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통해 배움의 즐거움을 회복하는 방법 0
저는 수학교사입니다.
동의하지 않으실지 모르겠으나 수학은 굉장히 재미있는 학문입니다.
수학은 발견의 과정을 재경험하며 유레카를 외치며 탐구의 즐거움을 제대로 느끼기에 너무나 훌륭한 과목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수학은 어렵고, 재미없고, 따분하고, 문제풀이나 하는 과목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선 교과서에 있습니다.
수학교과서의 첫 페이지는 항상 정의가 나옵니다.
그리고 정의를 토대로 성질이 나오고 성질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게됩니다.
가장 첫페이지에 항상 이런형태로 나오죠.
기억하시죠? 이걸 왜하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수학을 학습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형태로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수학은 외워야 하는 것 처럼 여기게 만들죠.
그리고 또 한 가지 문제는
이처럼 예제와 문제가 짝을 이룬다는 점입니다.
이게 왜 문제인지 문제의식을 가지지 못하실 수도 있습니다.
예시가 있어야 문제를 푸는데 도움이 되는게 당연한거 아니야?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물론 문제를 풀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면 일정부분 동의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학은 문제를 잘풀게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더욱 더 단순히 문제푸는 일이 중요해지지 않습니다.
수학적으로 사고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위와 같은 구조는 은연중에 학생들에게 수학은 문제를 잘풀면 되는 과목이라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그리고 문제를 잘 풀면 수학을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자신의 풀이가 정답인지 여부에 따라 수학에 대한 즐거움이 결정되고, 이러한 구조는 결국 극소수만 수학을 좋아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사실 교과서는 좋은 교재가 아닙니다.
그런데 문제집은 더욱 심하기 때문에 교과서를 보라고 말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대안적인 방법들을 연구하고 있고, 완벽하진 않지만 사례를 어느 정도 정립하여 중학교 3학년 자료집을 만들어 보아
이파일을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파일첨부가 안되는거 같아 제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링크로 대체하겠습니다.
위링크에서 다운로드 버튼을 누르면 원본 pdf를 받아보실 수 있고,책자를 받아보고 싶으신분은 구입하기로 가능합니다.
다시 돌아와서, 그럼 수학은 어떻게 배워야하는 걸까요?
수학의 본질적인 즐거움은 크게 2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개념을 발견하는 순간, 그리고 발견을 토대로 정리한 개념이 나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고 유용하다 느끼는 경험입니다.
예를들어, 삼각비를 배운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먼저 교과서를 보고 시작해보겠습니다.
교과서의 삼각비는 역시 삼각비를 정의해 놓고 시작합니다. 교과서 삼각비 2번째 페이지에서 바로 만나게 되는 것이 다음과 같은 정의입니다.
익숙한 그림이시죠?
저런 모양으로 외우라고,,, 다시 말하지만 이 자료는 분명 외우라는 메세지를 학생들에게 전달합니다.
이건 외워야해! 라고 말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 않으시나요?
이런 과정에 학생들은 학창시절 전부 노출됩니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왜?' 라는 질문이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요?
오바마 방한시 한국기자가 한명도 질문하지 않았던 그 암담한 현실이 사실 이러한 학습 과정에 있는건 아닐까 하며 교사로서 책임감을 느끼게 됩니다.
아마 잘은 모르지만 수학만의 문제는 아니긴 할 겁니다. 어떻게 잘 배우는 것인가가 아닌 어떻게 잘 가르치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모든 개념이 완벽히 정립된 사람들이 교과서를 집필하다보니 연역적이고 논리적으로 완벽한 흐름으로 쓰게 되죠.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질문을 할 수 없게되고, 배움과 멀어지게 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요?
먼저 문제를 만나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수학적 도구가 도움이 되어야 하구요.
도움이 되는 도구를 발견했으니 잘 정의할 필요를 느끼고 정의해보아야 하고.
자신이 정의한 개념을 토대로 더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진짜 배움의 과정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배우는 것이 앞으로 학생들에게 더욱 필요한 일입니다.
제가 만든 자료중 삼각비를 예로 든 이유 중 하나는 처음 시작을 단순히 교과서에 실려있을 법한 삼각비의 활용문제 중 하나를 가지고와서 시작한 형태로 제작했기 때문입니다.
삼각비 수업의 첫시간에 일반적인 교과서 흐름상 가장 마지막에 배울 문제를 가지고 온 것입니다. 다음과 같은 문제죠.
이제 푸는 방법이 핵심입니다.
자와 각도기로 닮음 도형을 직접 그립니다.(이게 핵심인데, 직접 해보지 않으면 좀 와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구하고자 하는 높이를 자로 측정합니다.
그럼 밑변과 높이의 길이비를 통해 실제 높이를 계산해 볼 수 있겠죠?
이러한 문제해결은 유용한 방법입니다.
이를 잘 정리해두면 더욱유용할 겁니다.
직접 이런 표를 만들어보게 하는 것입니다.
아직 삼각비를 정의하지 않았기에 사인 탄젠트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다만 각도와 한 변을 알때, 한 변에 곱해서 높이를 구할 수 있는 수를 구해보게 만드는 일입니다.
이게 바로 삼각비의 표가 되는 것이죠.
삼각비의 표를 직접 삼각형들을 그리고 자로 재어가며 완성하는 것입니다.
근데 표를 작성하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불편함을 느낍니다.
10도일 때 밑변을 알때 높이를 구할 수 있는 수는 뭐지?
20도일 때 빗변을 알때 높이를 구할 수 있는 수는 뭐지?
이런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은 불편하고, 자주 사용하니 용어로 정의하자고 하면서
용어를 정의하며 삼각비를 도입하는 것이죠.
학생들에게 수학적 개념을 정의해야할 순간은 해당하는 개념이 의미있으며 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질 때 정의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교과서는 정의를 먼저 가지고 옴으로써 학생들이 느낄 커다란 즐거움을 빼앗고 있는 것이죠.
저는 코딩도 하고, 인공지능에도 관심이 많은편입니다. 오늘 아침 sora가 만든 영상을 보며 깜짝 놀랐습니다.
chatgpt3.5가 나온지 1년반도 안된것 같은데 이런 발전속도라니...
앞으로 학생들은 무엇을 배워야할까요?
너무나 빠르게 변하기 떄문에 그 답을 확신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수학을 문제를 풀기 위한 학문이 될 필요는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상황은 오래되었습니다만, 바뀌지 않고 있어 안타깝죠.
그리고 저는 수학이 배움의 본질을 간직한다면 앞으로도 언제나 의미있게 학생들이 배워야할 과목이라고 확신합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는 과목이 수학인 것이죠.
그리고 앞으로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배움을 즐거워 하는 역량'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더 많은 학생들이 배움을 즐거워 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쓰다보니 좀 긴글이 되어버렸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