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60...생에 첫 취업했습니다. 0
올해 나이 60인 여자입니다.
남편 만나 일찍 결혼하고 바로 아이들 낳고 육아만 하느라 일을 해 보지 못했습니다. (대학때 속도위반했었죠..중퇴)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살았고 애들 결혼하고도 주부로, 할머니로 살면서 한번의 아르바이트도 해 본적이 없었지요.
기업에 다니는 남편과는 주말부부로 살면서 시댁 맏며느리..장녀로 친정 케어하고 살다보니 시어른 친정어른 다 돌아가시고..손자손녀 보는 재미로 살다가 둘째까지 출가 시키고 나니 남편이 퇴직을 했네요.
남편이 퇴직하고 조금 놀아보니 안되겠는지 다시 취업을 했는데 제 시간이 너무 남아돌더라고요.
나도 뭘 좀 해 볼까....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이리저리 알아보는데 경력 하나 없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단 없었어요.
아니 경력이나 경험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너무 편하게 살아 온 것이죠.
60이란 나이가 슬슬 몸이 아파지기 시작할때라 뭘 좀 해보겠다고 나섰다가 병원비가 더 들겠다는 생각에 시작이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보다 더 늦으면 하고 싶어도 못하니 도전해 보자 싶어 많이 알아봤습니다.
일자리는 많았지만 제가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은 흔치 않았어요.
그러다 홀서빙 하나를 보게 되었는데 지원자수가 98명 ㅠ
가게 이름이 나와있었지만 전화지원은 거절한다며 지원서로만 지원하라고 나와있었어요.
지원하기를 누르고 지원서를 써야 하는데 내가 뭘로 나를 어필해야 저 사람들을 뚫을까...아무리 생각해도 경험없지..나이 많치..답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지원서에 "안녕하세요. 아직 마음의 결정을 하지 않으셨다면 오후에 직접 가게로 가보고 싶습니다."라고 보냈고 두어시간 후 몇시쯤 오라는 답변을 받고 갔어요.
사장님이 전부 지원서만 써냈지 와보겠다는 사람은 저 하나였고 저 짧은 글에서 열정이 보여 보자고 했었다구요.
나이도 젊어보이고 인상이 깨끗하니 좋으시다고 그자리서 Ok하셨습니다.
널찍한 공간에 테이블 6개인 가게이고 포장이 많은 가게라 할만할거라며 용기를 주시더라구요.
합격? 후 남편에게 말했더니 왜?라며 의아해 하면서도 첫발을 디뎠으니 잘해보라고, 아이들은 이야~~~대박이라며 돈을 떠나 엄마의 첫직장이라며 응원해주네요.
내일부터 출근이에요.
출근해서 근로계약서 쓰자고 하시는데 설레어 글자가 흔들리지 않을까 행복한 고민도 해 봅니다.
2024년이 제겐 제2의 인생 출발 해가 될 것입니다.
비록 홀 서빙이지만 제겐 첫도전이자 첫취업이라 셀프 칭찬이라도 해야 될 것 같아 다짐을 함께 담아 글 올렸습니다.
보건증 하러 가야 해서 이만 글 줄일게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