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여자동기 자취방에 초대받은 이야기 0
풋풋했던 대학생 시절 (군입대전)
학기 중인 금요일 저녁
학교 모임에서 회식으로 술자리를 하게 되었고
1차를 하고 2차가 끝나갈 때, 말이 잘 통했던 옆자리 동기 여자애가
"야~ 우리 집에서 술 한잔 더 하고 갈래? "라고 제안했고
"응~ 그래 좋아!" 라고 대답하고
편의점에서 소주,맥주,안주를 사서 그 애 집으로 갔습니다
단과대에서 좀 이뻐서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아이였는데
그 때는 "왜 나 같은 평범한 애랑 같이 먹자고 하지?" 라고 의구심이 들었지만
뭐 금요일 밤 말 잘 통하는 친구랑 재밌게 놀고 싶나보지 라고
"순수하고 명랑한" 마음으로 그 애 자취방으로 들어 갔습니다
윔톤의 안락한 조명이 있었던 그 집에서
밤 12시, 1시, 2시까지 웃고 떠들고 재밌게 이야기하고
소주,맥주 술도 많이 먹었습니다
그러다가... 사건(사태)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카이불아~ 나 왜 이렇게 덥지?" 라며
그 아이가 윗 옷을 휙휙 벗어 던지는 겁니다 ㄷㄷㄷㄷㄷ
그러다 어느 새 제 옆에 와서 기대어, 잠든 건지 눈을 감고 있는데..
"아.. 이럴 땐 어떻게 하지?
어깨를 감싸야 되나?
뽀뽀 해도 되나?"
오만 가지 경우의 수를 머리 속으로 시뮬레이션 했습니다
하지만..
그 때 저의 영혼은, 영화 건축학개론 이제훈의 고택장면 수준으로
맑고 투명했을 때여서 ㅠㅠ
술을 먹은 여자애에게,
아직 사귀지도 않는데,
손 대거나 뽀뽀하면 안된다고
제 안의 천사가 외치고 있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 이 천사XX)
그래서
그 아이를 바닥에 조심스레 눕혀 놓고
이불을 덮어 주고
술상을 치우고
설거지를 하고
쪽지를 꺼내, 즐겁게 보냈다고 초대 고마웠다고 주말 잘 보내라고 젠틀하게 편지를 쓰고
방범을 위해 안에서 문을 잠그고 나와서 문을 닫고
상쾌한 새벽 공기를 마시며 집으로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