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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났는데. 헤어질 것 같아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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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조아
24/08/21 12:36:01 24/08/21 12:36:01 17,524
 (14.♡.194.130)

여기 남자분들 많다고 해서 글써봅니다.

 

남자친구와 7년을 만났습니다.

나이차이가 좀 나는 커플이고, 제가 연상이예요.

 

그 동안 큰 다툼없이

서로에게 존재만으로도 

살아가는 힘이 되는 관계였습니다.

 

7년동안 서로에게 크게 몇번 힘든 일이 많았는데, 서로 힘이 되어주어 해결했습니다.

남자친구는 제게 친구고, 동료고, 가족같은 사람이예요

 

남자친구는 집에서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구요

성욕도 별로 없어요 저도 그런편이구요

 

일년에 여름, 겨울 두번 휴가를 같이 보내고

보통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서 저녁을 먹습니다.

바쁜 일이 있으면 미뤄지기도 하는데 2주넘은 적은 없구요

 

그런데 남여 사이의 7년은 너무 긴 것일까요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만날때 마다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스킨십을 하지 않거나

연락이 뜸하거나..

 

저 역시 여자인지 찌질하게도 그런 것들이 제딴에는 섭섭하고,

내가 나이가 많고 외모에 점점 자신도 없어지고,

자격지심과 열등감 그리고 애정결핍이 느껴지는 순간이 최근 들어 들더라구요

 

언젠가는 헤어질거라는 건 알지만

더이상 그 사람한테 내가.. 예전처럼 사랑하지 않는 상대가 될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고.

 

엊그제 여름 휴가를 같이 갔었는데

사소한 일로 싸우게 되었어요

제가 섭섭하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많이 울었구요

나를 사랑하면 노력을 좀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7년을 만나면서 자기도 변했다.

예전처럼 톡 자주 안하고 표현도 자주 안하고  자주 피곤해하는 것도 맞는데

적어도 거짓말한 적 없고, 좋은 일 있을 때는 나와 공유하려고 했다고.

예전처럼은 못해도 멀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하더라구요

솔직히 예전처럼은 못할 것 같다고.

 

본인도 성격이 많이 변해서

친구들 답장도 몇시간 뒤에 확인하고 모든 일이 다 귀찮아졌다고

7년을 만나면서 어떻게 한달 만난 사람하고 똑같겠냐고

일주일에 한번 만나 밥만 먹고 헤어지더라도 옆에 있다는 걸로 의지되고 

사랑받는다 느끼니까 괜찮다고 생각했던 건데..

그래서 세월때문에 설레진 않아도 더 사랑한다고 느꼈던건데

너 없이는 힘들것 같은데

너가 힘들어 하는거 보는게 더 힘들것 같다고.

 

전 왜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당시에 그 말의 진심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오히려 더 툴툴댔습니다.

결국 더 싸우게 되고

남자친구는 

너야말로 우리 관계에 대해 노력조차 하지 않는거라며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고 말하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여행 중간에 헤어졌고, 

그렇게

서로에게 상처만 주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남친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거나 그런거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고

저 말고 친구들을 더 자주 만난다든지, 그런것도 아닙니다.

(그냥 늘 피곤해하고 집에만 있어요.)

예전처럼 애정을 표현하지 않더라고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걸 느끼는데도

가끔은 너무 섭섭하고, 치사하기도 하고, 

남친 본인은 편해져서 하는 행동들이라는데. 그게 너무 함부로 하는 것 같아서 제가 상처받고 그랬습니다.

 

나는 남친에게 이기적이라고 했지만

생각해보니 정작 제가 이기적인 것 같아요

내가 내 열등감과 자격지심 때문에 그에게서 사랑받지 못할까봐

상대에게는 부담인거 알면서도

계속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했고,

 

저만 이 관계를 위해 참고 노력한다고 생각했지

상대도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을 몰랐어요

 

남친도, 

나에게 섭섭한게 있었다고.. 내가 본인을 무시한다( 보인이 하는 말을 내가 귀길울여 듣지 않는다...)고 느꼈을때도 많았지만

본인은 나한테 그런 얘기를 안하려고 노력하는데

나만 애정이 식었다 서운하다고.. 말하니

결국 뒤에서 보면 자기만 나쁜 사람이고 나만 너를 서운하게 만든 사람이 된다고..

 

이틀 지났는데 너무 힘들어요

그런데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는 말 때문에 연락도 못하고 있어요

 

그를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나는 알고 있으니까

이 관계에서 내가 사랑하는 것만 진심이고

이 관계를 위해서 내가 많이 참았다고 생각했는데

 

상대도 똑같이 생각했었나봐요

 

나만큼 그도 서운한 것들을 속으로만 참다가 지쳤나봐요.

사랑이 변한게 아니라

만나는 7년 동안 내가, 그가, 사람이 변했나봐요

 

다시 연락해 볼까요?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관계를 위해서 나도 노력해 보겠다고 해볼까요.

이마저도 안하면 너무 후회할 것 같아서요.

 

아니면 

서로 더 상처주기 전에

이 정도일때 마음 정리를 하는게 더 나을까요

 

남자친구가 정말 나를 사랑하지 않거나

정말 다른 여자가 생겨서 헤어진다고 생각하면 그 때는 정말 사람처럼 못살 것같아서요

그나마 지금처럼 사랑하는 감정이 남았을때 헤어져야

덜 상처가 될까 싶기도 하고

여러가지 생각때문에 마음이 왔다갔다 합니다.

 

그저 우리는

서로를 너무 잘 아는 남이 되겠죠?


정말 남자친구는 저와는 다른 방식으로 여전히 사랑하고 있었던걸까요

아니면

익숙함인 줄 알았는데 헤어지는 중이었을까요.

남자들의 마음은 어떤건가요

 

멀지 않은 언제가 헤어질거라는 걸 아는데..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어떨 때 힘들어하는지 오랜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을 알아주는 사람을 잃는다는게

너무 마음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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