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결혼기념일인데, 아내가 대전퀴어문화축제에 가자고 하네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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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고래
24/07/06 09:37:02
24/07/06 09:3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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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아내와 '카운터스'라는 다큐를 봤습니다. 그게 계기가 돼서 아내가 좀더 적극적으로 사회운동을 하고싶었나봐요.
참고로 '카운터스'는 폭력적인 혐한 시위를 반대하는 일본의 사회운동가 모임인데요
재밌는게 전직 야쿠자 출신의 '다카하시'라는 일본인이 '인종차별은 사나이가 할 일이 아니다'라며 카운터스의 주축으로 활동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카운터스'의 활동 덕분에 일본에서 최초로 '혐오표현금지법'이 제정되게 됩니다.
정말 멋지고 재밌는 다큐였는데, 이걸 아내와 함께 본 후로 아내가 좀더 적극적으로 사회운동에 참여해야겠다고 마음먹었나봐요.
그래서 카운터스 이야기를 꺼내며, 결혼기념일날 '대전퀴어문화축제'에 가고 싶다고 해서, 가보려고 합니다.
사실 저는 어렸을 때, 퀴어나 게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었습니다.
왜 똥꼬에 그짓을.. 더럽게.. 이런 생각이었죠.
그런데 제 절친이 저에게 커밍아웃을 했습니다.
그리고 꽤나 괴로워하면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나는 남자인데 왜 남자를 좋아할까..."
그렇게 힘들어하는 친구를 보면서, 아 게이가 되는게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의 문제구나,
이렇게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무조건 혐오하는게 과연 맞을까?
라는 생각까지 하게되었습니다.
그래서, 결혼기념일날 대전퀴어문화축제에 아내와 함께 갈 생각입니다.
맞불집회가 있다고 하고, 대전시장도 퀴어축제에 관해 '무조건 반대'라고 말해서 좀 무섭기는 합니다.
그래도 간신히 자신의 존재를 사랑할수 있게 된 사람들을 응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