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던 ‘그 윤석열’은 어디에 있나 [조썬] 0
원문▷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813340?sid=110
박정훈 논설실장
윤석열 대통령은 용장(勇將)형 리더다. 잔 계산이나 좌고우면 하지 않고 정면 승부하는 용맹함이 돋보이는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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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싸우되 큰 싸움을 하는 사람이었다. 그가 맞서 싸운 상대는 당대의 대통령, 권력 실세처럼 하나같이 ‘센 놈’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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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승부의 스케일이 작아졌다. 가치보다 정파적 이익, 대의보다 정치 공학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많은 국민이 이것을 실감한 계기가 지난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였을 것이다. 자기 사람을 당 대표에 앉히려 나경원을 끌어내리고 안철수에게 “방해꾼이자 적”이란 이례적 메시지를 날렸다. 대통령이 여당 인사에 관여할 순 있지만 그 방식이 너무도 거칠었다. 공정하지도 상식적이지도 않았다.
대통령이 내부의 적과 싸우는 모습은 거악(巨惡)에 맞서 큰 싸움을 벌이던 승부사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았다. 검사 일색의 편중 인사, 국민과의 소통 부재 등이 쌓여기면서 윤 대통령에겐 기득권의 색채가 더해져 갔다.
김건희 여사 논란에서 그는 더욱 작아 보인다. 그토록 서릿발 같던 윤 대통령이 이 문제 앞에선 원칙을 잃고 표류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김 여사가 함정 공작의 피해자인 것은 틀림없지만 많은 국민이 김 여사의 부적절한 처신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왜 뇌물에 가까운 고가 명품을 받았는지에 대해 대통령실은 설명하지 못한다.
명품 백을 국고에 귀속시켰고, “돌려주면 오히려 국고 횡령”이라는 해명 같지 않은 해명만 늘어놓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런 요령부득 논리 뒤에 숨어 김 여사 지키기에 몰두하는 듯 보인다.
윤 대통령은 올해 신년 회견도 생략했다. 대신 공영방송 대담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한다.
만약 김 여사 관련 질문이 부담스러워 각본 없는 회견장에 서지 못하는 것이라면 아무리 궁지에 몰려도 피하는 법 없던 ‘윤석열다움’과 거리가 멀다. 김 여사 문제 때문에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사퇴시키려 한 것이 사실이라면 더욱 더 그렇다.
과거의 윤석열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지금 상황은 아연하기만 하다. 보편적 가치의 편에 서서 위기를 직진 돌파하던 큰 승부사 윤석열은 어디 갔나. 우리가 알던 ‘그 윤석열’은 어디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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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니 품안에 있디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