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발톱(내향성발톱) 환우들을 위한 시술 후기를 남깁니다. 0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실제 시술받은 사진은 첨부하지 않겠습니다.
먼저 시술에 관한 설명부터.
첨부된 사진들은 대부분 이 제품을 개발한 회사의 블로그에서 퍼온 겁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내향성발톱으로 인하여 발톱이 파고 들어 환자에게 더 이상의 고통을 주지 않도록 저 스테이플러 심 같이 생긴 쇠 작대기를 발톱의 양끝에 박아, 들어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교정술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꽂힌 실물을 검색해 보시게 되면 '발톱교정기'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겁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기로 했으니, 시술 비용에 대하여 먼저 말씀드리자면 총 28만 3천원(…)이 들었습니다.
이제부터 중구난방, 중언부언, 잡썰입니다.
군 시절 딱딱한 군화 신고 이곳저곳 뛰어다면서부터 내성발톱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고참들이 군홧발로 제 군홧발등을 짓밟는 가혹행위(…)에 종종 노출되다 보니, 그냥 아주 자연스럽게 내성발톱이 생기더라고요.
구글링 해서 그림 하나 더 퍼왔습니다. 대충 저 정도 상태였습니다. 엄지발가락 바깥쪽 저 꼬다리(?) 부분의 발톱이 일정량 이상 자라게 되면 저 꼬다리가 발가락살을 쑤셔 뭔가 욱신한 통증이 찾아오곤 했었습니다. 그러나! '남자에게 이 정도 고통쯤이야? 훗!' 하는 용맹함(?)으로 통증이 찾아올 때즈음이면 매번 자가시술(?)로써 문제를 잘 해결해 왔습니다.
자가시술 시 사용한 도구들입니다. 대충 이런 구성으로 오픈마켓에서 많이 팝니다. 그러나 국내에서 구매할 필요 없습니다. 비싸거든요. 알리익스프레스 1천원 마트에도 같은 물건을 팝니다. 네일니퍼와 세트로 구성된 귀이개 모양(사진상 중앙)의 발톱 걸쇠(?)가 있습니다. '발톱보조기'란 명칭의 물건이라더군요. 저걸로 통증 부위의 발톱을 들어올려 제끼고, 통증의 원인인 발톱의 뾰족한 부위를 니퍼로 잘라내는 방식으로 여지껏 잘 살아왔는데요.
그러던 중, 몇 해 전 오른쪽발에만 발톱무좀이 감염되었습니다. 발톱이 두꺼워지니, 오히려 관리가 편리한 이점(利點)이 있더군요. 처음엔 보기 흉해서 치료를 위해 동네 의원급 피부과에서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기도 했는데요. 그 약이 뭔지 몰라도 간에 무진장 안 좋습디다. 아무 생각 없이 발톱무좀약 복용 중에 술 마셨다가 간이 개박살(…)나는 느낌이 들어 치료는 중도 포기, 딱히 불편함도 없었던 터라 발톱무좀에 대한 치료는 중단하였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것이 문제의 발단!
발톱무좀으로 인하여 두꺼워진 발톱의 모양에 점점 변형이 오기 시작하는데…
구글링 해서 그림 하나 더 퍼왔습니다. 무좀 감염 상태에서 자란 발톱이 기어이 이렇게 ㄱ자가 되어 버리는 불상사가! 그럼에도 저에겐 알리익스프레스발 자가시술 장비가 있으니, 스스로 해결하기를 노력합니다. 3~4주에 한번씩 엄지발가락에 욱신거리는 통증이 찾아왔지만 버티고 버텨 봅니다.
그러고는 엊그제, 주말 동안 더 이상 발을 디딜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병원을 서칭합니다. 그런데 희한하지요? 포털에 '내성발톱' 검색하면 병원보다 네일숍이 더 많이 뜹니다. 그러던 중, 웬 동네 의원이 하나 뜨더라고요. 자기네들이 이 시술(K-D Clamp)의 전문가라는 듯한 블로그 홍보성 게시물도 많았습니다. 병원은 대체로 피부·미용 등을 전문으로 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피부과 전문의일 줄 알았는데, 심평원 검색 결과 소아과(…)전문의였네요. 뭐 그게 중요합니까? 제 발가락만 소생시켜주면 될 일이지요.
주말 동안 지인들 중 내성발톱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환우들께 열심히 연락을 돌렸습니다. 도움을 구하고자 하였는데, 환우 여러분들의 여러 조언에도 사실 뾰족한 방법이 눈에 띄진 않더군요. 고통을 더 이상 견딜 수도 없었기에 금일 아침 샷다 올릴 시간에 맞춰 병원으로 향합니다.
의사 선생께선 발톱무좀 치료(약물복용)와 함께 클램프 시술을 병행하자고 합니다.
시술 가격은 28만원, 의료기기 나까마 하는 친구가 있어서 물어본 바에 의하면 저 클램프 1개당 원가가 2만원도 안 할 것이라 듣고 갔는데, 28만원이나 받을 줄은 몰랐습니다. 물론, 시술하는 데에 의사·간호조무사 선생님들의 노고가 들어가니까 그 값은 일견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만, 대뜸 "실손보험 있으시죠? 그걸로 처리 돼요." 하는 태도가 좀 놀랍기도 했습니다.
시술의 과정.
제품 개발사에선 이러한 과정을 따르라 하던데, 이렇게까지 FM으로 진행하진 않더군요.
소독약 묻힌 거즈를 환부에 올려 약 5분간 살을 불려 줍니다. 발가락에 마취주사를 놓습니다. 총 3방, 아마도 주사제는 리도카인이겠죠?
그러고는 간호사조무사 선생 두 분이 더 들어오시더니, 갑자기 제 양팔과 양다리를 힘껏 붙잡습니다. 의사 선생께서 말씀하십니다. "따끔합니다. 많이 아파요.", "으아아악!" 나이 41살 먹고 소녀처럼 울부짖었습니다. 마취주사는 3방 정도 들어간 것 같습니다. 시술은 약 20분가량, 마취제 덕분에 통증은 없었는데, 발톱에 저 스테이플러 심 같은 걸 억지로 박아 넣어야 하는 과정을 겪다 보니, 발톱이 강제로 들리는 듯한 그 이물감에 심히 불쾌합니다.
그러고는 발톱 주변부 살을 좀 제거해야겠다고 설명합니다. 간호조무사 선생들께선 주섬주섬 창문을 엽니다. 레이저 시술에 들어갑니다. 살(오징어) 타는 냄새가 병원에 진동합니다.
엄지발가락에 반창고 및 붕대 등을 감고, 끝.
이 시술을 끝으로 씻은 듯이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비용 부담 등은 차치하고라도, 마취의 과정과 마취가 풀린 지금의 상황이 너무도 고통스러워 두 번 할 짓은 못 되는 것 같습니다.
시술안내문에 재발률은 3%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 3% 안에 제가 포함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다음에 또 재발한다면 그땐 술 먹고 그냥 발톱을 뽑아볼까도 생각 중입니다.
클량에도 내성발톱 환우분이 계시다면, 더 좋은 솔루션이 있다면, 이 게시물 댓글에라도 많이들 좀 공유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 오후 2시 55분경, 일부 오타를 수정하였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