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원한 락커 고교시절 우상을 작은 무대에서 본 썰 0
안녕하세요.
저는 경북 안동 옆 예천군 호명읍에 있는 경북도청신도시에 살고있는 40대 남자입니다. 타지에서 올라와 대구살이하다 직장을 따라 이곳 작디 작은 신도시로 오게 되었죠. 처음엔 개발도 덜 된 신도시에서 재미도 없고 그랬지만 5년쯤 살다보니 발전도 조금씩 되고 축제들도 생겨서 살만해졌습니다.
그리고 오늘 열린 작은 공연에 김경호밴드가 온다는 소식에 저는 김경호는 없는 밴드 연주나 하겠지하며 설마 내가 아는 김경호가 이 작은 무대에 설까? 하는 생각에 기대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운동삼아 동갑내기 와이프하고 같이 걸어서 갔죠
조금 늦게 도착한 작은 공원에서는 공연이 진행되고 있더라고요
색소폰 연주가의 신나는 공연이 즐거웠습니다.
두번째 공연이 끝나고 김경호 밴드의 소개와 함께 밴드 멤버들이 악기 세팅을 하고 준비에 들어 갔죠.
저는 그때까지 안 믿었습니다.
나의 고등학생 시절 노래방에서 친구들과 1번부터 20번까지 김경호 노래만 예약하고 주구장창 목소리가 안나오도록 외치던 기억이 나면서 나의 영웅, 나의 우상이었던 가수가 이토록 작디작은 공연장에 설거라고 상상도 못했죠.
그런데
진짜 내눈앞에 나오셨습니다.
저는 순간 놀라 30초간 멍해진 상태로 이거 진짜 맞나 싶었죠
Blood를 부르는데 고음도 안올라가고 목소리도 갈라지고 예전의 하늘과 같았던 영웅은 세월앞에서 조금은 작아진 모습에 실망보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앞서 나의 기운이 닿기를 바라며 같이 목청껏 같이 불렀습니다.
그리고 다음곡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키는 낮췄지만 김경호만의 음색으로 예전의 그 감성이 나를 감싸며 고등학교 시절로 돌려주었습니다.
퀸의 노래들, 사랑했지만, 금지된사랑, Rock'n Roll 등을 열창하며 500명 남짓의 관객들의 엄청난 환호를 이끌어 내는 모습에 감동 또 감동을 했습니다.
이렇게 작은 무대에서도 긴머리가 다 젖도록 목소리가 나오는데 까지 소리를 지르고 춤추고 헤드뱅잉을 하는 열정에 존경심까지 들고 이런 공연을 공짜로 집앞에 공원에서 즐기는게 미안할정도 였죠
저를 포함한 주변사람들도 목이 쉬어라 소리를 지르고 뛰면서 작은 공연장이 예전 올림픽 경기장 무대가 된것처럼 환상의 공간으로 변하는 마법이 펼쳐졌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도 김경호가 내 바로 앞에서 공연을 했다는 사실에 여운이 가시질 않아서 맥주한잔하며 두서없이 써봤습니다.
제가 오버일 수도 있겠지만 싸이 흠뻑쇼보다 즐거웠습니다. ㅎㅎ
나의 영원한 최고의 락커 김경호 for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