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한지 13년만에 아이를 낳았습니다. 0
안녕하세요
만 네살 된 딸아이 기르고 있는, 결혼 17년차인 마흔 중반 가장입니다
와이프는 저보다 두살 어리구요, 20대 초반에 만나 5년간 연애하다 제가 공무원 합격 후 바로 결혼 했습니다
와이프는 회계사로 10년 넘게 일하다가 아이 낳을려고 준비할때부터 지금까지 전업주부 하고 있어요
서로 건강에 문제는 없었지만 제 가정환경이 평탄하지 않아 아이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는데
와이프하고 연애시절부터 이부분에 대해선 서로 공감을 하였고, 딩크를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결혼생활 10년차까지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서로 신뢰하고 사랑하기에 극복하고 잘 지내다가
10년차 넘어가면서 뭔가 삐그덕 했습니다.
사소한 말다툼도 많아지고 와이프의 우울증 증세도 보이고해서 뭔가 이상함을 감지해서 안되겠다 싶어
주변 조언을 받고 부부상담클리닉 다니며 대화를 하면서 내린 결론은 아이를 갖자 였어요
서른후반의 노산이라 여러가지 노력 끝에 아이를 갖는데 성공하였고,
가는 곳마다 주변 많은 분들께 축하를 받아서 그런지 와이프가 전보다 많이 밝아졌습니다.
30대 들어서 서로 일에 치이며 살았고, 특히 와이프는 직장에서 스트레스 엄청 받아
정신과 상담까지 받으며 다녔던 터라 서른살 이후의 와이프는 회색빛의 차도녀였어요.
그러했는데 아이 낳고 20대때 보았던 와이프의 생글거리던 미소를 10여년만에 보니 제 감정이 울컥하더군요
아마도 저에게 말은 못했지만 진작부터 아이가 갖고 싶었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와이프한테 너무 미안하더라구요.
저는 지금도 아이가 무서워요
제 어렸을때 평탄치 않았던 가정환경 탓에 트라우마가 있어 아직도 아이가 부담스럽습니다.
트라우마는 차치하고서라도 우리 딸아이를 위해서 법적인 문제도 해결할게 있어요
그렇지만 와이프가 저렇게 좋아하고 행복해하니 저는 무엇이든 할 생각입니다.
제 친구들만 놓고보면 아직도 결혼 안한 친구들이 열에 서너명 정도의 비율이며
결혼은 했지만 딩크 싱크 부부가 있습니다. 이유는 각양각색이며 사람 사는게 다 같을순 없으니까요
저는 주변에 아이를 낳으라 장려하진 못하지만
내 자식이 커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행복해 하는 와이프의 모습을 보니
저 같은 사람도 자식에 대한 사랑이 어림짐작 되는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