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게시판

HOT 게시글

유머 게시판입니다.

방탈죄송해요 친구 집들이에 갔다가 기분이 상했는데 친구가 저한테 더 서운하다고 말하는 상황... 0

추천240 비추천0
벤츠
24/02/22 02:30:02 24/02/22 02:30:02 30,463
 (14.♡.194.130)
방탈죄송해요

친구 집들이에 갔다가 기분이 상했는데
친구가 저한테 더 서운하다고 말하는 상황이에요

저는 결혼해서 남편 직장따라 서울에서 지방으로 이사 갔고
서울에 사는 친구들이 저를 볼겸 놀러와
한동안 집들이를 했었어요
정말 멀리 이사했기 때문에 오는 길이 쉽지 않아
직장인 친구들이 주말 통채로 시간내서 오고
연차까지 쓰고 오는 애들도 있었어요

이제부터는 지금 말하려는 친구 얘기 입니다
그 친구는
그 당시 집들이 선물이라고 들고 온게 장난감 같은
캐릭터 모양의 컵 두개 였어요
그래도 친구가 준 선물이니 고맙게 받아야죠
점심 식사 대접 다 하고 카페 사주고 저녁도 사주고
멀리서 와서 고맙다고 차까지 끊어서 친구 보냈고

1년뒤에 저는 아기를 출산했고
친구는 결혼한건 아니고 본인 독립해서
자취방 생겼다고 집들이를 한다고 부르더라고요

아기는 5개월이고
주말에도 남편은 퐁당퐁당 당직을 서야되고 정말 바쁘거든요
봐줄 사람도 없고 당장 상황이 어려우니
날씨 따뜻해질때 꼭 갈테니 연락주겠다고 두번 미뤘어요

근데 언제 올건지 계속 보고싶다 보고싶다 하길래
그래 서로 알고 지낸 기간은 오래된 친구이기도 하고
결혼식도 와주고 집들이도 와준 친군데
많이 서운하려나 싶어 후딱 갔다와야겠다 해서
남편한테 맡길 수 있는 하루가 있어서 맡기고
당일치기로 올라갔어요

당장 결혼 청첩장 받는 것도 아니고
결혼식도 아니고
결혼한 친구집 집들이도 아니고
혼자 독립한 원룸 집들이니까 급한거 아니면
나중에 가겠다고 말한건데
계속 재촉을 하니
저도 맘이 썩 좋은 상태는 아니었어요

다른 친구들은 말만이라도 무리해서 오지마라
우리가 나중에 가겠다 편할때 연락해라
편의 봐줘서 고맙다 생각했으니까요

가는데 빈손으로는 못가니 터미널 백화점 들려서
브랜드 그릇세트 사서 갔어요
친구가 저에게 캐릭터컵 준게 일부러 돈을 아끼진 않았겠지
나는 상황이 되니까 좋은거 가져가자 해서 사갔죠

가는 길에 거의 다 도착했는데
친구가 머리 감느라 준비를 못했다고
집에 준비해놓은게 없어서 자기가 나간다고
저랑 같이 장을 보자고 하더라고요
아니면 제가 먹고 싶은걸 사와도 된다고 말하는데

이때부터 아 괜히왔단 느낌이 들면서
저도 기분이 안좋아지더라고요
멀리서 올 동안 준비도 안하고 불러놓고
장을 같이 왜 봐야되는지
제 돈으로 먹고 싶은건 왜 사는지

제가 너 선물도 들고 왔는데 아침 일찍 일어나서
힘들어서 안될거같다 너가 보고와라
나는 너네집에서 쉬고 있겠다 했어요

그랬더니 떨떠름하게 알겠다하더라고요
혼자 30분 넘게 장보고 와서 음식 만들어주는데
1시간반을 넘게 유투브 보면서 룰루랄라 만들더라고요...
저는 좀 미리미리 준비하는 성격이라 답답하기도 하고
여기까지 왔는데 기분 좋게 가자 마인드컨트롤 하고
기다려서 밥먹었고 커피 한잔 하고 갈 생각이었어요

근데 그때부터 본인 설거지 빨래를 하느라
저는 안중에도 없더라고요
심지어 분리수거 한다고 티비 보고 있으라고 하더니
나가서 들어오지도 않아요
음식물 쓰레기 까지 치우러 나가고
평일에 일하느라 집청소를 못했다나
그렇게 1시간 넘게 지났을거에요

여기까지 왔는데 난 왜 티비를 보고 있고
청소 다 하더니
제가 준 선물은 인스타 올리려고 주구장창 찍고
인스타로 집들이 선물 받은 사진 올리려고 불렀나 싶더라고요
이거 때문에 나를 이렇게 재촉해서 부른건지
자기 집들이에 이만큼 왔다 사람 인맥 자랑하려는건지
내가 왜 지금까지 얘랑 친구를 했나

집에 있는 아기랑
일하고 와서 쉬지도 못하고 보고 있을 남편 생각만 나고
얼른 집에 가야겠다 싶어서 기존에 끊은 버스보다
더 빠르게 갈 버스 알아보고 친구한테 가겠다고 했어요

왜이렇게 일찍가냐고 나가서 카페도 가고 그러자고
화장 금방 할거라고 또 기다리라는데
제가 화장까지 기다려야 하나요..?

지금까지 너 설거지 분리수거 빨래 하느라 바빠보여서
나도 가야될거 같다 했더니 기분 언짢아하는데
그럼 그러라고 해서 나왔어요

끝나고 연락이 왔는데
자기는 너네집 갔을때 저녁까지 다 놀다 갔는데
기분 나쁜거 있냐 길래
어릴적부터 이기적으로 행동했던 친구의 모습들도 떠오르면서
더이상 얘기하고싶지 않았어요
그냥 잘지내라고 하고 연락 끊었는데

그 친구가 장문으로 자기가 편하게 대해줬고
자기가 잘못한게 뭔지 모르겠다 하여

손님한테 같이 장보자, 먹을거 사와라
집 청소도 1시간 넘게 하면서 사람 기다리게 하고
화장도 기다려라 음식도 두시간 기다리고
나는 이건 예의 아닌거 같다 했더니
널 시킨것도 아니고 다른 친구들도 다 이렇게 대했는데
걔네들은 재밌게 잘 놀다 갔는데 제가 예민하다네요

제가 예민한 부분인가요?
저는 사람을 불러도 미리 싹 준비하고 부르고
손님한테 집중하는 편이라 이해가 안되서 글 써봅니다

+ )
댓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계산적이라고 하는 분들 계시는데
계산적인 성격 맞아요

저한테 베풀어준 친구에겐 두배로 갚아주고
저한테 궁색하고 이기적으로 구는 친구에겐
받은 만큼만 딱 돌려줍니다

그 친구가 결혼하게 되면 축의금 안낼거냐는데
결혼소식 알게되면 당연히 받은 만큼은 낼거에요
뭐하러 또 내냐고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 성격 상 받은건 꼭 돌려줘야하거든요
먹튀소리 듣는게 제일 싫습니다

그 친구가 제 집들이 왔을때 차로 픽업해가고
차도 끊어주고 밥도 다 사준건
결혼식 와준 고마움을 베푼거고

그 친구 집들이 갔을땐
제가 서울 올라가는게 당연한듯 생각하는 것 같아
기분 안좋은건 맞습니다

지방으로 부르는건 제가 굽신거리고 부르고
서울로 부르는건 제가 원래 서울 사람이니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저도 거리 멀고 차비드는건 똑같거든요

어릴적부터 종종 이기적으로 굴었던 친구를
그래도 동네친구니까 설마
나한테 그런 마음은 아니었겠지 이해하려고 생각했던
제가 더 충격 먹고 왔습니다

이젠 나이 먹었으니 달라질줄 알았던 제가 바보였죠
한번도 남한테 싫은소리 해본적 없는데
애생기고 나니까 용기가 생겨서 저도 내뱉어봤습니다
댓글주셔서 감사해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