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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약국이 본 필수의료 붕괴의 원인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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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24/02/24 16:25:01 24/02/24 16:25:01 15,104
 (14.♡.194.130)

안녕하세요 현직 약국 약사입니다

의사들을 늘 보고있다보니 대충 어떻게 돌아가는지 구경하면서 살고 있고 주변지인들중 의사와 결혼한 케이스도 여럿 있는지라 다양한 소식을 듣고 삽니다.

거두절미하고 제가 생각하는 필수의료붕괴 원인은요 의사사회 내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사회 전반에 퍼진

다양성의 실종(오직 돈만을 추구), 무한경쟁(무한비교) 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강연같은데서 본 기억이 납니다. 사회에는 다양한 피라미드가 있어서 각자 자기 분야의 길을 가고 거기서 성공하면 만족하는 인생을 살아야 하는데 IMF 이후로 사회의 다양성이 모두 부셔지고 오직 돈과 안정성만이 진리처럼 되버렸다고요.. 그것 때문에 의대 집중현상이 뚜렷해지고 의치한약수라는 말도 나오게 되었죠.

이제는 누가 서울대 공대를 갔다고 하면   많은 이들이 '아 공학에 뜻이 있어서 갔구나' 라고 생각하는게 아니라 '의대갈 점수는 안나왔구나' 라고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사회가 되어버렸죠

결국 이런 사회분위기에서 서울대 의대를 선택하는건 의학에 뜻이 있고 사람을 살리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냥 내신 수능이 전국 탑이라서 가는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해서 의대에 모인 학생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네 그렇죠 거의 대부분은 그냥 점수에 맞춰서 최고의 직업인 의사를 선택한거지 의술에 뜻이 있어서 온게 아닙니다. 당연히 노동강도, 시간, 리스크 대비 수입이 좋은 과로 가려 할수밖에 없죠. 


결국  같은 의사 내부에서도 피라미드가 여럿 있어야 되는데 (자존심 높은 흉부외과 피라미드, 사람을 살리는 응급의학과 피라미드 등등 말이죠) 그딴거 다 필요없고 의사 내부에서도 피라미드가 하나입니다. 그냥 돈되는거 피라미드요. 

여기 클리앙 형님들 가슴에 손 얹고 본인이 의대생이면 점수 높게 나와도 흉부외과나 소아과 갈거에요? 안과 피부과 성형외과 갈 수 있어도?

저는 의사 증원 찬성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냥 그 의사 피라미드 사이즈를 키우면 하나뿐인 그 피라미드가 그냥 거대해질 뿐이죠. 결국에는 필수의료선생님들도 늘긴 하겠지만 훨씬더 많은 비율로 비 필수 의료 과목으로 몰리겠죠.

전체 의사중 흉부외과로 가는 비율이 뭐 1%도 안되는 0.1~0.2% 대 라고 합니다. 그래서 뭐 대한민국에서 한해에 몇명 나올까 말까 한다는데요.. 의사 2천명 늘리면 거기서 몇명 늘까요? 산술적으로 계산해서 기존에 2~3명 나오다가 4~5명으로 는다고 하면 의료 붕괴 문제가 해결되는걸까요? 그 과정에서 비 필수과목 의사는 천몇백명씩 더 늘려놓구요? 이런 비효율적인 해결방법이 어딨나요? 아니 그리고 그마저도 지금 늘리면 최소 10년 뒤에나 배출되는 인력인데요..


제가 생각하는 문제 해결의 방안은 피라미드를 다양화 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비단 의사 사회 내부의 문제만이 아니고 대한민국 사회 전체의 문제이기도 한데요. 필수의료과는 경쟁에서 도태된 의사들이 가고 고생만드럽게 하고 리스크도 크고 돈도 못번다. 이런거부터 바꿔야지 의사 늘리는건 근본 해결방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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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필수의료과 의사들이 대우가 안좋냐? 이건 맞을수도 있고 틀릴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다만 어느정도 궤도에 올라서 대우를 받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고단하고 진입과정이 너무 높으며. 이러한 문제들로 지원자가 없으니 더더욱 수련과정에서 고단함이 커지는 악순환인거죠


의사사회 내부의 피라미드를 다양화 할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같은것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1. 지원자가 없는 과의 수련과정 의사들은 대우가 엄청나게 좋아져야 합니다. 지금처럼 박봉에 사람 갈아넣는 식은 절대 말도안되죠 누가 갑니까 가는게 이상하죠

2. 비 필수의료행위로 돈을 과도하게 벌게해주던 기존의 장치들을 고쳐야 합니다. (실비보험 축소, 미용 개방 등)

3. 건보를 아주 많이 손봐야 합니다...(이건 건보만 따로 엄청 긴글로 써야되서 요약이 안됩니다. 그냥 한마디로 줄여놓자면.. 필수의료 쪽 건보 늘려줘야 한다는 말로 되겠네요)


일단 저는 현재의 의사증원은 분쟁은 의사편도 정부편도 100%는 아니라고 보면 될것같습니다 정부는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려 하고 있지 않고, 의사는 결국 이렇게 되든 저렇게 되든 본인들의 돈벌이에 피해가 가는게 싫은거구요

위의 3번에서 건보를 살짝 언급했지만 건보는 정말 핵폭탄의 뇌관같은겁니다... 진짜 문제 해결을 하기 위해 의사와 정부, 건강보험 등이 한테이블에 앉으면 진짜 정신이 블랙홀로 빨려드는 느낌이 들겁니다

쉽게 말하자면... 필수의료 살리기위해 수가를 대폭 늘려줄건데 건강보험료 앞으로 전국민 10% 더내라고 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말만해도 머리가 아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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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고나니 약사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글을 적어놨지만 약사라고 적어놔야 어그로가 끌릴거같아서 제목에다 써놨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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