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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익명의 힘을 빌려 용기를 내보고자합니다. 제게는 3살차이의 남동생이 있어요 어...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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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24/02/15 15:22:02 24/02/15 15:22:02 3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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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익명의 힘을 빌려 용기를 내보고자합니다.

제게는 3살차이의 남동생이 있어요
어려서부터 성격도 안맞고, 제 기준에서는 대들기만 하는 동생이라서 매일같이 싸웠죠

제가 17살이 되던 해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어요
너무나 급작스러운 죽음의 첫 목격자는 동생이었습니다. 저희 가족 모두가 충격을 받았으며 당시 저는 학교폭력의 피해자로서 건강하지 못한 심신상태였습니다.
아버지 발인 이후 우울증으로 인한 기면증까지 앓아 정신과 진료를 받아야만 했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시니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어머니께서는 일을 하기 시작하셨고
그동안에도 저희는 많이 싸웠습니다.
어느 날, 동생은 결국 제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어요
킥복싱을 배운 동생에게 주먹으로 얼굴을 맞은건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웠습니다.

제 상태가 그정도가 되자
동생과의 관계로 스트레스 받던 저에게
어머니는 그냥 아예 남남으로 살아라, 너도 남동생 없는 셈치고, 너도 누나 없는셈치고 살아라 라는 해답을 주셨습니다. 저는 지고싶지도 않았고,
제가 그리하면 동생이 져줄 줄 알고 그렇게 살게 된 것이 어느덧 10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에도 동생은 본가에 방문하고, 엄마와 만나는 동안 단 한번도 먼저 사과한 적이 없었어요.
어쩌다 집에서 만나도 둘다 투명인간처럼 살았죠
어느순간에는 이제 얼굴을 봐도 아무런 감정이 들지않더군요 이제는 저도 이게 뭐하는 짓인지조차 모르겠고
그냥 동생과 술 한잔하면서 아버지 얘기를 하고싶어요 어머니에게 아버지는 좋은남편이 아니었던터라 이제 아버지를 추억할 수 있는건 이 지구상에 제 동생뿐이거든요.
나에게 그런 상처를 준 동생이 너무도 밉고 괘씸한데도 이제는 그냥 이런 미움도 내려놓고
명절에 어머니 마음편하게 만들어드리고 싶기도 해요. 제가 동생과 잘 풀어갈 수 있을까요?
먼저 말을 걸 자신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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