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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 육종암 수술후 근황 전합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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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고래
24/08/20 17:22:01 24/08/20 17:22:01 10,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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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급엿멕여드림 입니다.

수술후 근황 올립니다.

현재는 8월2일 수술을 마치고 회복중에 있습니다.

수술은 7시간 진행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수술방을 나와서 정신차리고 한시간 정도 회복실에 있다가 병실로 보내주더군요.

아직 마취기운이 남아있어서 그런지 크게 괴롭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두어시간 지나고 극심한 통증이 시작되었죠..

가래가 끼는것도 정말 고통스러웠습니다.

아마 나흘째 까지는 통증이 너무 심해서 온몸이 괴로워 마약성진통제를 달고 살았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복부에는 피주머니가 달려있었는데 피가 너무 많이 나오다 보니 머리가 머엉 해지더군요..

그렇게 건강했는데 수술 한번에 빈혈수치가 바닥이라 수혈도 받았습니다.

10여cm가 넘는 종괴덩어리에 닿아있던 부분을 광범위하게 긁어내면서 출혈이 심했다고 하더라구요.

사람이 이렇게 멍하게 방치되다가 혼절하면 인지도 못한체 그대로 죽을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수술후 없었던 고혈압도 생겼고 염증수치가 높아서 항생제도 매일 맞고 있네요.

그리고 초반 일주일은 배가 터질것처럼 빵빵해져서 걷기에도 숨이 찰 정도였고 난생처음 변비도 걸려서 엄청 고생을 하기도 했습니다.

항문 바로 안쪽으로 말도 안되는 찰흙덩어리가 박혀있는 느낌이었는데 아무리 싸려고 해도 일주일 동안 절대 안나오는데, 변비약을 매끼니마다 이틀간을 먹었더니 겨우 나오더군요. 살면서 변 보느라 그렇게 힘써본거는 처음이었고 그런 덩어리도 처음 봅니다. 그리고 이틀간의 10여차례 폭풍 설사.. 지금도 항문? 직장?이 시큰거리는 통증이 있어서 상당히 불편합니다.

 

수술 초기에는 식욕이 없어서 먹지 못하는데도 부종이 있어서 몸무게가 85kg 까지 가더니 지금은 부종이 다 빠져서 75kg의 마른듯한 몸이 되버렸습니다.

현재 식욕은 넘치는데 인터넷에서는 뭔늠의 먹지말라는게 그리도 많은지 주치의 선생님은 아무상관 없다고 하시지만 왠지 겁이나서 병원밥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못하겠네요.

어릴때나 먹던 크라운 산도가 갑자기 왜 이렇게나 먹고싶은건지..

 

그리고 가장 궁금하신 부분일텐데.. 방광은 결국 살렸습니다.

일부 절제를 해서 사이즈는 줄었지만 다행히도 살려주셨습니다.

전이 위험성 때문에 원래는 다 들어내고 인공방광을 하는게 맞다고 하셨는데 나이가 젊고 나중을 생각해서 어떻게든 살려보셨다고 하네요. 혹여나 이 선택으로 인해 어떤 상황이 될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어쨌든 중요한 장기가 남아있으니 일단은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왼쪽 신장 요관도 전부 제거하지 않고 일부 절제 후 방광에 다시 연결해 주셨습니다.

수신증이 생겼던 왼쪽 신장 상태도 회복중이라 정상치는 않되겠지만 더이상 나빠지지는 않을거라고 합니다.

아직 옆구리에도 소변주머니를 차고 있지만 방광과 요관 연결부위가 완전히 아물면 아마도 소변주머니도 벗을수 있지 않을까 희망섞인 기대도 해봅니다.

처음에 완전 적출을 말씀하셨기에 너무 겁이 났었는데 다행히 최악은 아니었던건지 아니면 주치의 구선생님의 의술이었던건지 결국 방광과 신장, 신장요관도 다 살아남았습니다.

그리고.. 전립선은 적출이 되었으므로 그녀석의 빈자리가 클테지만 대신 목숨을 건졌으니 너무 낙담하면 욕심이겠지요..

그래도 남자로서 이제 여성을 품을수가 없으니 아쉬움은 많이 남습니다.

 

이 수술은 건드린곳이 많다보니 2주가 넘은 지금도 병원에 있습니다.

수술부위는 실밥도 뽑고 어느정도 아물었지만 아직 검사할 부분이 남아있어서 며칠은 더 입원해 있을거 같네요.

이제 이 망할놈의 육종암이 재발,전이되지 않도록 치료와 관리를 해야될텐데.. 아마도 고통과 인내심.. 돈 과의 싸움이 될꺼 같습니다.

실비보험은 가입이 되있으나 오래전 1세대 저렴이 버전이라 비급여 로봇수술비는 지원이 되는것 같지는 않아서 통장 잔고의 출혈도 클것으로 예상되어 이래저래 걱정이 됩니다.

 

전 아직도 지금이 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영화 패밀리맨 처럼 잠시 다른 삶을 격어보고 멀쩡한 현실로 다시 깨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절망스런 병이 걸린건지 조물주가 원망스러우면서도 또 조물주에게 완치를 비는 이중적인 모습은 아무리 곱씹어도 변하지 않더군요.

담담해지려고 노력을 해도 문득문득 격한 감정들은 어찌할 노릇이 없고 때때로는 잠들어도 심한 악몽을 꿉니다.

진단후 시간이 몇개월이나 이렇게 흘렀는데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는 정말 극복하기 힘드네요.

 

힘들고 긴싸움이 되겠지만 부모님과 형제들, 힘이 되주시는 가까운 친지분들을 생각해서라도 완치되서 오래오래 건강히 장수하고 싶습니다.

 

모쪼록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신 보배회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구요.. 그 좋은 기운 받아서 기적 처럼 완치 될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거북할수도 있는 글을 몇번에 걸쳐 쓰는 이유는.. 제가 이러한 상황에 처하고 마음둘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열정을 가지고 차를 좋아했었던 지난 20여년 동안 활동했던 유일한 커뮤니티인 보배드림 이기에 이곳에라도 글을 올려서 마음을 잠시라도 환기 시키고 외로움을 덜 느껴 보고자 멘탈을 잡으려고 하는것이니 이기적이라 하셔도 좋고 보기싫다 하셔도 할수 없습니다.

제가 먼저 살아야 할거 같아서요..

 

정신 없어서 두서 없는 글이지만 계속해서 근황 올릴테니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응원과 기적 빌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클릭하시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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