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와 뉴스 인터뷰 해본 경험 0
저는 미국서 일하고 있는데요, 제 직장을 통해서 AP 뉴스에서 어느분야 전문가와 인터뷰 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었습니다. 저보고 인터뷰 하라기에 응??? 저는 그분야 전문가 아닌데요 했더니.. 너가 그나마 젤 가까운 분야 하는 사람이니깐 너가 얘기해보고 거절하고싶으면 직접 거절하라 하더라고요 ㅎㅎㅎ
대충 제 연구분야랑 어느정도는 연관이 있는데 딱 그 특정 기술에 대해서는 직접 해보지는 않은 그런 애매한 분야였습니다.. 인터뷰를 거절하더라도 알고 거절해야지 싶어서 온갖 자료조사를 시작하고, 또 기자랑 얘기하는건 처음이라 어버버 할거 같아서 걱정도 되고 ㅎㅎㅎ 암튼 기자랑 얘기하기로 약속한 날이 되었습니다..
일단 제 얘기를 녹음하고, 그담에 제 음성을 직접 내보내지는 않을 예정이고, 본인이 저에게 전문적인 내용들을 듣고 이해해서 편집해 사용하겠다고, 그리고 기사에서 제 이름은 한번 언급될거라고 얘기하더라고요. 뭐 거기서 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알아서 내용만 캐치해주고 편집해 주신다 하니 자신감이 뿜뿜 솟았습니다 ㅎㅎㅎ
그리고 또 현안에 직접 연관된 특정 기술에 관한 질문을 준비해왔으면 인터뷰를 거절하려고 했는데, 기자는 좀더 이론적인 면에서 기술을 평가하고 이해하고자 저를 만나고 싶어했던 것이라서 부담없이 인터뷰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특정 기술이 어떻게 가능한건지, 열역학적으로 왜 말이 되고 얼마나 효율을 낼 수 있는지, 그리고 이해당사자가 주장하는게 진짜 이론적으로 타당한건지, 그런것들을 체크해보려 질문을 준비해 왔더라고요.
대략 2-3분짜리 기사라고 하는데, 인터뷰를 얼마나 했는지 아시나요.. 무려 2시간 동안 했습니다. 처음에는 전문적인 내용을 배경지식이 없는 기자에게 설명하는거라 생각했는데, 기자는 이미 배경지식을 다 공부를 하고 왔더라고요. 그래서 설명하기가 너무 쉬웠습니다. 제가 얘기하면 쏙쏙 잘 받아들이고 본인이 이해한게 맞는지 다시 저에게 설명도 해보고.. 진짜 기자라는 직업이 정말 프로페셔널한 직업이구나 하는걸 그때 느꼈어요..
그리고 제가 또 이 기사 관련해서 누구 만날 예정인지 물었는데, 현안에 관련된 이해당사자들은 이미 다 만나서 인터뷰 했고, 그들이 주장하는거 말고 중립적인 시각에서 전문분야 지식을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려고 한거라면서 제가 마지막 인터뷰라고 하더라고요..
그러고는 AP 뉴스 방송날.. 진짜 그 기사는 방송에서 한 3분만에 지나갔습니다. 물론 지역 현안과 환경과 에너지 등등 여러 민감한 문제들이 겹쳐있는 주제라서 가벼운 기사는 아니었지만, 그 3분을 위해 사전조사하는데 며칠을 썼을테고 (저 만나기 전에 이미 여럿 만났다 했으니..) 그리고 또 제 이름만 팔아먹고 제가 얘기한 것에서 왜곡된것이 있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었는데 제가 이해시켜준 대로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는거 보면서 안도를 했습니다.
미국서 참 기자를 겪고보니 이런 기자 한국에도 수입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간절해지네요.
아래 어느 기자님의 근황 글 보다가 빡쳐서, 수입하고픈 맘이 더 간절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