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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부끄럽지만 제 동생이 제목처럼 말하더라구요.이런 놈이 내 동생인게 창피해서 어디 털어놓...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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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24/03/05 19:58:02 24/03/05 19:58:02 30,251
 (14.♡.194.130)
하...부끄럽지만 제 동생이 제목처럼 말하더라구요.
이런 놈이 내 동생인게 창피해서 어디 털어놓을 수도 없고, 여기에나마 하소연하고 갑니다
정신차리게 하고 싶은데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되네요.


얼마 전 가족모임에서 동생 왈,
자기는 좋은대학 갈 수 있었는데 일부러 안갔대요. 그때는 대학 못 나와도 잘 살 자신이 있었다나..


연대고대 출신이 자기는 서울대 갈 수 있었는데 일부러 안갔다 해도 비웃음 살 판에..
(연대고대 분들 비하 목적 아니고, 연대고대 같은 엘리트 출신이 말해도 이상한 문장이라는 뜻이에요)
동생 현재 2년제 전문대 휴학중이고, 4년제 대학 편입 준비중이에요.
이제는 좋은대학 못나오면 잘 살기 어려운 사회라고, 뒤늦게 대학교 가야겠다고 준비중입니다.


고등학교 수능 모의고사때 11123인가 나온적 있다는데,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진짜더라도 그게 뭔 의미가 있나요;;; 모의고사가 수능 성적하고 비례하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수능은 그거보다 훨씬 못봤는데.
저 모의고사 성적 진짜인지도 모르겠어요. 처음엔 뭐 11111 나온적이 있다길래 진짜냐고 되물었더니 11123인가? ㅇㅈㄹ하더라구요... 올1등급이랑 2등급 3등급 섞인 점수랑 헷갈릴 수 있나요?
그냥 모의고사 중에서 제일 잘 나온점수... 그 마저도 부풀려서 생각하고 그걸 실제로 믿는거 같아요. 등급을 지멋대로 막 올려버리네요.


처음엔 농담하는줄 알고 되물어봤는데, 진심으로 말한게 맞다네요.
하고 싶은 말은 많았는데 차마 다 말하지는 못하고,
어디가서 그런 소리 하지 마라- 진짜 없어 보인다. 비웃음 살 수 있다.-
내가 제일 한심하게 생각하는 부류 중에 하나가 '할 수 있는데 안한 거다'라고 말하는 사람인데 그게 내 동생이라니;; 하고 맺음했는데요
(그 와중에도 동생은 현실파악 못하고- 누나는 그렇게 생각해라. 내가 좋은대학 갈 수 있었던 거는 내가 더 잘 안다 ㅇㅈㄹ)


근데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머릿속에 그 말이 맴돌아요.
왜이렇게 동생한테 정이 뚝 떨어지는지 모르겠어요. 이런 일로 정떨어지는게 좀 오바인건가 싶기도 하고...


단순히 학벌이 좋지 않기 때문이 아니에요.
동생은 예전부터 노력 안하고 인생 쉽게 살려고 하는 편이에요.
근데 거기에 더해서, 자신에 대해서 너무 관대하게 보는 경향까지 있어요. 좀 더 세게 말하면, 자기 주제 파악이나 객관화가 전혀 안돼요.


중학생 시절엔 공부 많이 하지도 않았으면서, 저처럼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울었더라구요. 저는 목표 이루려고 새벽까지 공부해가면서 노력한거 동생도 다 아는데, 공부하는 꼴 보기도 힘들었던 동생이 그딴 소리를 하니까 어이가 없었어요.
전 오히려 동생 공부량 대비 그 정도 성적이면 엄청 잘나온거라고 생각했어요. 나름 상위권을 했던 '적'도 있거든요. 근데 어디까지나 "공부량 대비" ^^
정확한 성적은 모르겠으나, 상중하로 나누었을때 중보다는 높은 정도? 전교권이라던가 최상위권은 한번도 해본적 없어요. 그냥 공부 잘하는 '편' 그 정도.
근데 동생은 자기가 무슨 공부안해도 성적이 잘 나오는 천재라도 된다 생각했나 봅니다.
웃기죠? 언제는 쥐톨만큼 공부하고서도 원하는 성적 안나왔다고 울더니, 나중엔 공부한거 비해 잘나왔다고 자기합리화


학년이 낮을땐 그냥저냥 최소한의 공부만 해가면서 언발에 오줌누기 식으로 버텨왔으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다른 친구들은 더 열심히하는데, 동생은 그전보다 더 공부 안하고 있으니 당연히 등급은 계속 떨어졌습니다.
근데 이제와서는 뒤에가서 일부러 안한거래요. 할 수 있는데 굳이 안 할 이유가 있나요? 그냥 너가 게으른거라고 말해줘도 저 말만 앵무새같이 반복해요.


자기 객관화 안되는 놈인 줄은 알았지만, 이정도로 안되는 놈일 줄이야.
이제라도 정신차리게 하고 싶어요. 지금 편입준비 한다는 것도 저런 정신상태로 제대로 할지 솔직히 걱정입니다.
좀 충격을 줘서라도 세게 말해야하나 싶다가도, 충격때문에 역효과가 날까봐 조심스럽습니다.
뭐라고 말해야 제대로 정신차릴수 있을까요 에효


저런 한심한 놈이 제 동생인게 부끄러워서 주변 사람한텐 털어놓지도 못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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