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같은 사위 0
지난 주말에 친정 가서 노는데,
남편이랑 남편 장모님이랑 압력밥솥 가지고 열심히 대화 하더라고요
저는 압력밭솥을 쓸줄 모르는데, 이 두분은 잘 쓰고 있습니다.
(주로 밥 아니면 고구마용...
남편이 솥밥을 증~~~말 잘합니다. 애들이 아빠밥 너무 좋아해요.. 저는 10년이 다되어 가는데 전기밥솥 밥도 잘 못함.)
엄마 : 이 밥솥살때만 해도 20몇만원이었는데, 이제 보니 몇배로 뛰어서 사기 너무 그렇고.. 태운거 빼곤 정말 멀쩡하지 않느냐.
남편 : 아니다. 여기 보시라. 패킹도 오래되서 삭았다. 이건 태운걸 떠나 여기랑 여기도 문제다.
엄마 : 바닥 태운건 문대보면 어찌 될거 같은데.. 아까버서 어쩌누.. 에휴
남편 : 패킹만 따로 살수 있을거다. 찾아보니 이거 사시면 된다. 주문해드리겠다. 이거 써보셔라.
엄마 : 그래야겠다. 여기 씻으면 씻겨지긴 하는데 꼬질해지긴 했다. 세월의 흔적이지 뭐. 오래도 썼다. 그래도 한 10년 더 쓰고 싶은데.. 아쉽다. 주방도구들 낡아가는거 보면 맘이 좀 그렇다
남편 : 자세히 보니 손잡이도 살짝 금이 갔다. 그리고 그렇게 씻어봐야 그 사이사이 열면 더 껴있다. 제가 담에 연장 가져와서 열고 다 닦아드리겠다.
뭐 이런 대화들... ?
전 옆에서 걍 듣고만 있고...
아무튼 장모님이 애지중지 10년간 잘 쓰시던 압력솥을 태우고, 버리지도 못하고 ... 또 삭은 패킹 만지고 있던 모습에 사위 맘이 안좋았나봅니다.
갑자기 오늘 결제 내역을 띡 하고 보내주면서
"샀다. 드려라." 하는데,
금액 보자마자 저도 모르게
아니!!!
개부러워!!!!!!
입 밖으로 소리 나오고.
와...
울엄마 진짜....
사위 잘뒀다..
하...
나도 나중에 이런 사위 갖고 싶다(?) 소리가 절로 나오네요.
근데 냄비 주제에 뭐 이리 비싼거죠.
몬생긴 고철 양동이처럼 생긴 저 흔해보이는 밥솥이 저래 비싼거였을 줄이야..
우리 애들이 나중에 결혼할지 안할지 모르겠지만요.
결혼한다면 남편 같은 사위였으면 하는...소박한 욕심이 생겼습니다.
부릅네요 우리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