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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하도 권해서 억지로 소개팅을 나갔음 나는 결혼에 관심도 없고 집안사정도 안좋아 그냥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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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24/03/03 07:29:02 24/03/03 07:29:02 31,055
 (14.♡.194.130)
친구가 하도 권해서 억지로 소개팅을 나갔음
나는 결혼에 관심도 없고 집안사정도 안좋아 그냥 혼자 돈이나 열심히 벌어서 내인생 즐기고 살려는 사람이라서 남친 만들 생각이 없었음
이라고 하고 싶지만 사실 내 면상 꼬라지를 나자신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크흡ㅠㅠ
암튼 그냥 차나 한잔 하고 가려고 나갔는데 남자가 얼굴도 못생기고 목소리도 별로고 옷도 못입음
근데 위에서 얘기했듯 나도 사실 꼬라지 좋은 여자는 아니어서 그냥 그러려니 기분상할것도 없었음
둘다 꼬라지가 이꼬라지니 만나서 뭐 설렐것도 없고 긴장할것도 없고 그냥 둘다 시큰둥했음
카페에서 그냥저냥 서로 어디사냐 일은 할만하냐 부모님 연세는 몇이시냐 그런거 물어보다가 그나마도 대화 주제가 끊겨 뻘쭘하게 앉아있는데 소개팅남이 요앞에 가서 밥이나 먹자고 하길래 같이 밥먹으러감
근데 하필 간곳이 횟집임
나는 회에 소주없으면 회를 목구멍으로 못넘기는 여자라서 염치불구하고 소주한병 시키자고 함
소개팅남한테 술 혹시 싫어하시냐고 물어보려고 쳐다봤더니 이남자 벌써 옆에서 말고있음
아니 근데 이남자가 소맥 마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은거임 아주그냥 부드럽고 상콤한게 술이 술술 넘어감
광어회에 초장 찍어서 소맥이랑 먹으니 이곳이 무릉도원인듯 입안에서 광어가 붉은 초장옷을 입고 황금빛 소맥바다에 빠져 람바다를 추는거임
대광어라 아주 그냥 쫄깃탱탱한게 너무 맛있어서 술이랑 회를 잔뜩 먹었더니 입이 터져가지고 온갖 잡소리를 다 늘어놓았는데 알고보니 이남자도 나처럼 부모님께 책임감도 강하고 가장노릇하는 남자였음
서로 동병상련이라 말이 잘 통해 서로 하소연 들어주고 응원해주다가 의기투합해 2차로 실내포차까지 감
골뱅이랑 오뎅탕 시켜놓고 나니 이남자가 또 소맥을 말아주는데 아니 매콤새콤한 골뱅이에 개운한 소맥으로 입을 가신 후 시원한 오뎅탕국물로 캄다운 시켜주니 아주그냥 개운하기가 십년만에 간 사우나에서 세신이모가 때밀어주는 맛인거임!
둘이 또 죽이 맞아서 부어라 마셔라 하며 일하느라 힘든거 그래도 또 뿌듯하고 즐거웠던거 얘기하고 서로 축하해주며 실컷 수다떨고 나니 너무 속 시원하고 즐거운거임
어차피 취한김에 솔직히 터놓고 얘기해보니 둘다 서로 이성으로는 끌리기 글렀고 그냥 이렇게 종종 만나 술마시면서 놀기도 하고 서로 편하고 좋은 친구 하기로 함
서로 얘기한게 우리가 동성친구면 진짜 좋겠다고 그거 하나가 아쉽다고 함
졸지에 소개팅나가서 베프 생김
근데 이런것도 소개팅 성공한건지 잘 모르겠음 그래도 서로 친구된거니 주선한 애한테 밥은 한끼 사야할것같음
주선자들까지 넷이 모여서 한번 술이나 마셔야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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