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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37살 남자입니다. 오늘 2년 가까이 만났던 여자친구에게 파혼 통보했고, 늘 판에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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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길동베컴
24/08/29 18:16:01 24/08/29 18:16:01 33,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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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37살 남자입니다.
오늘 2년 가까이 만났던 여자친구에게 파혼 통보했고,
늘 판에서 글을 보여주던 여자친구가 이 글을 보고 객관적으로 느꼈으면해서 글 남겨요.

저는 37살 금융권 종사자(메이저 은행)이고 올해 11년차입니다. 사회생활 시작하면서부터 투자에 관심많았고, 운이 좋게 코인/주식으로 큰 돈을 벌었습니다.
이 돈으로 22년도에 서울에 20평대 아파트 매수했고, 6살 연하 여자친구를 만났어요.

그 당시 여자친구는 보험관련 회사를 다녔었고, 올해 초 양가 결혼 얘기가 시작되면서 앞으로 아이를 갖고 키우다보면 본인이 프리랜서나 작은 가게를 하는게 좋겠다고 하며 3달전부터는 회사를 그만둔 상태입니다.

♤ 파혼 결심 이유
무수히 많은 남탓, 상황탓이 있었지만 최근 납득이 안간 사건 설명드립니다.

6월에 여자친구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고 제가 저희 부모님을 모시고 문상 다녀왔습니다. 여자친구는 다음날 온다하여 장례식장에서는 못봤어요.
다녀오고나서 한달정도 지나고 가족모임때 형수님이 "동서될 분 인사성이 좀 없어요 도련님. 서울에서 여수까지 시부모될 분들이 문상갔다왔는데도 인사도 없고" 라고 해서 제가 "아..저에게 인사전달 했는데 제가 깜빡했어요"라고 둘러댔습니다.
그 이후에 여자친구에게 우리 부모님께 인사라도 해주었음 좋았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전화번호 있음)
그런데 여자친구가 하는 말이 "내가 외할머니 돌아가셔서 얼마나 힘든지는 안보여? 나 아직도 힘들어" 라고 하면서 저를 본인 배려없는 시짜 남의 편 취급하더라고요. 근데 제가 어이가 없는건 장례식 지나고 2주있다가 친구들이랑 일본 여행갔다왔거든요. 일본 여행도 다녀오고해서 괜찮은줄 알았다했더니
마음 힘들어서 다녀온 여행가지고 트집잡지 말라며 어찌나 뭐라하는지 그 표정, 태도에 환멸이 났어요.
정말 가슴이 답답해서 내가 또 잘못 생각했다고 말하고
덮으려했는데, 그 동안 일이 막 떠오르면서 오늘 양가 부모님, 여자친구에게 파혼 통보 후 전화, 카톡 다 안 받고 있습니다.

댓글로 제가 경솔한건지 말씀 부탁드려요
비난, 비판도 감사히 받겠습니다
이거말고도 남탓, 사회탓 일들 궁금하신분들 많으면 후기드릴게요.


---------------후기---------------------
어제 혼자 술마시고 오늘 연차라 늦게 일어났는데 핸드폰 난리가 나있네요. 근데 술이 깨도 파혼 되돌리고 싶은 생각없네요.
그래도 전반적으로 제 선택이 맞다고 해주셔서 힘이됩니다. 감사합니다.
남탓, 사회탓이 습관인 전 여자친구 이야기 몇개 더 쓰고 마무리하겠습니다.

1. 제가 노력해서 얻은 대학, 회사에 대해서 본인도 저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똑같이 아니 더 잘됬을거다고 종종 얘기함

저는 목동에서 쭉 자랐고, 전 여자친구는 구리시에서 자랐는데
저처럼 좋은 학원가에 학업에 관심많은 부모님 계셨다면
제가 나온 ky 대학정도는 충분하고 s대도 나왔을거라며 탓탓 심했어요.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이곳을 오기 위해 어학 (영어, 일어, 중국어) 및 각종 자격증, 대외활동 등 20대 초중반 정말 수험 생활보다 힘들고 바쁘게 살았는데 "사회"가
출신 대학, 부모배경 등으로 본인을 차별해서 저와 본인이 사회생활 시작점이 달랐던 것이라 얘기함.

2. 본문에 적었던 회사 그만두기까지의 일
대한민국에서 여자가 아이 낳는순간 사회생활 단절이고 손해라고 계속 얘기해옴. 두가지를 독박으로 전담하는 경우가 있고, 그런 가정에 한해 같은 생각이라고 했음.
그래서 우리가 아이를 키우게 된다면 나는 너의 사회생활을 위해서 육아도우미 바로 쓸 생각이고, 집안일은 내가 더하면 더하지 너가 전담할 걱정은 안해도 될 것이라 얘기함.( 2년간 연애하면서 제가 전 여자친구 자취방 청소며 빨래며 수십번은 해줘 왔음) 또한, 아이낳고 키우는 것 보다 너의 커리어가 중요하다면 딩크도 좋다고 얘기했으나 제가 나중에 후회할거라며 절 위한 결정이라고 강요 비슷하게 주장하기 시작했고
이 나라에서는 도저히 마음 편하게 아이 낳고 회사 병행할 자신없다며 회사 그만둠. 얘기를 들을수록 이 주제 대화에서도
"우리"의 생각, 고민은 없고 사회, 나라가 이러해서 내가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다는 태도만을 느꼈고 더 이상 대답하지 않았음.
그만둔 것에 대해 사실상 통보였고, 계획이 있는건지 그냥 전업을 희망하는건지 물으니 프리랜서(뭐하겠다는지 묻지않음)나 작은 가게 운영하겠다함. (작은 가게는 무슨 업종이고, 임대 보증금 등 계획 들은바없음)

이제 2년을 돌아보니 정말...이 사람을 이해해보려고, 아니 측은하게 여겨온 감정을 사랑이라 착각했던것 같습니다.
마음이 너무 공허해요. 지난 2년을 돌아보면 양질의 기억, 추억보다 화를 참고, 대화해보고 이해, 공감해보려고 발버둥 친 기억뿐이네요..ㅎ

날씨가 맑고 좋네요. 저도 이 글 읽어주신 모든 분들도 좋은 나날이 기다리고 있을겁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
마음이 힘들어서 적어주신 댓글이 힘이 되고 위로가 될 것 같아 들어와보니.... 너무 많은 관심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동안 전 여자친구 아버님을 뵙고 파혼의 사유에 대해 설명드렸어요. 30분 가량 대화가 지속되었고, 마음이 변치않음을 정중하게 말씀드리고 돌아왔습니다.
어쩌면 저의 또다른 아버지, 어머니가 되주셨을 수도 있는데 참 죄송하고 감사했습니다.

끝으로 댓글 중에 글 속의 저의 우월함이 드러나서 불편하시거나 이 글을 보라고 쓴 행동이 잘못되었다 꾸짖어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저도 지금 저의 행실을 돌아보니 제가 운이좋게 가지게 된 것들을 저도 모르는 사이에 그것이 저의 진짜 모습인마냥 행동하고 생각하지는 않았나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전 여자친구가 봤으면 하는 불순한 마음에 쓴 것도 잘못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감히 이 친구가 정말 대다수의 보통의 사람들이 해주시는
쓴소리를 듣고 더 나은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커서 적었습니다. 2년간 저 혼자 얘기하는 것으로는 불가하다 생각했기 때문에요.

이 글은 잠시 지우지 않고 남기려합니다.
못난 생각인 것은 알지만 막상 정리하고나니 큰 슬픔과 공허함으로 마음먹은 일을 잘못된 줄 알면서도 거스를것이 걱정되어 써주신 댓글과 관심으로 버텨보려합니다.

모두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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