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후반, 인생을 헛산 것 같아 힘이 드네요. 0
서울에 있는 적당한 대학 나와
적당한 공기업에 취직해서 잘 살고 있었습니다. 큰 불만 없이 적당히 만족하며 다녔구요.
그런데 어느날부터 창작쪽 일이 하고 싶어지는 겁니다. 처음에는 이러다가 말겠지 싶었는데 아니더군요. 점점 더 하고 싶어지더라구요.
어려서부터 그쪽 관련 재능이 있다는 평가를 계속 들어왔고, 퇴사 직전에는 계약(?) 제의도 몇번 받았던 터라 자만심도 있었나봅니다.
겸직이 안 되는 상황이라는 핑계로 퇴사를 하고 프리랜서의 길로 들어섰죠.
그렇게 이 생활을 한지 5년,
작년부터 힘이 들더라구요.
먹고 살만큼은 들어오던 수입도 작년부터 생계유지가 힘들만큼 줄었구요.
집안에서 혼자 하는 작업이다보니 사회성도 떨어지고...
수입과 인생에 대한 불안으로 살도 많이 쪘네요.
항상 밝고 긍정적이고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살아왔었는데, 지금의 저는...
그러다 불평만 하고 있기엔 제 인생이 너무 아까워서
최근에 운동과 식이 그리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생계유지와 사회성 부족은 사람을 만나는 아르바이트로 해결하고, 살이 많이 찐 문제와 체력은 운동과 식이로 해결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간단한 계산이었네요.
실제로 다이어트도 많이 됐고 사람들을 만나니 밝았던 제 모습을 되찾은 듯 해서 잘 한 결정이구나 싶었구요.
그런데 오늘 알바를 하다가
제 잘못이 아닌 이유로 비난을 좀 받고나니
마음이 다시 힘들어집니다.
30대 후반에 최저임금과 별 차이 없는 돈을 욕 먹어가며 벌고, 그것에 생계를 위탁하고 살아가는 제 처지가 다시 인식되서요.
이왕 시작한 창작 일,
현실을 이유로 쉽게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병행 가능한 저녁 알바로 구했었던 건데,
이렇게 하루살이처럼 살아가느니
다 때려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회사 취업을 준비하던 뭔가 제대로 해야되지 않나 싶어서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열심히 살고있습니다만 인생이 참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