐 숟가락 부딪히는 소리도 내면 안되고
티비를 보든 핸드폰을 보든 밥을 먹든 떠들고 놀든 둘중 하나만 하라며 화를 내신 아빠
밥먹을땐 말하는거 아니라고 닥치라했던 아빠
생일파티는 초등학교 이후로 해본적이 없고
내가 어느학교 어느회사 무슨직업인지 아예 모르시는 부모님
밤마다 술마시고 욕설을 퍼붓는 아빠 그리고 방관하는 엄마
“엄마 아빠가 강아지 폭행한것같아 등에 멍자국 봐”
라고 말하면 니 아빠 그런사람 아니야 ..라고… 묵살..
“엄마 아빠가 언어폭력한거 그것도 가정폭력이야..”
라고 말하면 그런건 다 잊어 뭘 그런걸 다 기억에 담아둬…라고

좋은 집안으로 시집을 왔더니
아빠는 시댁 앞에서 착한척 코스프레와 더불어 남편 앞에서 보란듯이 제 손을 덥석 잡으며 우리딸 손이 많이 부었네 라며 어루만지질않나 생전 안하던 집안일 도와주는척 그리고 강아지 폭행을 본인이 해놓고서 모르는척…
엄마는 남동생들 자랑하기 바쁘고…

어릴때부터 .. 딸이라고 초등학교 1학년부터 제사상 음식을 차렸습니다… 그리곤 부엌으로 보내졌죠 “너는 출가외인이니 절하는거 아니다.” 제사 끝나고 밥상앞에 앉으면 친할머니 더 잘게 잘라드려라 물 갖다드려라 뭐해드려라… 제대로 밥을 먹지도 못하고 전 앞치마만 했던 그 때만 떠올리면 … 치가 떨립니다. 그러곤 시어머니와 남편 앞에서 나몰라라 한 엄마..

이젠 정말 출가외인이 되었고 제가 아빠를 연락 차단하고 손절해도 될지.. 나를 보호하기위해 선택할 차례인 것 같습니다.

엄마까지는 .. 사실 모르겠네요..
엄마도 손절하고싶긴 합니다.
저의 꿈을 짓밟으신 분이거든요..
“엄마는 너가 그런일을 하는게 너무 창피해!! 제대로 된 일을 해!!”
“너 왜이렇게 뚱뚱하니”
임신한 후엔 ”너 너무 못생겨졌어 입술에 뭐라도 발라“
욕만 안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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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는 엄마가 남편이랑 뭔일이 있건 시어머니한테 뭔소리를 들었건 듣고싶지않았어.. 근데 엄만 내 앞에서 아빠와 친할머니 흉을 엄청 본 이상 난 그 둘을 영원히 내 혈연으로 받아들일수가 없어… 증오하거든.. 이제와서 내가 시집갔다고 그 둘에게 예의를 차리게끔 강요하면 안되는거 아니야? 도대체 나한테 왜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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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봤더니 ”넌 딸이니까~~ 상관없지~~“ 라고 하더군요

고등학생때 아빠의 폭언을 들은 후 제 방 옷장 헹거에 얇은 스카프를 걸었고 거기에 제 목을 걸었습니다…. 두세번의 시도.. 모두 실패했어요.. 이 경험을 말해도 엄마는… 무시합니다.

엄마라도 아빠라도 단 한번만이라도 나에게 딸아 미안하다 한마디만 해줘도 … 지금보단 덜 우울하지않을까 싶습니다..

자식 앞에서 자존심 세우는것도 참 유난인것같습니다.

전 이제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이젠 제가 부모가 되니 내 부모가 더 이해가 안가고.. 분노가 차오르네요…

너무 긴글이고 두서도 없고 현재진행형이라 어떻게 마무리해야 좋을지 모르겠는데..
이렇게 글이라도 쓰니 고름진 마음이 잠시나마 정리되는것같아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대충 읽어주셔도 감사하고..
마음껏 참견해주셔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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