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비전프로 1시간 후기 0
발매 당일 하와이에서 구입한 분이 체험을 시켜주셔서 1시간 정도 사용해볼 수 있었습니다.
오큘러스 DK2때부터 사용했던 나름 VR 고인물로서 비전프로는 제대로 된 VR 기기가 아니란 생각에 구입할 마음이 없었는데
결론적으로는 저도 하나 주문했네요 ㅎㅎ
요약하자면 VR이라기보다는 고성능 노트북 + HMD 사는 느낌입니다. 기존에 주력으로 쓰던 메타 퀘스트프로는 그대로 VR게임, 입체영상 시청으로 사용하고
비전프로는 웹브라우징, 유튜브 등 평면컨텐츠 위주로 같이 사용할것 같아요.
아래는 세부평입니다.
0. 착용감
좋지는 않았습니다, 퀘스트3 순정 광대눌림이랑 비슷한데 좀더 앞으로 튀어나가서 묵직하게 누르는 느낌? 5분 정도만으로 이미 불쾌했습니다.
근데 사제 스트랩인 스튜디오폼 쓰고 순정 안면폼 대신 퀘프로처럼 이마 지지식 모드 나오면 착용감이 상당히 개선될거 같아요. (알리나 중국에서 만들고 있을지도..)
1.시야각
좁은 건 맞는데 VR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못쓰겠네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공간내 표현되는 컨텐츠들이 그렇게 크기가 크지않아서 고개 돌리는 일이 적고 물안경 느낌이 덜하네요
2. 명암비/색감
퀘프로처럼 찐한 색감은 아니었는데 화사하고 좋은 색감이었습니다.
밝기가 퀘프로보다 좋아서 HDR 하이라이트도 느껴지고 (PSVR2과 비슷한 느낌?)
명암비는 블랙이 좀 뜨고 뿌연감이 있어서 퀘프로보다는 못하고 퀘3보다는 훨 좋은데 패널 스펙차이인지 렌즈차이인지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3.해상도/모션블러
해상도가 아주 좋아서 시야각이 좁더라도 화질 몰빵한 게 잘한거 같단 생각이 들었고 이정도면 비전프로 돈값한다 느낌이었습니다.
근데 이게 문제가 고개를 가만히 두면 최고급의 화질인데 좌우 상하로 고개를 움직이면 모션블러(잔상+뿌얘지는현상)이 너무 눈에 잘 띄네요.
대각선으로 고개를 돌릴때는 괜찮은게 아무래도 뭔가 있는거 같은데 나중에 패치로 고쳐질수 있는건지 궁금하네요
암튼 정지 상태의 화질은 좋은데 고개를 움직일때 화질이 크게 저하되는 느낌이라 상당히 거슬립니다.
VR 컨텐츠나 겜안하고 고개 고정해서 중앙부 위주로 업무보거나 그런 용도로는 괜찮을거 같아서 구매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4. 핸드트래킹/아이트래킹
핸트 꼬집은 아주 잘되는데 손이 카메라 범위 넘어갈때 종종 씹히는 일이 생깁니다. 암생각없이 핸트 잘되네~이러다보면 손이 뒤로 슬슬 가서 무릎에 놓고 쓰고 그랬네요.
다만 두손 핀치줌 같은거 할때 자연스레 손을 들게 되고 카메라 인식 범위를 의식하지않으면 종종 실수가 나오고요,
아이트래킹도 잘될때는 상당히 잘되는데 꼬집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이 다른 데를 살짝 보게 되네요. 그러면 위나 아래 버튼을 잘못 누르는식으로 몇번씩 입력 미스가 나서 미묘하네요.
진지하게 쓰려면 트랙패드 사서 갖고다녀야 되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5.가상키보드입력
꼬집은 너무 피곤해서 다이렉트 터치(허공에 떠있는 키보드 터치)를 하게 되는데 입력실수는 10번 치면 1번은 발생하는 느낌입니다. 입력속도 또한 VR 컨트롤러에 비하면 절반 이하? 그리고 아직 한글입력이 안돼서 좀 불편한데 빨리 업뎃되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걱정한것보다는 핸트로 가상키보드 쳐서 뭐 찾고 검색하는 데 무리없었습니다.
6. 유선배터리팩
무게가 장난아닙니다. 유선도 걸리적거려서 머리한쪽에 선이 느껴질때 느낌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영화같은거 볼때나 유튜브 영상 재생할때는 도파민 나와서 선이고 뭐고 신경 안썼는데 일할때는 상당히 거슬릴거 같아요.
7.공간비디오
작게 보면 화질좋고 입체감도 괜찮았습니다. 화면 키우니까 감이 확 죽는게 좀 이상한데 어쨌든 가족들 영상 많이 찍어두고 작더라도 볼만하겠다 생각이 들었네요.
8.가상맥디스플레이
화질이 아주 좋았습니다. 유사4k 느낌나는데 고개돌릴때 모션블러가 너무 안타깝더군요.
9.스피커
퀘3 스피커랑 생긴게 비슷한데 음량이 좀더 크고 저음도 좀더 느껴지고 만족스러운 사운드였습니다. 대신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오는것도 상당해서 밖에서는 이어폰을 쓸듯해요.
또 볼륨 조절하려면 아이트래킹으로 컨트롤 패널 불러오거나 크라운 돌리면서 스피커 아이콘 쳐다봐야해서 번거로웠습니다.
10.사파리 웹브라우징
탭을 두세개 열어서 여기저기 배치해도 부드럽게 브라우징이 되고 프레임이 떨어진다던가 그렇지 않아서 마치 노트북을 쓰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상당히 인상적인 퍼포먼스였고 단독으로도 이 정도 성능이라면 업무에도 유용할테니 비싸도 사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11.패스스루
패스스루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핸드폰 글자가 약간 왜곡되긴하지만 잘 읽히고 카톡이나 문자 확인 등 실사용에 문제없는 수준입니다. 저녁늦은 시간에 조명이 좀 어두운 곳이었는데도 노이즈가 잘 억제되고 색감도 물빠지거나 하지않았습니다.
12.기타앱
나비가 날아와 손에 앉고 공룡이 나타나 포효하는 짧은 데모가 있었는데 찐VR 기기들에 비하면 내용은 좀 심심했지만 해상도가 좋아서 만족스러웠습니다.
그외에 의외의 단점을 좀 적어보자면
13. 공간이 좁으면 창 배치가 난처함
패스스루 상태에서만 발생하는 현상인데 좁은 공간에서 창을 배치하면 벽근처나 물건 근처에서 창이 스르르 반투명해집니다. 아마 안전+정확한 입체감을 위해서 뎁스센서로 인식된 공간에만 제대로 찐하게 표시하는거 같은데
이러면 비행기 좌석에 앉아있는 상황 같이 좁은 곳에서는 퀘프로처럼 자유로이 창 배치를 못하고 코앞에만 아니면 천장 같은 빈공간을 찾아서 창을 배치해야될거같네요. 비행기 타면 꼭 VR 기기 가져가는데 패치를 좀 해주면 좋겠습니다. 지금으로선 기내에서는 퀘프로를 꺼내지 싶네요
14. 게스트용 핸트/아이트래킹 셋팅
혼자 쓸때는 문제가 없는건데 다른 사람 씌워줄 때 생기는 문제? 불편함입니다
컨트롤러가 있으면 모르겠지만 핸트랑 아이트래킹으로만 조작을 하다보니 다른 사람을 씌워주면 그 사람의 손과 눈에 맞춰서 다시 인식과정을 거쳐줘야 됩니다.
퀘스트는 누구의 손이든 손에 대해서는 별도 셋팅없이 바로 인식이 되는데 비전프로는 손 오클루젼 때문인지 사람이 바뀌면 손을 정중앙에 들어서 내장카메라에 인식을 시켜줘야하고
눈으로 8개의 점을 응시하는 과정도 3번인가 반복해야 아이트래킹이 활성화됩니다.
저는 기기를 여러대 사서 온가족이 쓰는데 이렇게 여러사람이 기기를 쓸때 좀 불편할거같으네요.
15. 최대창크기가 좀 작다
웹브라우저나 앱의 윈도우 최대크기가 퀘스트보다 많이 작습니다. 시야각이 좁아서 일부러 그런건지 잘 모르겠지만 막상 화질 잘 뽑아놓고 크기가 작아서 감흥이 좀 덜한 문제가 있네요.
나중에 패치로 키워줄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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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줄 요약
-VR 기기라고 생각하면 별로인데 애플 말마따나 컴퓨터라고 생각하면 살만한 기기인것 같습니다.
-게임은 퀘프로로 하고 영화감상이나 웹브라우징은 비전프로로 하면 좋은 조합인듯 합니다.
-평면앱 위주의 사용성이라 착용감을 끌어올려야지 안그러면 불편하게 이걸 왜 써야되느냐 현타가 올거 같습니다.
-가격이 좀 저렴해지고 염가판이 많이 보급되면 노트북 대용으로 좋아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