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파트에서 피해 안보고 사는 방법 0
일단 일반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그냥 저런 경우도 있구나 정도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쭈~~욱 무주택자로만 살다가 2017년 처음 아파트를 구매하고 이사를 했습니다.
1차계획 -
제일 먼저 한 일은 아파트 준공 도서를 비롯한 전체 캐드 도면을 구하는 일이었습니다.
먼저 관리실에 요청을 했더니 단위 세대 평면만 나와있는 도면 한 장만 달랑 복사해주더군요.
다른 도면도 부탁을 드렸지만 다른 도면은 자기도 잘 모른다고 회피스킬을 시전합니다.
사바사바 박카스 한박스 갖다드리면서 요청을 드렸습니다. 관리소장님이 입대위 대표한테 전화 통화 후에 이메일로 파일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럼 그렇게 받은 도면을 가지고 뭘 했느냐. 아파트 커뮤니티에서 아파트 관련 기술 정보들을 공유하면서 인지도를 쌓았습니다.
새로 이사왔는데 저처럼 주차장과 커뮤니티 이용하는데 도움이 필요한 분이 계실지도 몰라서 만들어서 올려드린다고 하면서 주차장 동선부터 커뮤니티 이동 동선 등을 보기좋게 표시해서 올렸습니다.
그런데 황당했던 것이 여기는 주로 지하3층에서 진출입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관계로 입주해서 몇 년째 살고 계시던 분들도 지하2층과 지하1층 주차장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는지도 몰랐던 분도 많았더군요.
세대 평면을 알아보기 쉽게 정리한 다음 PDF로 눌러서 게시판에 올려놓기도 하고, 드론으로 아파트 단지 사진촬영해서 공유하기도 하는 식으로 인지도를 쌓아갔습니다.
2차 계획 - 차근 차근 쌓은 인지도로 내 편 만들기
아파트내 이슈거리가 있으면 공동주택관리규약과 건축법을 비롯한 관계 법령을 찾아서 지원사격을 해주는 식으로 입주민들 편에 서서 글을 게시하고 적극적으로 입대의 회의에 안견을 제시하는 식으로 입대위를 압박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입주민들 하나 둘씩 제 편을 만들어 갔습니다. 그리고 무조건 입주민 편만 든건 아니고, 입대위가 억울하게 몰린다 싶으면 또 어느 정도 절충점을 찾아서 입대위 편을 들어주기도 하면서 그렇게 적을 만드는 것을 최소화 시키는 방법으로 입대위부터 입주민들까지 많은 사람들을 제 편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또 동네에 단체 행동이 필요해진 이슈가 있었는데, 입대의를 비롯해서 좀 나서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공무원들 정치인들 쫒아다녀도 효과가 미진했을 때, 저는 관계법령 찾아서 위배되는 부분이 없는지, 법해석을 잘못한 부분은 없는지 정리한 다음 시장하고 면담 넣고 시장님에게 공무원들이 이 법규 검토 제대로 하지 않은 부분들 지적하면서 개선 요청을 하고 그 일을 깔끔하게 정리한 이후부터는 입대의에서 무슨 일만 생기면 저를 찾습니다.
3차 - 측은지심
그렇게 인지도를 쌓은 다음, 죽는 소리를 하면 제가 나대지 않아도 다른 입주민들이 뭐라고 한마디씩 거들어 주면서 제편이 되어 줍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는 지난 7년동안 지켜봤을 때 층간 소음에 대한 민원은 정말 없는 편인데 저는 개 때문에 좀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분리불안인지 견주가 문을 닫고 나가기만 하면 그 때부터 개가 짓기 시작해서 몇 시간동안 계속 짓습니다.
그게 화장실 배수구를 통해서 소리가 울려옵니다. 처음에는 개가 불쌍하다 싶었는데, 코로나 시즌에 딸이 고3 수능 준비를 하는 과정이 겹치다 보니 완전 짜증 만땅이더군요. 그래서 커뮤니티에 아래층 개짓는 소리때문에 이사를 고민하고 있다고 글을 올렸는데 그 다음날 부터는 견주가 출근할 때 개를 데리고 출근하게 되면서 개짓는 소리에서 해방되었습니다.
4차- 진상입주민 공개저격
지하 주차장에서 담배를 피는 인간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아파트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고 아래로 담배꽁초를 버리는 몰지각한 입주민이 있었는데 걸리면 완전 쪽팔림이 뭔지 제대로 보여주겠다 결심을 하고 저녁에 밖에서 대기를 했습니다.
몇 층 몇 호에 사는 인간인지 바로 알 수 있어서, 바닥에 버린 담배꽁초 찍은 사진을 첨부해서 입대의에 바로 사진들 넘기고 관리실에서 조치를 했는데, 이게 먹히는 인간이었으면 그렇게 행동하지도 않았겠죠.
그래서 커뮤니티에 층수만 제외하고 동, 라인들을 파악할 수 있는 사진들 올리고 이런 인간이 있네요 그렇게 글을 올리니까 그 동에 사시는 입주민이 사진들 프린트 해서 엘리베이터에다가 너 몇층에 사는 인간인줄 아니까 이런 짓 이제 하지말라고 경고문 붙이고 나서는 담배꽁초 버리는 일은 없어졌는데 여전히 지하주차장에서는 담배를 피네요. (물론 지하주차장이지만 창문이 있는 공간이긴 합니다)
5차 - 아파트 개선 사업
아파트 장기수선충당금과 지자체및 공공기관 보조금으로 아파트 단지 개선사업을 진행하는데 입대의의 의견이 절대적이긴 하는데 또 그 꼴은 못보겠더라구요. 그래서 쓸데없는데 돈 쓰지말고 제대로 사업하자고 말들은 많이 하는데, 그게 잘 되지 않죠
그럼 저는 이용을 잘 안하고 곰팡이 핀채로 방치되어 있는 독서실을 북카페 + 스터디카페로 인테리어 싹 해서 제대로 만들자고 제안하고 디자인도 뽑아주고 그렇게 올리면 입주민들이 제 편을 들어줍니다. 입대의에서 더 이상 무시를 못하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북카페와 스터디룸이 한전과 용인시에서 지원하는 공동주택 개선사업에서 최우수상 받아서 상품으로 TV도 받았습니다.
결론 - 지금은 아파트에 문제 거리가 없어서 너무 너무 심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