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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한게 아니라 아빠가 해결한건데 본인이 했다고 하냐는 댓글이 있어서 추가해요. 큰외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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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24/03/05 21:32:02 24/03/05 21:32:02 32,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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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한게 아니라 아빠가 해결한건데 본인이 했다고 하냐는 댓글이 있어서 추가해요.

큰외삼촌께서 저녁먹고 가라시니 남편이 쭈뼛쭈뼛하며 앉길래 안가냐고 묻자 예의상 잠깐만 앉았다가 일어나자고 했어요.

그래서 앉았는데 한잔하자 하시고 남편 옆구리 찔렀는데 반응이 없어서 간다고 얘기하기전에 화장실도 가고 기다리실 부모님 생각에 우선 전화했죠.

최대한 빨리 갈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요.

아빠는 가만히 생각해보니 제가 얘기하기보다 본인이 얘기하시는게 모양새가 좋다고 생각하셔서 얼른 전화하셨다고 했어요.

저도 눈치보며 참다가 터지기 직전이었어서 아빠랑 통화하다 화가 나서 울먹였네요. ㅎㅎ









시어머니가 명절에 시가, 시할머니, 시외할머니댁에 3일동안 간다고 쓴 글때문에 써봐요.

친정부모님께 못간다고 말씀드렸는데 괜찮다고 잘갔다 오라고 하셨다는걸 봤는데요.

저는 친정부모님께도 명절에 못 오는게 딸을 위한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저도 결혼하고 첫명절에 그랬어요.

시집, 친정, 저희는 다 서울사는데 남편 친가, 외가가 다 대구사시는데 남편이 외동이라 시부모님모시고 같이 출발했어요.

연휴 4일 중 첫날 새벽에 출발해서 큰집가서 음식하다가 저녁먹고 잤어요.

새벽에 일어나서 차례지내고 아침먹고 정리하고나니 선산에 가야한다며 집에서 밥먹으면 시간걸리니까 가면서 점심사먹고 가는게 좋겠다고 선심쓰시듯 큰아버님이 얘기하시대요.

그렇게 점심먹고 선산갔다가 오후가 되서 이제 서울 올라가야지 하는데 외갓집이 바로 코앞이니 잠깐 인사만 하고 올라가자더군요.

남편한테 조용히 인사만 드리고 바로 올라가는거라고 했더니 알았다고 걱정말라고 했어요.

가니까 저녁먹고 가라하시고 그러면서 술꺼내오시고 그냥 한잔하고 자고가라고 하시는데 어머님은 "어머 그럴까? 차도 막힐텐데 자고 일찍 일어나서 새벽에 출발하자." 하시대요.






그래서 방에 들어가서 아빠한테 전화했어요.

시어머니가 자고 가자고 해서 못가겠다고 울먹이면서 얘기하니까 일단 알았다고 울지말라고 하시더라고요.

저희 오빠가 시간맞춘다고 전날 처갓집 먼저 갔다가 자고 당일 저녁에 오기로 했거든요.

그리고 가까이 살아서 친한 이모네도 오기로 약속한 거였어요.(이모네 아들, 사촌오빠가 저희부부 소개시켜준거라 다 같이 만나기로 한거에요.)

진정시키고 화장실 갔다가 거실로 나가니 남편이 전화받고 있는데 저희 아빠가 전화한거였어요.

제가 전화안받는다며 어디까지 올라왔냐고 다들 왔는데 우리 기다리면서 저녁 언제 먹나 하고 있다면서요.

남편이 안절부절하면서 장인어른 그게 아니고 선산갔다가 외갓집 잠깐 들렸다면서 저희는 저녁먹으려고 하는데 하면서 얼버무리더라고요.

그러니까 아빠가 우리딸이 고아도 아니고 그리고 우리 식구들부터 ㅇㅇ이(사촌오빠)도 만나기로 했으면서 우리집에 오기로 한건 늦는다고 미리 연락줄 가치도 없느냐며 말씀하시더라고요.

사돈댁만 결혼시키고 첫명절 맞는거 아니고 우리도 딸 결혼시키고 첫명절인데 딸처럼 생각하신다더니 결국 이렇게 생각하시는거 였냐고 사돈 바꿔달라고 얘기하셨나 보더라고요.

남편이 아니라고 저희 지금 올라간다고 죄송하다고 금방 가겠다고 하고 끊고는 시부모님께 올라가자고 했어요.






아버님은 벌써 술을 드셨고 어머님은 못마땅한 표정이신데 큰외숙모가 센스있게 "그럼 빨리 올라가봐야지. 나도 우리딸이 결혼하고 첫명절에 늦게 온다고 하면 얼마나 속상할거야. 고모네는 자고 ㅇㅇ이(큰외숙모 미혼이고 서울사는 딸이 내려와있었음) 서울올라갈때 그 차타고 올라가요!" 하면서 올라가면서 먹으라고 음식 좀 싸주고 차까지 배웅나와 주셨네요.

큰외숙모도 시집살이 꽤 하셨고 딸이 결혼안한다고 하니 능력있는데 뭐하러 시집가냐고 혼자 살라고 하는 분이었어요.

저희가고 큰외숙모가 어머니한테 잔소리도 쫌 하셨다고 사촌누나 통해서 듣기도 했네요.

그렇게 저희집가서 남편도 아빠한테 잔소리 좀 들었구요.

결혼했으면 내 마누라는 내가 챙겨야 한다고 마누라 위치는 내가 하기에 달려있으니 잘하라구요.

그리고 고부갈등은 남편이 만드는 거니까 중간에서 처신 잘해야지 결국 내가 편한거라고도 얘기해주셨다네요.







그 후로 남편도 각성하고 중간정리 잘하고요.

남편이 중간에서 잘하니까 둘도 싸울일이 없어요.

부부 문제가 아닌 시댁때문에 싸우는 집이 정말 많거든요.

혹시 시어머니가 제 험담을 하더라도 남편이 감싸니까 그냥 내아들이 머저리구나 하고 저한테 화살이 안오더라고요.

그러니 시어머니한테도 어려운 며느리가 됐어요.

서로 적당히 거리두며 만나서는 사이좋은 고부사이로요.


남편이 항상 자기 인생의 가장 힘들었지만 잘했던 순간이라고 항상 얘기해요.






뭐든 처음이 중요해요.

결혼하고 첫명절에 3일은 시가, 시외가에 가자고 한다면요.

주변에 보면 결혼해서 처음이니까 또 바로 얘기하기는 뭐해서 다음엔 안그러겠지 하고 그렇게 하면요.

다음 명절에도 또 그러자 할거에요.

싫다고 하면 저번엔 그렇게 했으면서 왜 그러냐 하고, 그때도 싫었는데 말 못했다 하겠죠.

그럼 왜 그때 말을 안하고 이제와서 그러냐는 둥 나만 시댁 싫어하는 며느리가 되고 남편과 사이가 틀어지고 시어머니와도 틀어지겠죠.




결혼하고 처음이니까 거절도 못하고 잘보이고 싶어하는 마음 잘 아는데요.

어떤 관계든 서로 잘보여야지 시어머니 며느리가 무조건적인 상하관계일수는 없어요.

처음이 관계성립을 위해서 더 중요하니까 잘 생각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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