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장애혐오 보도 옆 수어 통역···충격으로 다가왔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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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24/02/17 05: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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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끔찍했던 장면이 JTBC 사건반장 보도 장면이었어요. ‘주호민 아들 여학생 앞에서 바지 내려’라는 자막이 나오는데, 옆에선 수화가 나오고 있는 거예요. 9살짜리 장애 아동의 행동을 그렇게 보도하면서 옆에서는 장애인을 배려하는 수화가 나오는, 아이러니의 극치라고 느꼈습니다.”
수원지법 형사9단독(재판장 곽용헌)은 지난 1일 만화가 주호민·한수자 작가 부부의 자녀를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특수교사 A씨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A씨의 언행이 정서적 학대이며,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주 작가는 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작업실에서 만난 기자에게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본 것 같았다”고 했다. 한 작가도 “여러 비판 속 결국 남은 얘기는 장애 아동을 분리하라는 이야기였다”면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포장되어 있던 게 벗겨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한 작가는 “피해 학부모에게 당일 전화로 사과드렸고, 회의를 통해 아들을 특수학급에서 분리 교육하기로 결정한 상태였다”면서 “그 과정에서 학대 정황을 알게 돼 정신적으로 많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아들에게 분리가 된 이유는 잘못된 행동을 했기 때문이고, 대체행동으로 바꾸거나 말로 표현할 수 있다면 다시 반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열심히 가르치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녹음 안에는 학대하는 음성이 담겨있었다. 새벽에 녹취를 풀며 오열했다”고 말했다.
한 작가와 주 작가도 교사의 발언을 몰래 녹음한 것은 잘못한 것이었다고 인정했다. 한 작가는 “녹음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뭔가 꼬투리를 잡으려 하는 건 절대 안 된다 생각한다”면서도 “도저히 원인을 알 수 없을 때 지푸라기 하나 잡는 처참한 기분으로 가방에 녹음기를 넣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걸 부모가 직접 확인하는 것은 저에게도 평생의 트라우마”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동의 없는 녹취는 원칙적으로 불법이지만, 법원은 자폐 아동이 피해 사실을 부모에게 말할 수 없는 점, 현장의 다른 학생들이 학대를 목격해도 증언할 수 없는 점을 고려해 예외적으로 녹취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주 작가 부부는 교사에게 알리지 않고 신고부터 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당사자에게 직접 항의하기엔 부담이 있었다”면서 “대신 교장 선생님에게 녹음을 들어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 그러나 해당 학교 교장은 청취를 거절했다고 한다. 주 작가는 “아무래도 인지한 사람에게 아동학대 신고 의무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면서 “교장 선생님이나 교육청처럼 책임져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중재해주지 못한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A씨는 입건된 뒤 학교에 병가를 냈다. A씨가 자리를 비운 동안 해당 초등학교의 특수교사는 7번 교체됐다. 병가 중인 교사를 다른 교사로 대체할 수 없어 단기 계약직으로 교사를 구한 것이다. 자폐 스팩트럼 장애가 있는 이들은 주로 행동 언어로 의사를 표현하기 때문에, 이를 이해하는 데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특수학급 학부모들은 한 교사가 오래 근무하는 것을 선호한다.
A씨가 출근하지 못하는 것이 주 작가 부부의 신고 때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특수학급 부모들은 반발했다. 한 작가는 “지난해 3월 특수반 부모가 모인 자리에서 한 부모가 ‘한 작가 때문에 그런 거잖아요’라면서 강하게 말했다”며 “‘혹시 지금도 녹음 중이냐’는 말에 ‘이렇게 (험악하게) 하시면 녹음기 켜야 할 거 같다’라고 말했는데, 선고 이후 기자회견에서 다르게 말씀하시더라”고 했다.
그러나 초등학교의 비장애인 학부모들이 증설에 반대했다. 반을 두 개로 늘리면 법정 수용 가능 인원이 12명으로 늘어 장애인 아동이 학교에 많아진다고 주장했다. 비장애인 학생들이 사용할 교실이 부족해진다거나 안전사고 위험이 증가한다고도 했다. 주 작가는 “반대 여론이 거세니 무를 수 있는 방법으로 전학을 고려했다”면서 “그런데 이 사실이 알려지자 다른 학교도 쑥대밭을 만들려 한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했다. 주 작가 부부는 결국 아들 전학을 포기했다. 주군은 현재까지 가정에서 교육받고 있다.
주 작가는 A씨에게 유죄가 선고된 지난 1일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로 진행한 방송에서 “기사가 터지고 3일째 됐을 때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아내에게 죽겠다고 말하고 유서를 쓰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 이선균씨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듣고 “그분이 저랑 똑같은 말을 남겼다고 하더라. 많은 감정이 올라왔다”면서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는 분이지만, 추도하는 기도도 혼자 했었다”고 말했다.
주 작가 부부는 그동안 입장을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 “언론이 자극적인 제목을 뽑아내고 본질을 왜곡하면서 여론이 불바다가 됐다”면서 “그때는 어떤 이야기를 해도 들어주시지 않을 것 같았다”고 했다. 주 작가는 “고통스러운 반년이었고, 판결이 나왔지만 상처만 남았다”면서 “저는 여기서 마무리되기를 바라지만 A씨가 항소한다고 하니, 언제까지 이어질지 몰라 막막하고 괴롭다”고 말했다.
한 작가는 “서로를 잘 모르기 때문에 생긴 일 같다”면서 “모르면 상상을 하게 되고, 상상 속에서 장애에 대한 두려움의 크기가 커지는 것 같다”고 했다.
수원지법 형사9단독(재판장 곽용헌)은 지난 1일 만화가 주호민·한수자 작가 부부의 자녀를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특수교사 A씨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A씨의 언행이 정서적 학대이며,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주 작가는 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작업실에서 만난 기자에게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본 것 같았다”고 했다. 한 작가도 “여러 비판 속 결국 남은 얘기는 장애 아동을 분리하라는 이야기였다”면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포장되어 있던 게 벗겨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한 작가는 “피해 학부모에게 당일 전화로 사과드렸고, 회의를 통해 아들을 특수학급에서 분리 교육하기로 결정한 상태였다”면서 “그 과정에서 학대 정황을 알게 돼 정신적으로 많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아들에게 분리가 된 이유는 잘못된 행동을 했기 때문이고, 대체행동으로 바꾸거나 말로 표현할 수 있다면 다시 반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열심히 가르치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녹음 안에는 학대하는 음성이 담겨있었다. 새벽에 녹취를 풀며 오열했다”고 말했다.
한 작가와 주 작가도 교사의 발언을 몰래 녹음한 것은 잘못한 것이었다고 인정했다. 한 작가는 “녹음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뭔가 꼬투리를 잡으려 하는 건 절대 안 된다 생각한다”면서도 “도저히 원인을 알 수 없을 때 지푸라기 하나 잡는 처참한 기분으로 가방에 녹음기를 넣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걸 부모가 직접 확인하는 것은 저에게도 평생의 트라우마”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동의 없는 녹취는 원칙적으로 불법이지만, 법원은 자폐 아동이 피해 사실을 부모에게 말할 수 없는 점, 현장의 다른 학생들이 학대를 목격해도 증언할 수 없는 점을 고려해 예외적으로 녹취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주 작가 부부는 교사에게 알리지 않고 신고부터 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당사자에게 직접 항의하기엔 부담이 있었다”면서 “대신 교장 선생님에게 녹음을 들어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 그러나 해당 학교 교장은 청취를 거절했다고 한다. 주 작가는 “아무래도 인지한 사람에게 아동학대 신고 의무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면서 “교장 선생님이나 교육청처럼 책임져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중재해주지 못한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A씨는 입건된 뒤 학교에 병가를 냈다. A씨가 자리를 비운 동안 해당 초등학교의 특수교사는 7번 교체됐다. 병가 중인 교사를 다른 교사로 대체할 수 없어 단기 계약직으로 교사를 구한 것이다. 자폐 스팩트럼 장애가 있는 이들은 주로 행동 언어로 의사를 표현하기 때문에, 이를 이해하는 데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특수학급 학부모들은 한 교사가 오래 근무하는 것을 선호한다.
A씨가 출근하지 못하는 것이 주 작가 부부의 신고 때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특수학급 부모들은 반발했다. 한 작가는 “지난해 3월 특수반 부모가 모인 자리에서 한 부모가 ‘한 작가 때문에 그런 거잖아요’라면서 강하게 말했다”며 “‘혹시 지금도 녹음 중이냐’는 말에 ‘이렇게 (험악하게) 하시면 녹음기 켜야 할 거 같다’라고 말했는데, 선고 이후 기자회견에서 다르게 말씀하시더라”고 했다.
그러나 초등학교의 비장애인 학부모들이 증설에 반대했다. 반을 두 개로 늘리면 법정 수용 가능 인원이 12명으로 늘어 장애인 아동이 학교에 많아진다고 주장했다. 비장애인 학생들이 사용할 교실이 부족해진다거나 안전사고 위험이 증가한다고도 했다. 주 작가는 “반대 여론이 거세니 무를 수 있는 방법으로 전학을 고려했다”면서 “그런데 이 사실이 알려지자 다른 학교도 쑥대밭을 만들려 한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했다. 주 작가 부부는 결국 아들 전학을 포기했다. 주군은 현재까지 가정에서 교육받고 있다.
주 작가는 “결국 백업 교사가 없어서 생긴 일”이라며 “만약 A씨가 학대 혐의로 일을 못 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선생님이 특수반을 봐주실 수 있는 상황이었으면 다른 학부모님들과의 갈등 자체가 안 일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작가는 A씨에게 유죄가 선고된 지난 1일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로 진행한 방송에서 “기사가 터지고 3일째 됐을 때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아내에게 죽겠다고 말하고 유서를 쓰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 이선균씨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듣고 “그분이 저랑 똑같은 말을 남겼다고 하더라. 많은 감정이 올라왔다”면서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는 분이지만, 추도하는 기도도 혼자 했었다”고 말했다.
주 작가 부부는 그동안 입장을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 “언론이 자극적인 제목을 뽑아내고 본질을 왜곡하면서 여론이 불바다가 됐다”면서 “그때는 어떤 이야기를 해도 들어주시지 않을 것 같았다”고 했다. 주 작가는 “고통스러운 반년이었고, 판결이 나왔지만 상처만 남았다”면서 “저는 여기서 마무리되기를 바라지만 A씨가 항소한다고 하니, 언제까지 이어질지 몰라 막막하고 괴롭다”고 말했다.
한 작가는 “서로를 잘 모르기 때문에 생긴 일 같다”면서 “모르면 상상을 하게 되고, 상상 속에서 장애에 대한 두려움의 크기가 커지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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