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게시판

오래 앉아있는 직종에 밤에 잠 못자고 무거운거 들고.. 이러면 치질 걸린다고 해서 2년에 한번은 검사를 했는데

심하지않다는 얘기만 듣고 안심하다가 올초에 갑자기 출혈이 발생해서 3기 진단받고 수술한지 2.5주차입니다. 

수술전엔 출혈외에는 아프지도 않았고 튀어나오는것도 없는데 수술해야한대서 읭?소리가 났지만

안튀어나온건 내치핵이라 그렇고 내치핵은 원래 통증없고 출혈 났으면 오래전에 심해진 게 터진거라 하더군요 ㅠㅠ

1. 안아프다 = 거짓말

여튼 요즘 수술기법이 발달해서 안아프다는 얘길 듣고 가벼운 마음으로 수술을 했습니다만

병원에서 안아프다 혹은 퇴원 후 일상생활 가능하다는 얘기는 순 거짓말입니다 ㅋㅋ

마취제와 진통제가 사라지는 순간 통증은 삶을 지배합니다. 수술 후 안내문 주는거 보니까 6주 정도는 돼야 안아프다네요. 수술전이랑 말이 다릅니다 ㅎㅎㅎ

2. 괄약근 조절 불가

수술후 통증도 문제지만 괄약근 조절이 안되는 게 커서 화장실을 못참고 바로바로 가줘야합니다. 

대장이 회복되는 1주일까지는 변의가 하루에 4-5번도 오기때문에 회사 출근했다가는 큰 창피를 당할수도 있어요 ㄷㄷ

조절기능은 2주차부터 현격히 좋아지는데 참으려고 힘주면 상당히 통증이 오기 때문에 화장실 급한건 여전합니다. 낯선 곳 가면 화장실 어딨나 사전 체크 필수! 

3. 좌욕+거즈 지옥

상처감염 방지나 환부이완을 위해 좌욕을 5분씩 하는데 이것도 하루에 3-5번씩 해야해서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닙니다. 

응꼬에는 배농을 위해 항상 거즈를 대고 있는데 이게 또 아리고 쓰리고 아픕니다. 

화장실 용변 본 후엔 물로 씻고 좌욕을 해야하는데 안하면 아프고 회복이 늦어집니다. 다만 회사 출근해서는 제대로 된 뒷처리와 좌욕이 불가능하니 물티슈나 거즈로 어찌어찌 하다보면 통증과 불편이 심해지고요. 

4. 덜먹고 덜싸기 작전은 금물

아프니까 덜먹고 덜싸기 작전을 생각하게 되는데요, 수술하면 항문이 좁아지는 관계로 항문협착이 올수 있으므로 아파도 변을 보아야 되고

그래야 찢어지며 아물기를 반복해서(;;;) 원래 사이즈로 늘어난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통증과 출혈도 같이 늘어나고요 ㄷㄷ

5. 낫는 도중에 통증이 심해진다

2주차까지 하루 한 3%씩 통증이 줄어드는데 1-2주 사이에 봉합한 실이 녹고 탈락하면서 출혈이나 고름 통증이 더 심해지기도 합니다. 

무슨 봉합사를 썼냐에따라 3-4주차에 녹기도 해서 그때 아프기도 한다네요 ㅠ

6. 휴가랑 업무 문제

수술후 바로 출근해서 일했다 이거는 진짜 도시전설급입니다. 진통제로 참아가며 안먹고 안싸기 전략으로 하지않는 이상은 노노 절대 불가능입니다. 

최소 1주일차까지는 휴가 필수인데 그후 출근하면 5번에서 얘기한대로 중간에 악화가 되므로 통증을 참으며 일하느라 멘붕 옵니다. 휴가 쓰는 게 나은데 대한민국 직장인이 2주 휴가 쉽지않죠 ㄷㄷ

7. 기침 지옥

중간에 재채기나 감기 코로나 이런거 걸리면 죽음입니다. 기침 한번 하면 배변시보다 2-5배 정도 아픕니다. 제 생각에 기침 한번 잘못하면 봉합부위 다 터져서 재수술도 가능할거 같습니다 ㄷㄷ

뜨거운 국물이나 매운 음식 이런거 잘못 먹으면 사레 들리는데 이런게 사람 잡습니다. 일주일 회복된거 도로아미타불 됩니다 ㄷㄷ

8. 소변도 아픔

괄약근의 위대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인데 대변만 아니라 소변을 볼때도 통증이 상당합니다. 전혀 몰랐던 부분인데 마무리할때 괄약근이 활약하더라구요 ㅋ

평소 소변을 힘차게 누던 편이라 그런지 오히려 소변이 더 아픈 느낌도 있습니다.

9. 추위는 금물

바깥 바람 쏘이는 순간 근육이 긴장하는걸 응꼬 통증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외출해서 돌아다니거나 차가운 시트에 앉으면 통증이 강해지고 출혈이 늘어나는 게 즉각적입니다. 

10. 맨날 출혈

2주차까지는 피가 상당히 나네요. 많이 날때는 그냥 수술전 치질로 인한 출혈과 별반 다르지않아서 수술부위가 터졌나 싶을 정도이고

회복도중에도 실녹으며 출혈이 늘고 배변시간에 따라서도 출혈이 늘었다 줄었다 다양합니다. 보통은 4주까지는 출혈이 있다는것 같아요

11. 운전

그냥 앉아있는것이랑 운전은 또 달라서 운전을 30분 정도하면 4시간 정도 앉아있는 것만큼 데미지가 있습니다. 

내릴때 탈때 통증도 상당하고 과속방지턱이나 앞차가 급정거한다던가 다 아파서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12. 엘리베이터

엘베 타고 내려가거나 올라갈때도 아픕니다(중력감지!). 심지어 뒷꿈치로 쿵하고 타시는 분 있으면 그것도 느껴집니다 ㅋㅋ

엘베 문열려서 들어가려는데 안에 있던 사람이 갑자기 내린다고 튀어나와서 부딪힐뻔 한적이 있거든요. 이때 괄약근에 힘 빡 들어가서 통증에 비명지를뻔 했습니다 ㅋㅋㅋ 엘베 매너좀 제발 ㅠ

13. 운동 불가

입원실에 같이 있었던 사람들 보면 제가 통증이 정말 덜했던 편인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동할 엄두를 못내고 있습니다. 

매일 턱걸이를 7년이나 했는데 이번에 수술하고는 무서워서 못하네요. 밸런스 신경써서 살살 해보니까 괄약근에 힘안주고 할수는 있는데 혹시라도 삐끗한다거나 실수할때 처참한 결과가 상상이 돼서 못합니다 ㅋㅋ

수영도 다니던 수영장을 4주 이상 휴회처리해서 못가고 늘 하던 달리기는 언감생심 말도 안되고 심지어 걷는것도 5분내로 자제하게 됩니다. 

맨날 운동하다 확 쉬니까 사람이 처지고 확 늙는 기분이네요. 

14. 도넛방석 무쓸모

도넛방석 있으면 막 오래 앉기도 하고 무적이 되는건가 했는데 수술부위가 많아서 그런가 어떻게 앉아도 아프고 힘든건 비슷하네요. 

10가지 정도 가격종류 다양하게 사보았는데 거의 비슷하고 별 도움이 안됩니다. 오히려 도넛방석을 쓰면 압력이 강해져서 더 아픈 경우가 많습니다. 

한 자세로 오래 앉을수 없어서 앉았다 일어났다 다르게 앉았다 누웠다가 하는데 자세 바꿀때도 통증이 있으므로 어기적거리게 됩니다 ㅎㅎ

15. 절대 금주

어떤 유튜브나 병원에서는 2주 정도면 술 좀 먹어도 된다 이러는데 실제로는 엄두가 안납니다. 회복이 멈추는건 물론이고 수술 부위 부종 생기고 통증 출혈 심해질거 뻔하므로

걍 쳐다도 안보게 됩니다. 다 낫고도 술 잘 안먹을거 같다 생각할 정도로 트라우마 생깁니다 ㅋ

16. 자신감 상실 

수술전에는 응꼬 하나 수술한다고 뭐 얼마나 아프겠어 했는데 

기침 하는것도 무서워할줄은 몰랐습니다 ㅋㅋ 바로 급겸손해지고 회사 가는 것 외출하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 되네요. 

매사에 신경이 쓰이고 걱정이 되고 이런걸 뭐라고 해야되는가 생각해보니까 딱 자신감 상실인것 같아요. 

쓰다보니 엄청 길어졌는데 다들 항문 건강 조심하십시오. 응가 5분컷 안하면 무조건 걸린답니다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