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결혼 3년차 맞벌이 부부입니다.제가 어제 땡볕에 시부모님과 캠핑을 다녀와서 남편과 싸...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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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버지
24/08/27 11:31:01
24/08/27 11: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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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결혼 3년차 맞벌이 부부입니다.
제가 어제 땡볕에 시부모님과 캠핑을 다녀와서 남편과 싸움 아닌 싸움을 했습니다.
시부모님이 최근 캠핑 장비를 사셨는지 사용해보고 싶으셨나봐요.
한여름에 캠핑가자고 하셔서 어쩔 수 없이 캠핑 사이트 예약해서 어제 다녀왔습니다...
뜨겁게 달궈진 돌밭 위에서 고기 굽는다고 불 앞에 앉아서 땀 뻘뻘흘리고,
윷놀이 가져오신 시부모님 맞춰드리며 하하호호 저 행복한 며느리입니다~ 즐거운 며느리입니다~ 맡은바 소임을 다하고 왔습니다.
와중에 00이가 술 때문에 위랑 장이랑 망가지는것 같다~ 술 못먹게 니가 자제시켜라 잔소리도 들어가며 비위도 맞춰드리고,
남편 시키는 어디갔는지 무거운 짐 혼자 나르다가 자궁 아파서 와씹...
진짜 다른 것보다도 돌밭위 + 불앞의 더위에 진짜 정신이 혼미하더라구요... 장장 낮 12시 부터 저녁 6시까지 흰색 천막 한장에 의존해서 돌바닥에 돗자리 깔구 무료 찜질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무슨 나무인지 모르겠는데 알러지가 있어서 콧물 재채기 난리도 아니고...
끌려나온 남편 동생도 진짜 얼굴에 지침 한가득...
그래도 가족이 같이 나왔는데 즐겁게 보내고가면 좋으니까 하하호호 웃으며 좋게 보이려고 갖은 노력들여서 잘 다녀왔습니다.
짐 챙기구 남편 동생 챙기구 제가 운전해서 돌아오는 길에 저희가 챙겨온 캠핑용품을 남편 사무실에 갖다놓고 와야 해서 사무실 들리는 김에 알러지 약 하나만 사다줘 하니(사무실 아랫층이 약국)
그것도 까먹었는지 사주기 싫은지 안사오는 센스 까쥐~ㅋㅋㅋㅋ
여기까지만해도 저는 별 화도 안나구(일단 개지쳤음)
문제가 없었는데
집 오고나서 남편이 갑자기 토라진 신호를 보내더라구요....
그래서 무슨 일 있었어?, 오늘 나 뭐 마음에 안드는 행동했어?
추궁하니
실토하는 말이 넘....
아래는 남편이 어제 했던 말입니다.
-시부모님 만나는것을 일로 생각 안했으면 좋겠다.
-언제쯤 여보가 시부모님과 친해질 수 있을까 고민이 많다.
-(시부모와의 관계 진전이)시간과 노력이 있으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서로 부모님 만나고나서 수고했다. 고생했다란 말 안했으면 좋겠다.
-우리 엄마아빠랑 여보 사이에서 눈치보는 내가 싫다.
캠핑때(5시 넘어서쯤) 고기 다먹고 라면 끓여 드시는데 남편놈이 갈 생각은 안하고 또 라면죽에 소주 쳐먹는 것을 보구 더위에 지친 제가 힘든 기색을 보이니 토라졌던것 같아요.....(말로 표현X, 시부모님 앞에서 표현 X, 남편만 보이는 위치에서 힘든 표정 보인게 다임)
사실 결혼 하고나서 처음 맞는 제 생일 당일에 시댁에 갔었던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저도 시부모님이 좋구 시어머니가 초대해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갔었는데 이 일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고마워 하지 않는 남편 때문에 서운함을 얘기하다가 싸웠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도 니가 시부모님과 친해질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등
저로서는 이해 안되는 망언을 해서 진짜 싸움까지 번졌었는데요.
제 생각에는 며느리가 시부모님과 친해질수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단지 서로를 위하고 노력하는 관계일 뿐이지
친부모 대하듯, 친구 대하듯 친해질 수 없거니와 허물없이 친해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다만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아이를 빌미로 서로 관계가 돈독해질 수 있지 않을까, 그 시간을 기다리자가 제 생각이구요...
저는 남편이 저희 부모님과 친해졌으면 좋겠다 생각한 적도 없구 오히려 저희 부모님이 남편에게 사위 역할 요구할까봐 만나는 자리마다 예민해져있거나 말을 컷트하거나 하는 편인데,
지는 뭐 그렇게 효자인지 참;;
암튼 저런 망언을 다시 하는걸 보니 그때 그 일이 생각보다 남편에게 대수롭지 않았구나,
생각에 변함이 없구나를 어제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좀 화낼법도 한 상황이었는데,
어제는 제가 넘 지쳐있어서 화낼 기운도 없더라구요ㅋㅋㅋㅋ
그냥 내가 뭘 더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겠어 이러구 잤어요ㅋㅋㅋ
오늘 계속 되새김질하다가 속상해서 판에 풀어봅니다...ㅋㅋㅋ
전국에 계신 결혼하신분들 존경하구... 응원합니다...핳ㅎ
비슷하신 일 있으신분들은 어떻게 대처하시는지 알고 싶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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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로 위로해주신 선생님들 넘넘 감사드립니다.
많이 속상했는데 공감해주시고 욕해주셔서 참 많이 위로되었습니다ㅎㅎㅎ
다행히 남편이 다음날 퇴근하고와서 미안하다 앵기네요ㅋㅋㅋㅋㅋㅋㅋ
밥도 남편이 양꼬치 사다가 차려주었고 둘이서 맥주마시면서 얘기나누고 풀었습니다.
댓보니까 뭐 팔려왔느니 하자있는 결혼 했냐느니 하셨는데,
저희는 양가에서 지원 크게 받지않고 결혼해서 집과 생활도 맞벌이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그냥 진짜 말씀주신 것처럼 착한 며느리병(?)에 걸렸었던것 같아요ㅋㅋㅋㅋㅋ
제가 평소 성격도 싸우는것보다 회피하는 경향이 더 크고(싸우는게 더 지쳐서;;)
이쁨받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지라 말씀주신 것처럼 제가 종년을 자처하고 있었네요ㅋㅋㅋㅋㅋㅋㅋ
앞으로 원만하게 살기 위해서라도 말씀 주신 것처럼 아닌건 그때 그때 화내려구요
다시 한번 도움주시고 공감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하시는 일마다 번창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그리고 자궁 아픔(?)은 그.... 응가는 아닌데 힘들어서 밑에 빠지는 아픔이라고 해야하나.. 생리하시는 분들을 알만한 그 고통이라 아무 생각 없이 적었는데 생각보다 거부감이 있는 표현이었네용... 거북하셨다면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