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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ㅠㅠ 판은 가끔씩 구경만 하다가 처음으로 글써봅니다 결시친이 그래도 사람도 많고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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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24/02/23 19:15:02 24/02/23 19:15:02 32,605
 (14.♡.194.130)
안녕하세요ㅠㅠ
판은 가끔씩 구경만 하다가 처음으로 글써봅니다
결시친이 그래도 사람도 많고 뭔가 이용하시는 분들 나이대가 유사할거같아서 조언을 얻을수 있을까하고 써봐요ㅠㅠ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맨 밑에 요약해두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희 엄마께서 지금 n년째 원인불명의 소화불량과 두통 등으로 고생중이십니다.
제가 어렸을땐 통통한 체형이셔서 다이어트를 열심히 하시던 분이신데 지금은 제대로 드시질 못해서 몸무게가 40키로대까지 내려가셨어요.
키가 160에 40키로니까 모르는 사람들은 어쩜 그렇게 살도 안찌고 관리를 잘하셨냐고 그러는데 아파서 못드시니까 살이 빠졌단걸 아는 저희 식구들만 답답하고요....ㅠㅠ

밀가루를 먹으면 탈이 잘 나는 것 같으니까 밀가루를 먹지 말아보기도 하고....
고기류나 기름진걸 먹으면 탈이 잘 나는 것 같으니까 그런걸 피하기도 하고..
다른 식구들은 현미밥 먹을때 엄마 밥만 소화 잘되게 쌀밥으로 따로 짓고....
이런식으로 탈날때마다 일단 이런 종류는 먹지 말아보자하고 제외한 음식 리스트만 백만스물한가지는 될거에요 아마.
근데 그걸 먹는다고 무조건 탈이 나는것도 아니고 안먹는다고 무조건 탈이 안나는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답답하죠.
너무 탈이 많이 나던 때는 당시에 아직 환갑도 안되셨던 분이 식사를 뉴케어로 때우신 적도 있어요.

병원은 당연히 온갖곳을 다 가봤습니다.
서울대,연세대 이런 대학병원을 몇군데씩 찾아가고...
대체 무슨 병인지 찾겠다고 mri도 찍어보고...혈액검사도 해보고...내시경은 당연히 해보고....
내과에서 원인과 병명을 못찾으니 신경성 어쩌고인가 해서 신경외과로도 가봤다가...또 못찾으니 다른데로 갔다가....
주로 아버지랑 다니시기 때문에 제가 다 알지 못하는 수많은 병원들을 순례하듯이 돌아다녔는데도 명확한 병명과 원인을 못찾았어요.

그래도 그으으으으으으으으으나마 효과가 있는곳이 한의원이었는데 여기도 완치를 약속할순 없고 계속 소화 안되면 소화제를 먹으면서 사셔야 할거다 뭐 그런식으로 말한걸로 알아요.
그래도 거기가 나름 입소문이 나고 오픈런까지 하는 한의원이라 그런지 거기 약을 안 드실 때보단 드실때 탈나는 빈도가 훨씬 줄긴함....
하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뭘 먹어서 탈이 나는지도 모르고 음식을 마음껏 드시질 못하는건 똑같다보니 또 새로운 병원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대치동에 있는 한 한방병원을 찾아가게 되었는데요.
여기서 처음으로 엄마의 병을 '담적병'이라는 이름으로 진단을 내려줬다고 하더라구요.
양의학에서는 주로 내시경 식으로 내장의 내부를 보기 때문에 못찾는 병인데 내장의 외부가 딱딱하게 굳어져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거라고요.
그리고 그 병의 치료방법을 해당 병원에서 '세계최초'로 개발하여 수많은 환자들을 치료하였다고 했다더라구요.
그렇게 저희 부모님은 보름에 백만원이 넘는 한약과 주에 두번은 방문해서 받아야 한다는 치료 프로그램을 등록하고 오셨습니다.

사실 병이 낫기만 한다면 한달에 2백이 들든 3백이 들든 상관없거든요???
진짜 몇년을 먹고싶은것도 제대로 못 드시고 생생정보에 나오는 엄마 비슷한 연령대의 어르신들이 음식을 맛있게 드시는걸 보면서 부럽다,나도 저렇게 막 먹고싶다. 하시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게 진짜 얼마나 힘든 일인데요ㅠㅠ
그런데 엄마가 이 병원을 다니기 시작하신지 이제 두어달째....이 병원이 진짜로 효과가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몇년짜리 병이었다면서 두달간 차도가 없다고 벌써 의심을 한다는건 좀 너무 조급한거 아니냐 하실수도 있는데요.
이 병원의 치료방법이라는 것이 너무 사람을 말려죽이는 것 같아요...ㅠㅠ

일단 '적어도' 처음 한달을 병원에서 시키는대로
밥은 무조건 죽 수준으로 진밥
고기 안됨(단백질 보충을 위해서 고기국의 '국물'만 허용됨.근데 이것도 사골처럼 진하게 우려난건 안됨)
계란도 노른자 안됨. 흰자만 먹어야함.
야채도 생야채는 절대 안됨 푹푹 익혀야함.
근데 익혔어도 고구마처럼 소화 안되는 채소 안됨.
토마토같은건 껍질 다 벗겨내고 먹어야됨.(당연히 익혀서)
고춧가루 묻은 음식 당연히 안됨 음식에 간을 세게해선 안됨
유제품 안됨
생선도 흰살생선만 가능하고 조개류도 전복죽처럼 곱게 갈아야 가능함 등등.......
먹지 말라는 음식이 수백가진데 이거나마도 양껏 드시지도 못하게 해요.
일단 위장이 부드러워져야 한다나??
그걸 측정하는 방식이 자기네들 측정기구로 배를 눌렀을때 9센티가 들어가야 한다고 합니다.
그게 될때까진 저 식단을 지켜야 하고요.

저희 엄마는 진짜 옆에서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저 식단을 열심히 지키셨습니다.
저기에서 된다고 한 것중에서도 혹시 몰라 안드신게 더 많아요.
생선종류도 혹시나 기름져서 탈날까봐 갈치 사다 한 번 드시고는 못드시고 고깃국물도 한 두번이나 드셨나.....
그러다보니 실제로 드신건 멀겋게 푹푹 익힌 무나물,호박나물,죽,멀건 된장국...거의 이정도 수준밖에 안됩니다.
이렇게 드셨는데도 한달째에 그놈의 9센티를 통과 못해서 저 식단을 2주는 더 연장해서 드셨어요.
식단을 그렇게 철저히 지켰는데도 목표치가 안된다고 하니까 이젠 양을 더 줄이셔서 한끼에 드시는 식사량이 세숟가락이나 될까말까해요.
그나마도 당연히 죽......
이렇게 먹으면 병원을 안다녀도 소화가 되어야 하는거 아니냐?수준이에요.

근데 이렇게 드시면서 병원에서 치료도 받고 약까지 지어먹으면....정말로 적어도 이 기간동안에는 탈이 나는 일이 없어야 하지 않을까요?
두달간 네번이나 소화안되고 머리아프다고 이전이랑 똑같은 증상을 호소하시면서 드러누우셨답니다....
그나마 처음 3주~한달은 안그러셨던거같기도 한데 작년 연말부터 다시 그러세요.
이러니까 점점 이 병원을 믿어도 되는지 싶습니다.....

솔직히 처음 이 병원을 다녀오셨을때부터 저는 개인적으로 좀 그랬던게 병원에서 만났다는 환자들이 다들 이 병원을 거의 종교처럼 믿으며 극찬을 했다고 하시기도 하고, 실제로 병원 쇼핑백에 모 종교의 경전 문구가 써있기도 했고...그래서 부모님이 처음 가 본 이 병원을 너무나 무한히 신뢰하기 시작하시면서 거의 신도가 되려고 하시는 모습이 떨떠름했거든요.
하지만 최초로 엄마의 증상을 어떤 병이라고 명칭을 붙여주고 치료할수 있다 한 병원이기에 믿어보려 했고요.
그런데 이런 가혹적인 수준의 식단을 시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적으로 믿으라고 하는 모습이 영 께름칙합니다...
비싼돈을 받고,주말 내내 병원에 오가도록 만들고 거기다 저런 식단까지 시켜놓고선 그럼에도 환자가 충분히 낫지 않으면 자기들이 잘못한 건 하나도 없는양 그 고난의 식단을 연장시키고...이거 가스라이팅 아니냐는 생각까지 들어요.
충분히 열심히 하고있는데 식단을 제대로 안지켰단 생각이 들게 해서 환자가 스스로를 더 옥죄게 하고 이렇게까지 했는데 여기에서 병을 고쳐야한다는 생각으로 더 말을 잘 듣게 하려는 수작인것 같고 그래요.
엄마도 식단 연장하란 말에 너무 지치셨는지 딱 한 주 치료 예약을 취소하고 집에서 쉬신 적이 있는데,그러고나서 그 다음주에 바로 식단을 2단계(위에 쓴 1단계보단 먹어도 되는 음식 종류가 늘어남)로 올려준것도 환자가 그만둘까봐 상처럼 단걸 물려주는 처방인것 같고요.
1단계 식단을 연장시킬때나 2단계 식단을 허락받았을때나 환자 상태는 크게 달라진게 없는데...

제가 너무 과하게 생각하는 걸까요?
하지만 오늘도 당장 아침부터 아프다고 드러누우셨는데...??
2단계 식단을 허락받았다고 바로 고기를 막 드신 것도 아니고 지난주까지 드시던거 똑같이 새모이만큼 드시고도 앓아누우신거에요.
오히려 알음알음 입소문 났다던 옆동네 한의원 다니실 때가 훨씬 자유롭게 식사하시고 아프신 빈도도 적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멈추질 않습니다.
자기네 프로그램만 따라하면 몇십킬로그램쯤 금방 빠진다고 홍보하지만 사실은 식단과 운동도 다 시킨다는 다이어트 회사랑 뭐가 다른가도 싶어요. 심지어 거기서 살빼고도 요요가 오던데.....
이렇게해서 병을 일단 고친 다음에 정말 완벽히 자유로운 식사가 가능할지도 의문이 드는게, 그 병원에서 치료받았는데 나았다고 해놓고 라면같은거 한 번 먹자마자 바로 탈이 났다는 후기를 하나 찾아버리는 바람에 더 그렇습니다ㅠㅠ

이런 얘기를 부모님께도 드렸는데...엄마는 솔직히 본인도 힘들지만 여기서 그만뒀을때 나중에 아프면 그때 그 치료를 힘들어도 버텨볼걸 그랬나 생각할까봐 못그만두시는 것 같고,
아빠가 너무 완강하게 이 병원을 믿으려고 하십니다..........
솔직히 정말 이 병원이 한의학계에서 세계최초로 어떤 병을 고쳐내는 위업을 세운게 맞다면 교차검증을 한 번 해보자고,
외가쪽 친척중에 한의대 병원에서 수간호사를 하시고 교수까지 하셨던 분이 계시니 그 쪽에 한번 여쭤보던지 아니면 그전에 다녔던 한의원에라도 다시 자문을 구해보던지 하자고 말씀을 드렸는데 아주 강경하게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원래 이런건 아는 사람들끼리만 아는 거라고....
병원이 무슨 단골들만 아는 맛집도 아니고 세계최초의 검증된 치료법을 가졌다면 같은 의료계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거 아닌가요.....그것도 같은 한의학계인데....
하지만 이 병원을 의심하겠다는 생각조차 불경하단듯이 딱잘라 거부하시네요...
원래 내비가 안내하는 길보다 본인이 아는 길이 더 빠르고 정확하다고 생각하고 본인이 지도를 잘못 읽으셨어도 아니?내 생각이 맞아.하고 뚜벅뚜벅 걸어가신 뒤에 잘못된 길에 맞닥뜨리시고는 그거봐라 잘못되지 않았냐 말씀드리면 어디 아버지 탓을 하느냐고 역정을 내는 분이시라.....ㅠㅠ.....
외가쪽 친척어른께 자문이라도 구해보잔 말조차 그저 아버지에 거역하길 좋아하는 자식의 생떼로 들리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읽으신 분들께 여쭤보고 싶습니다..ㅠㅠ
혹시 담적병이라는 병을 아시나요...
아신다면....정말 저렇게까지 가학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병이 맞을까요....
저 한방병원을 믿어도 될까요....
병원을 믿어도 된다는 근거 혹은 병원이 의심스러우니 교차검증이라도 해봐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을만한 근거 뭐든지 괜찮습니다.
의학적으로 제대로 된 근거까지 아니어도 되고요..
그냥 글쓴이가 너무 과민한 것 같다/아니다 의심해볼만 하다 이정도 의견만 달아주셔도 괜찮습니다.
뭐라도 의견 주시면 감사히 읽겠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서 요약 :
1. 글쓴이의 어머니는 몇년동안 끔찍한 소화불량과 두통 등으로 고생중이며 대학병원 등 안 가본 병원이 없으나 어떤 병원에서도 명확한 병명이나 원인을 알아내지 못함.
2. 한 한방병원에서 '담적'이라는 처방을 받음.
3. 병원의 처방을 따르는 중이나 너무 환자를 괴롭게 하는 처방이며 오히려 그 병원을 다닐 때보다 다른 한의원에 다닐 때 상태가 더 좋았던 것 같음.
4. 정말 괜찮은 병원이 맞는지 한의대 수간호사+교수를 지내신 친척어른이나 이전에 다니던 한의원에 자문이라도 구하고 싶은데 아버지의 허락이 떨어지지 않음.
5. 아버지를 흔들만한 의견이건 글쓴이를 흔들만한 의견이건 읽으신 분들의 의견을 구함....


이상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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