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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0 07: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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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글은 어떻게 이어쓰는지 모르겠네요
https://m.pann.nate.com/talk/373005856
저도 알아요 시아버지 밥이 아니라 그걸 남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저걸 이유로 저를 어떻게 대해온건지 그 밑바닥을 본게 가장 큰 이유라는걸
어릴때부터 엄마랑 둘이 살면서 밖에서 일하는 엄마 대신해서 밥도하고 살림도 하고 그러면서 내손으로 하는게 제일 낫다고 생각하고 살아온터라 그래 내가 아니면 누가 하냐라고 해맑게 생각했네요
남편은 교대근무하느라 항상 잠 부족해하고 자기 밥도 못챙겨먹고 요즘같은 날씨엔 벌겋게 익어서 지쳐들어오는 모습만 보다보니 힘들어보이니까 내가 하지 뭐 이랬었고 시누는 연애때부터 동생같이 애교부리고 언니언니하고 따르던애라 잠시 힘들어서 저런거겠지 자기 몸 하나 챙기기도 버거워서 저런거겠지 그냥 내가 해주지 뭐 이런 마음이었던거 같아요
시아버지는 몸 불편해지시기전부터 항상 저한테 고맙다 해주시고 인자하고 좋았던 기억만 있고 결혼식때 이제 내가 니 아빠해주겠다며 말해주신게 감사해서 할수있는만큼 해드리고 싶었어요
그부분은 후회없고 짜증도 안나는데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남편이 너무 미웠어요
챙김받으시는 아버님은 항상 미안해하시면서 항상 갈때마다 너 힘드니까 내일은 오지마라 하시고 몇번은 제가 가기전에 혼자 물말아서 밥드시고는 밥먹었으니 안와도 된다 한적도 여러번이네요 손쓰는게 불편하신데 제가 청소라도 할라치면 본인이 하신다고 나서시다가 넘어지고 물건 깨는것도 여러번이고 본인이 해줘야하는데 자꾸 받아만먹어서 미안하다 하고 자신이 아파서 니가 고생이라 미안하다 항상 고맙다고 해주시니 그건 화도 안났어요 오히려 하나라도 더 해드리고 싶었고
근데 밖에서 그렇게 우당탕거려도 내다보지도 않고 알아서 치우라는듯이 문앞에 술병만 내놓고 어느순간부턴 문까지 잠그고 술취해서 자는 시누이가 꼴보기 싫어지더라구요 술에 안취해있을때는 핸드폰 붙들고 누워만 있고 거기에 대한 불만도 계속 쌓여갔고 몇번 웃으면서 좋게 얘기해도 제말은 안듣길래 남편한테 뭐라고 얘기 좀 하라했더니 안그래도 힘든애 냅둬라 본인이 알아서 하겠지 다 큰 성인인데 내가 걔한테 뭐라그래? 라면서 강건너 불구경하듯 말하는 태도에도 화가 났고 처음에만 고맙다 니덕에 내가 걱정없이 일에만 집중할수 있다 하더니 어느순간부터 날 더우니 저런 메뉴 좀 해드려라 이번에 보니 아빠 살이 좀 빠진것 같은데 보양될만한것 좀 해드리라는둥 자연스럽게 부리듯 시키는 모습에 기가 차면서도 아버님봐서 참고 참고 그랬나봐요
남편이 말 안해도 알아서 가게차리고 나서도 자주 들르고 챙길 생각이었는데 그게 당연하다는 식으로 말하는건 참기 힘들었네요 아마 남편이 제 마음 알아주고 고맙다 해줬으면 죽을때까지 호구노릇 했을거예요
짐 싸들고 나가봐야 갈데도 없는데 다음날은 들어오겠지 싶었는지 이틀동안 연락한통 없더니 이틀뒤에서야 실종신고 하러 간다고 문자만 오대요? 그게 더 화가 났어요 우린 그냥 사실혼이라 신고도 안될텐데
어디냐 조차도 묻지않고 다짜고짜 실종신고 한다며 겁주고 경고하는듯한 고압적인 태도
미안하다고 빌었으면 들어갈까 말까 고민했을지도 모르겠어요 근데 사과는 커녕 저렇게 무시하듯 말하는거보니까 진짜 저 사람의 본모습이 저거였구나 내가 이런 취급을 사랑이라고 믿고 살았구나 싶어서 흔들릴까봐 조금이나마 걱정했던게 멍청했구나 싶어서 슬프네요
왜 연애하는 내내 결혼생활하는 기간동안 이런 남자인걸 몰랐을까 하는 후회도 하고 내가 진작에 못하겠다 안하겠다 손떼버렸어야 했는데 라고 자책도 하고 그와중에도 아버님 밥 걱정되는 제가 미워서 화도 나고 그랬어요
엄마랑 같이 살던집을 보험금 나온걸로 빚갚고 내놨는데 팔리질 않아서 팔리고 나면 돈합쳐서 집구하자 했었고 (거긴 지방이고 남편은 경기권인데 전세금이나 집값이나 비슷해요) 남편이 전세로 살고있던 집에 제가 몸만 들어간거나 다름없어서 혼수라고 제대로 산건 침대밖에 없어서 따로 정리할것도 없네요
저는 제 팔자가 기구해서 주변사람 다 죽어나가고 이렇게 힘들게 살고 인생이 꼬이는구나 생각했는데 댓글들보고 마음을 고쳐먹었어요 진짜 조상신이 보호해주셔서 집도 안팔렸고 혼인신고도 안했고 애도 없었구나 통장 안합친게 얼마나 다행인가 싶고 내 팔자가 기구한게 아니라 오히려 더 큰일있기전에 살아나올수 있었던거구나라고 생각하니 남편이 이렇게 일찍 밑바닥 드러내준게 고맙더라구요
마지막까지 사과하는척이라도 안해준것도 다행이고
남편 스케줄을 알고 있어서 집 비었을때 짐 챙기러 갔더니 그새 비밀번호도 바꿨더라구요ㅋㅋㅋㅋㅋ
내가 이런 대단한 남자랑 살았구나 싶어서 웃기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비밀번호 물어볼까 하다가 그냥 열쇠아저씨 불러서 들어갔어요 챙기러 올지 알았는지 어쨌는지 옷장문도 활짝 열어놓고 제 물건들이 죄다 화장대밖으로 나와있더라구요 딱히 돈될만한건 없어서 옷가지랑 중요한 짐 몇개만 박스로 싸고 용달불러서 옮겼어요
남편이 연애때 사준 명품가방이 있는데 친구들이 가방이 그거밖에 없냐고 할정도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들고다녔는데 선물이고 명품이어서가 아니라 추억도 많고 편하고 잘 어울린대서 갖고다니던거라 이걸 챙길까 말까 십분정도 고민했어요
큰 고민앞에 두고 쓸데없는 고민을 더 길게하는 제가 스스로 웃기지만 진짜 진지하게 고민했어요 그냥 매장가서 사도 되는 가방인데말이예요 결국은 안가져왔어요
더 좋은가방 더 잘 어울리는 가방으로 새로 사야지 새사람이 되고 새인생을 살게되는거라고 생각하면서요
그 가방에 남편과의 추억도 미련도 후회도 다 담아두고 왔어요
연애때 국내여행을 자주 다녔는데 그때 되게 좋았던 기억이 있는 도시가 있는데 방 뒤지다보니 거기가 생각나서 찾아봤더니 싸고 좋은 집이 있어서 방도 계약했어요
그냥 여기서 하늘도 보고 구름도 보고 멘탈 재정비나 하면서 몇달 쉬어보려구요
짐 옮겨놓고 헤어지자 이제 그만하자고 서류 정리할것도 없으니 내짐만 갖고 사라져주겠다 하니 뭔 ㄴ 무슨ㄴ소리를 그냥 내뱉네요 연애할땐 앞에 차가 끼어들어도 욕 한번 안하고 화도 안내던 사람이었는데 말이죠
몇년간 내가 알던 이 남자는 누구였을까 싶어서 잠깐 현타왔는데 그러고 조금있다가 아버님이 전화오더라구요 받을까 말까 하다 받았더니 미안하다고 우시네요 고생시켜서 미안하다고 얘기들었다고 한참 우시다가 고마웠다면서 행복하라고 너는 행복할 자격이 있다고 해주시는데 같이 한참을 울었어요 옆에서 시누가 뭐라뭐라 하면서 전화기를 뺏으려고 했는지 우당탕하더니 전화가 끊기고 다시 전화오길래 안 받았어요
제가 듣고싶었고 들어야했고 들을말은 그게 전부인것 같아서요
너무 허무하게 제 6년의 시간이 끝났어요
어떻게 끝맺음을 해야할지 혼자 긴장하고 겁먹었던거랑 다르게 시시하고도 허무하게 잘지내란 가식적인 인사도 서로 안한채로 끝나버렸네요 욕만 들었죠 뭐
아주아주 나중에는 이런 끝이 후회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후련하네요 남편이 그날 저한테 했던 정떨어지는 멘트보다 그뒤에 보여준 행동들이 더 정떨어져서 미련으로 청승떨며 울것 같진 않아서 그건 다행인것 같아요 400개가 넘는 댓글들 잔뜩 캡처해뒀어요 혹시라도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면 다시 보려구요
전화번호도 바꾸려다가 부동산에도 번호를 바꿔야하는데 그건 남편이 알아내려면 알아낼수 있을것 같아서 집 팔리고 나면 바꾸려구요 절 찾아다닐것 같진 않은데 그래도 번호바꿨는데 연락오면 또 마음이 휘청할것 같아서요
첨엔 그냥 속풀이하고 싶어서 홧김에 글쓴거고 남편이 싹싹빌어서 다시 들어가게되면 모른척 글 지워야지 했는데.....
댓글들 다 보고도 저는 호구짓했을것 같아요
근데 남편이 알아서 철벽쳐주고 막아줬네요
이건 남편.. 이었던 남자한테 고마워야 하는게 맞겠죠?
이젠 남편이 이 글 봤으면 좋겠어요 제가 지한테 얼마나 정 떨어졌는지 알았으면 좋겠고 댓글들 보면서 본인이 얼마나 나쁜놈인지 깨닫고 뼈아픈 댓글들에 조금이라도 상처 받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행복할거고 행복할거예요 행복하려고 노력할거고 혼자서 잘살거예요
첨엔 내 스스로가 도망치는거라고 생각했고 비겁한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그냥 내몸에 묶인 족쇄를 자르고 내 발로 걸어나온거더라구요 한번 탈출한 토끼는 다신 케이지로 안 돌아가겠죠 그래서 저는 앞으로 잘 살수 있을것 같아요 멀리멀리 새로운 곳에가서 잘 살아보려구요
고기에 미련 가져서 죄송해요 아버님이 요새 더워서 입맛이 없는데 갑자기 삼겹살이 너무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파채랑 맛있게 구워먹어야지 하고 샀던거라 그 와중에도 그게 생각나고 아까웠나봐요
아버님은 이제 친자식들이 알아서 챙기겠죠 아버님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진 않은데 제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구요 아버님 자식들이 못나서 고생하시는거니 그건 제 탓은 아니다 라고 생각해요
댓글들보면서 진짜 요양병원이라도 보내면 어쩌나 했는데 그거 역시도 친자식들이 알아서 할 몫이고 아버님이 감당하실 몫이죠 뭐
저는 이제 제 인생만 챙기고 살겁니다
뼈아픈 댓글들 마음에 깊이 새기고 가요
저는 꼭 행복해질거니 제 행복 빌어주신분들 저보다 더 행복해지세요
https://m.pann.nate.com/talk/373005856
저도 알아요 시아버지 밥이 아니라 그걸 남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저걸 이유로 저를 어떻게 대해온건지 그 밑바닥을 본게 가장 큰 이유라는걸
어릴때부터 엄마랑 둘이 살면서 밖에서 일하는 엄마 대신해서 밥도하고 살림도 하고 그러면서 내손으로 하는게 제일 낫다고 생각하고 살아온터라 그래 내가 아니면 누가 하냐라고 해맑게 생각했네요
남편은 교대근무하느라 항상 잠 부족해하고 자기 밥도 못챙겨먹고 요즘같은 날씨엔 벌겋게 익어서 지쳐들어오는 모습만 보다보니 힘들어보이니까 내가 하지 뭐 이랬었고 시누는 연애때부터 동생같이 애교부리고 언니언니하고 따르던애라 잠시 힘들어서 저런거겠지 자기 몸 하나 챙기기도 버거워서 저런거겠지 그냥 내가 해주지 뭐 이런 마음이었던거 같아요
시아버지는 몸 불편해지시기전부터 항상 저한테 고맙다 해주시고 인자하고 좋았던 기억만 있고 결혼식때 이제 내가 니 아빠해주겠다며 말해주신게 감사해서 할수있는만큼 해드리고 싶었어요
그부분은 후회없고 짜증도 안나는데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남편이 너무 미웠어요
챙김받으시는 아버님은 항상 미안해하시면서 항상 갈때마다 너 힘드니까 내일은 오지마라 하시고 몇번은 제가 가기전에 혼자 물말아서 밥드시고는 밥먹었으니 안와도 된다 한적도 여러번이네요 손쓰는게 불편하신데 제가 청소라도 할라치면 본인이 하신다고 나서시다가 넘어지고 물건 깨는것도 여러번이고 본인이 해줘야하는데 자꾸 받아만먹어서 미안하다 하고 자신이 아파서 니가 고생이라 미안하다 항상 고맙다고 해주시니 그건 화도 안났어요 오히려 하나라도 더 해드리고 싶었고
근데 밖에서 그렇게 우당탕거려도 내다보지도 않고 알아서 치우라는듯이 문앞에 술병만 내놓고 어느순간부턴 문까지 잠그고 술취해서 자는 시누이가 꼴보기 싫어지더라구요 술에 안취해있을때는 핸드폰 붙들고 누워만 있고 거기에 대한 불만도 계속 쌓여갔고 몇번 웃으면서 좋게 얘기해도 제말은 안듣길래 남편한테 뭐라고 얘기 좀 하라했더니 안그래도 힘든애 냅둬라 본인이 알아서 하겠지 다 큰 성인인데 내가 걔한테 뭐라그래? 라면서 강건너 불구경하듯 말하는 태도에도 화가 났고 처음에만 고맙다 니덕에 내가 걱정없이 일에만 집중할수 있다 하더니 어느순간부터 날 더우니 저런 메뉴 좀 해드려라 이번에 보니 아빠 살이 좀 빠진것 같은데 보양될만한것 좀 해드리라는둥 자연스럽게 부리듯 시키는 모습에 기가 차면서도 아버님봐서 참고 참고 그랬나봐요
남편이 말 안해도 알아서 가게차리고 나서도 자주 들르고 챙길 생각이었는데 그게 당연하다는 식으로 말하는건 참기 힘들었네요 아마 남편이 제 마음 알아주고 고맙다 해줬으면 죽을때까지 호구노릇 했을거예요
짐 싸들고 나가봐야 갈데도 없는데 다음날은 들어오겠지 싶었는지 이틀동안 연락한통 없더니 이틀뒤에서야 실종신고 하러 간다고 문자만 오대요? 그게 더 화가 났어요 우린 그냥 사실혼이라 신고도 안될텐데
어디냐 조차도 묻지않고 다짜고짜 실종신고 한다며 겁주고 경고하는듯한 고압적인 태도
미안하다고 빌었으면 들어갈까 말까 고민했을지도 모르겠어요 근데 사과는 커녕 저렇게 무시하듯 말하는거보니까 진짜 저 사람의 본모습이 저거였구나 내가 이런 취급을 사랑이라고 믿고 살았구나 싶어서 흔들릴까봐 조금이나마 걱정했던게 멍청했구나 싶어서 슬프네요
왜 연애하는 내내 결혼생활하는 기간동안 이런 남자인걸 몰랐을까 하는 후회도 하고 내가 진작에 못하겠다 안하겠다 손떼버렸어야 했는데 라고 자책도 하고 그와중에도 아버님 밥 걱정되는 제가 미워서 화도 나고 그랬어요
엄마랑 같이 살던집을 보험금 나온걸로 빚갚고 내놨는데 팔리질 않아서 팔리고 나면 돈합쳐서 집구하자 했었고 (거긴 지방이고 남편은 경기권인데 전세금이나 집값이나 비슷해요) 남편이 전세로 살고있던 집에 제가 몸만 들어간거나 다름없어서 혼수라고 제대로 산건 침대밖에 없어서 따로 정리할것도 없네요
저는 제 팔자가 기구해서 주변사람 다 죽어나가고 이렇게 힘들게 살고 인생이 꼬이는구나 생각했는데 댓글들보고 마음을 고쳐먹었어요 진짜 조상신이 보호해주셔서 집도 안팔렸고 혼인신고도 안했고 애도 없었구나 통장 안합친게 얼마나 다행인가 싶고 내 팔자가 기구한게 아니라 오히려 더 큰일있기전에 살아나올수 있었던거구나라고 생각하니 남편이 이렇게 일찍 밑바닥 드러내준게 고맙더라구요
마지막까지 사과하는척이라도 안해준것도 다행이고
남편 스케줄을 알고 있어서 집 비었을때 짐 챙기러 갔더니 그새 비밀번호도 바꿨더라구요ㅋㅋㅋㅋㅋ
내가 이런 대단한 남자랑 살았구나 싶어서 웃기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비밀번호 물어볼까 하다가 그냥 열쇠아저씨 불러서 들어갔어요 챙기러 올지 알았는지 어쨌는지 옷장문도 활짝 열어놓고 제 물건들이 죄다 화장대밖으로 나와있더라구요 딱히 돈될만한건 없어서 옷가지랑 중요한 짐 몇개만 박스로 싸고 용달불러서 옮겼어요
남편이 연애때 사준 명품가방이 있는데 친구들이 가방이 그거밖에 없냐고 할정도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들고다녔는데 선물이고 명품이어서가 아니라 추억도 많고 편하고 잘 어울린대서 갖고다니던거라 이걸 챙길까 말까 십분정도 고민했어요
큰 고민앞에 두고 쓸데없는 고민을 더 길게하는 제가 스스로 웃기지만 진짜 진지하게 고민했어요 그냥 매장가서 사도 되는 가방인데말이예요 결국은 안가져왔어요
더 좋은가방 더 잘 어울리는 가방으로 새로 사야지 새사람이 되고 새인생을 살게되는거라고 생각하면서요
그 가방에 남편과의 추억도 미련도 후회도 다 담아두고 왔어요
연애때 국내여행을 자주 다녔는데 그때 되게 좋았던 기억이 있는 도시가 있는데 방 뒤지다보니 거기가 생각나서 찾아봤더니 싸고 좋은 집이 있어서 방도 계약했어요
그냥 여기서 하늘도 보고 구름도 보고 멘탈 재정비나 하면서 몇달 쉬어보려구요
짐 옮겨놓고 헤어지자 이제 그만하자고 서류 정리할것도 없으니 내짐만 갖고 사라져주겠다 하니 뭔 ㄴ 무슨ㄴ소리를 그냥 내뱉네요 연애할땐 앞에 차가 끼어들어도 욕 한번 안하고 화도 안내던 사람이었는데 말이죠
몇년간 내가 알던 이 남자는 누구였을까 싶어서 잠깐 현타왔는데 그러고 조금있다가 아버님이 전화오더라구요 받을까 말까 하다 받았더니 미안하다고 우시네요 고생시켜서 미안하다고 얘기들었다고 한참 우시다가 고마웠다면서 행복하라고 너는 행복할 자격이 있다고 해주시는데 같이 한참을 울었어요 옆에서 시누가 뭐라뭐라 하면서 전화기를 뺏으려고 했는지 우당탕하더니 전화가 끊기고 다시 전화오길래 안 받았어요
제가 듣고싶었고 들어야했고 들을말은 그게 전부인것 같아서요
너무 허무하게 제 6년의 시간이 끝났어요
어떻게 끝맺음을 해야할지 혼자 긴장하고 겁먹었던거랑 다르게 시시하고도 허무하게 잘지내란 가식적인 인사도 서로 안한채로 끝나버렸네요 욕만 들었죠 뭐
아주아주 나중에는 이런 끝이 후회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후련하네요 남편이 그날 저한테 했던 정떨어지는 멘트보다 그뒤에 보여준 행동들이 더 정떨어져서 미련으로 청승떨며 울것 같진 않아서 그건 다행인것 같아요 400개가 넘는 댓글들 잔뜩 캡처해뒀어요 혹시라도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면 다시 보려구요
전화번호도 바꾸려다가 부동산에도 번호를 바꿔야하는데 그건 남편이 알아내려면 알아낼수 있을것 같아서 집 팔리고 나면 바꾸려구요 절 찾아다닐것 같진 않은데 그래도 번호바꿨는데 연락오면 또 마음이 휘청할것 같아서요
첨엔 그냥 속풀이하고 싶어서 홧김에 글쓴거고 남편이 싹싹빌어서 다시 들어가게되면 모른척 글 지워야지 했는데.....
댓글들 다 보고도 저는 호구짓했을것 같아요
근데 남편이 알아서 철벽쳐주고 막아줬네요
이건 남편.. 이었던 남자한테 고마워야 하는게 맞겠죠?
이젠 남편이 이 글 봤으면 좋겠어요 제가 지한테 얼마나 정 떨어졌는지 알았으면 좋겠고 댓글들 보면서 본인이 얼마나 나쁜놈인지 깨닫고 뼈아픈 댓글들에 조금이라도 상처 받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행복할거고 행복할거예요 행복하려고 노력할거고 혼자서 잘살거예요
첨엔 내 스스로가 도망치는거라고 생각했고 비겁한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그냥 내몸에 묶인 족쇄를 자르고 내 발로 걸어나온거더라구요 한번 탈출한 토끼는 다신 케이지로 안 돌아가겠죠 그래서 저는 앞으로 잘 살수 있을것 같아요 멀리멀리 새로운 곳에가서 잘 살아보려구요
고기에 미련 가져서 죄송해요 아버님이 요새 더워서 입맛이 없는데 갑자기 삼겹살이 너무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파채랑 맛있게 구워먹어야지 하고 샀던거라 그 와중에도 그게 생각나고 아까웠나봐요
아버님은 이제 친자식들이 알아서 챙기겠죠 아버님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진 않은데 제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구요 아버님 자식들이 못나서 고생하시는거니 그건 제 탓은 아니다 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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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제 제 인생만 챙기고 살겁니다
뼈아픈 댓글들 마음에 깊이 새기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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