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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자녀를 둔 부모입니다. 잠이 잘 오지 않네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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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24/02/18 06:03:01 24/02/18 06:03:01 16,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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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 이전 글들을 통해 제가 장애인자녀를 둔 부모라고 몇번 밝힌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주호민 작가 자녀 이슈가 터졌을때 부터 몇번 글을 쓰고 싶었지만 사실 주호민 작가의 편에서 글을 쓰게 될까봐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렇지 않다고 해도 주호민 작가와 같은 장애인 부모다보니 보시는 분들도 그렇게 느끼실 수 있고요.


장애인부모연대라는 곳이 있습니다. 발달장애아를 둔 부모들의 연대단체입니다. 장애인부모연대에서 사건 초기부터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언론의 난도질로부터 주호민 작가를 보호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저도 거기에 소속되어 있어서 당사자, 학교, 교육청 등을 통해 사건의 진위를 파악한 비공개 자료를 사건 초기에 읽어보았습니다. 언론에 나온 내용들과 너무 달라 의아했습니다. 참 언론이 또 한사람을 죽이는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저와 제 아이가 난도질 당하는 것 같아 서글펐습니다.


장애인부모연대에서 작년 9월에 미디어가 어떻게 "장애 혐오"를 조장하는지에 대한 좌담회를 열었습니다. 그곳에 저도 갔었는데요. 발달장애인 가족의 삶을 연구한 교수, 미디오 오늘 기자, 변호사등 각계 각층에서 있는 분들이 나와서 발언을 하였습니다. 당연하게도 주호민 작가 이슈가 많이 언급이 되었죠. 시간이 되시느 분들은 기사나 영상을 보시면 좋겠습니다. 


https://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2702

https://www.youtube.com/watch?v=vAbuhHG1nR4


이 좌담회에서 트라우마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는 김승섭 교수가 한말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김승섭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주호민씨 관련 언론보도에 달린) ‘특수학교에 보내든지, 홈스쿨링을 시키든지. 아니면 외국으로 가세요’라는 말은 어디로 가면 된다고 방향을 제시하는 말이 아니다. 내 눈앞에서, 내가 살아가는 세계에서 사라지라는 뜻”이라며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발달장애 아동을 환대하는 공간은 찾기 어렵다. 숱한 좌절을 맛본 이들은 결국 이 세계에서 사라지는 길을 선택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부모가 자신의 자녀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동반자살을 많이 합니다. 언론에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매우 많습니다. 전 잘 이해해요. 왜 그런 과정까지 가게 되는지. 저의 부부도 저희 아이보다 하루라도 더 살면 좋겠다고 늘 얘기합니다. 저희가 죽으면 이 한국 사회에서 우리 아이가 살게 될 삶은 너무 불보듯 뻔합니다.


장애인부모연대 동료들이 주호민 작가 재판을 빠지지 않고 계속 참석했습니다. 저는 아이 치료 다니는 것때문에 참석을 못했는데 2시간 가까이 되는 녹음본을 들었을때는 가슴이 미어졌다고 하더군요. 글로 정리된 것 보다 훨씬 충격이 더 크다고 합니다. 말의 톤이 있으니까요. 그러한 것들은 언론에 다뤄지지 않습니다. 그저 자극적인 내용들을 내보내고 대중들은 그것을 소비하죠. 그리고 마녀사냥은 시작됩니다. 누가 이런 상황을 버티나요. 


통합사회로 가야한다고 외치는 것도 이제 지치네요. 특수학교로 가라는데 사실 갈 특수학교도 많지 않습니다. 그런것 많이 만들어주고 얘기하면 좋겠습니다. 저희 아이는 차로 1시간 거리의 어린이집을 다녔습니다. 동네에는 받아주는 어린이집이 없어서요. 저희 아이는 7살이지만, 발달 개월수가 6개월밖에 되지 않아 학교보낼 생각은 진작에 포기했습니다. 주변에 혐오는 늘 존재합니다. 장애인주차장 문제로 실갱이하고, 장애인 일자리 지원하는 사무실이 본인들 건물에 들어왔다고 각종 꼬투리로 나가라고 민원넣고, 공무원들, 정치인들도 대놓고 아니지만 행정으로 무관심으로 무시합니다. 소수이고 아무런 힘이 없기 때문이죠. 장애인부모들이 뭐 주장하면 특혜를 원한다고 하는데 그 어느 누구도 장애를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다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고 저도 세금 정당하게 냅니다. 근데 왜 보통의 사람들 처럼 걸어서 근처 어린이집 갈수 있게 해달라고, 보통의 사람들 처럼 지하철 탈수 있게 해달라고, 보통의 사람들 처럼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보통의 사람들 처럼 교육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게 특혜인가요. 


다른 나라 환경들 보면서 이민갈까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노력이라도 해보자하고 이런저런 노력을 하고 있는데 쉽지는 않네요. 오늘 또 언론 기사들 보고 주호민 작가 방송도 보고 하니 잠이 오지 않아 이렇게 끄적여봤습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이제 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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