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일 사천 골재채취장 사망사고 유가족입니다. 사실은 이렇.. 0
사건 전체를 보면 21세기에 어떻게 이렇게 허술하고, 이런 터무니 없는 일이 가능했는가 싶습니다.
2024년 8월 2일 사천의 석산 개발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저는 차량 조수석 탑승 사망자의 유가족입니다.
뉴스 보도에 따르면 12시 6분에서 11분쯤 SUV가 3미터 높이의 언덕에서 추락하였고, 탑승하고 있던 2명이 사망했습니다.
※ KNN뉴스 참조 : https://youtu.be/MCOoVt1mOB0?si=zYw0yS0rRBOUxMMG
사고 연락만 받아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것인데, 부상도 아닌 사망 연락을 받은 가족의 심정이 어떠했겠습니까?
경황이 없는 배우자와 자녀들을 대신해, 고인의 누나와 매형은 바로 현장을 가봤습니다. 이해가 안된다고 했습니다.
‘수십 미터 절벽도 아니고 차가 겨우 이 높이에서 떨어진다고 탑승자가 저렇게 처참하게 사망했다고?’
유가족들은 처음부터 하얀 천에 꽁꽁 싸매진 시신을 만났습니다. 경찰은 유가족에게 여러 번 얼굴을 보지 말 것을 권했고, 장례식장 관계자도 턱 일부를 제외한 얼굴의 대부분이 날아갔다고 하며, 얼굴을 보지 말 것을 권했습니다.
처참히 훼손된 시신을 마주할 자신이 없는 유가족은 시신 검안을 못하고, 얼굴까지 모두 가려진 상태로 입관을 진행했습니다.
사고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 소방관, 고용노동부 감독관들은 회사 사람들의 증언만을 듣고 조금의 의심도 없이, 운전자의 부주의에 의한 자동차 사고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CCTV 분석과 사고 전후 사실관계 확인은 일절 하지 않았습니다.
가족들은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생각하고 장례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사건은 여기서부터입니다.
사고 발생 1주일 뒤, 처참한 사고 차량의 사진을 본 많은 사람이 단순 추락사고 일 리가 없다고 의문을 제기하여, 고인의 자녀들은 혹시나 하여 아빠의 핸드폰에 있는 CCTV 앱을 보게 됩니다.
믿기 힘든 장면이 찍혀 있었습니다.
사고 당시 CCTV 영상에는 두 사람이 탄 차가 폭약이 설치된 곳으로 접근하는 중에 발파가 일어났습니다.
발파 직후 엄청난 먼지와 함께 거대한 돌무더기가 빠른 속도로 차량이 있는 위치를 덮쳤습니다.
※ KBS 뉴스 참조 : https://youtu.be/Zk59BZb5TxY?si=f3Tx3DMUh1P2J7NC
놀란 우리 유가족들은 회사에서 얼마 전 퇴사한 직원에게 발파 과정에 관해 물어보았습니다.
발파할 때에는,
1. 먼저 폭약을 설치하고,
2. 설치 상태를 점검한 후,
3. 모든 차량은 정지하고, 직원들이 모두 안전한 곳에 있음을 확인하고,
4. 발파 버튼을 누른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고 당시 현장의 최초 목격자인 발파 팀장의 증언은,
“발파가 완전히 종료된 후에, 두 사람이 차를 타고 현장을 확인하러 가다가 차가 추락하는 것을 보았다“ 였습니다.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발파 직후의 엄청난 먼지 속에서는 차가 보였을 리 없습니다. 그리고 단순 추락으로는 얼굴의 대부분이 날아가는 비참한 사고를 당할 수가 없습니다.
저희는 그제야 모든 상황이 이해되었습니다.
그 작은 언덕에서 굴러서 전복된 차의 탑승자들이 왜 모두 사망했는지, 그 정도의 사고로 시신은 왜 그토록 훼손되었는지…
회사는 누군가에 의해 조직적으로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고, 단순 자동차 사고로 위장했습니다. 그리고 사고 발생 당일과 다음날, 그다음 날도, 주말임에도 사무실에 모여 서류들을 옮기고, 사건 은폐를 모의하는 모습도 고스란히 CCTV에 찍혔습니다.
※ KBS뉴스 경남 참조 : https://youtu.be/gAvVZHAiwP4?si=LCCH635BtHFkRvFo
회사의 실질적 소유주 양**은 유족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습니다.
명백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건을 단순한 자동차 사고로 위장하여 사건을 축소하고 진실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초동수사에 실패한 공무원들의 행동 또한 철저한 직무유기입니다. 모두가 유가족들이 알고자 하는 진실을 가리고, 오히려 방해만 했습니다. 비열하고 치밀한 회사부터, 허술하기 짝이 없는 경찰까지, 모두가 유가족들을 기만하고, 고인을 능멸했습니다.
현재 유가족은 노무사, 변호사, 시민단체(민주노총 경남비역본부, 마창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과 함께,
8월20일 고용노동부 창원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수사를 촉구하고 책임자처벌을 요구했습니다.
※ 관련기사(연합뉴스) : https://v.daum.net/v/20240820165436111
사건은 경남지방경찰청으로 이관되어 수사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 KBS뉴스경남 참조 : https://youtu.be/IAUoXnjZffc?si=SQtx5eBitAZ1GBMp
막상 이런 일을 겪어보니 너무나 답답합니다.
대한민국의 공권력은 누구를 위해 존재합니까?
대한민국에서는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이 직접 자가수사를 해야합니까?
채석장 발파는 일반인들의 생각보다 훨씬 위험한가 봅니다.
8년전 연합뉴스를 보면 200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 연합뉴스 참조 : https://youtu.be/tdgXJ00qQXU?si=A_kfNiyjId1uksWC
이번 사건의 희생자들은 훨씬 더 가까운 거리(대략70미터)에 있었고,
정말 먼 거리에서 촬영된 CCTV화면이지만, 차를 향해 날아가는 셀 수 없이 많은 돌파편이 확인됩니다.
※ 위 첨부 동영상 참조 : 돌이 차량 방향으로 날아드는 모습
차가 추락한 언덕은, 아주 먼 거리이긴 하지만, 먼지가 없는 상황에서는 CCTV로 확인됩니다.
하지만 먼지가 일었던 전후 어디에도 차량이 추락하는 모습은 확인되지가 않아서,
크게 발파 먼지가 일었던 1분20여초, 그때 언덕아래로 내려간 것입니다.
우리 유가족들은 차에 저 돌덩어리들이 도달했던 순간, 이미 차량 탑승자들은 모두 희생되었고,
움직이고 있던 차가 통제력을 상실하자, 언덕 방향으로 내려간 것이라 추정합니다.
그렇다면 차로 날아든 그 돌의 위력은 어떠했을까를 생각할 때, 영화나 드라마에서 차 안의 탑승자가 스나이퍼의 총격을 받는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머리에 총알을 맞으면, 총알이 관통하고 말지만, 커다란 돌이라.. 사람의 얼굴을 지워버렸습니다.(소방관이 찍어 둔 사진에서, 희생자는 얼굴이 없었습니다.)
경남지방경찰청의 수사는 진실을 향한 첫걸음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길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이라도 관계당국이 철저하게 수사하고, 진실을 밝혀, 고인의 억울함이 조금이라도 풀어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