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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장군 동상이 육사에서 철거되는게 맞는 이유.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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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베릅
24/08/23 09:50:01 24/08/23 09:50:01 5,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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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대학원에서 역사학 공부하고 있는 평범한 사업가입니다.

요즘 정부의 행보 때문에 작년에 있었던 홍범도 장군 동상 철거에 대한 논란도 다시 거론하는 분들이 많은 거 같은데

작년에는 하고싶은 말이 많았지만 논란이 너무 크게 번질까봐

지금 제가 하고싶은 말을 하려고 합니다.

 

홍범도 장군 동상이 육사에서 철거당하는게 맞는지 틀린지는

사실 교과서에도 나오는 자유시참변이라는 사건만 봐도 어느정도 판단이 가능합니다.

자유시참변이 뭐냐. 자유시 참변은 소련이 조선의 독립운동 병력 3천여명을 박살낸 사건입니다.


애초에 자신들을 의지해 찾아온 사람들을, 사회주의자라는 사람들이 그냥 내팽겨친것도 아니고 말그대로 학살을 한겁니다.


사망자 수는 최소 36명에서 많게는 600명 사이로 추정이 엇갈리고, 포로가 된 사람은 약 1천여명입니다.

군대에서 1/3이 날라갔다는건 보통 거의 공중분해 수준으로 평가합니다.

왜 학살을 했느냐. 일본과의 밀월 관계 때문입니다.


당시 소련은 일본과 충돌하지 않으며 되도록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코민테른의 명분따위는 아랑곳않고 일본을 위해서 그냥 청소해버린거죠.

 

그런데 자유시 참변 당시 홍범도는 소련군에게 복수를 하기는 커녕 무장해제파, 즉 당시 조선의 독립운동 병력 약 3천3천여명이 이런 소련군으로 편입되어야 한다는 쪽을 택한 사람입니다.

이는 조선의 독립군을 박살낸 세력쪽으로 자신이 속한 진영을 옮기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설령 자유시참변에 직접적 책임은 없다고 하더라도 좋게 볼수만은 없는 일입니다.


그것을 계기로 홍범도는 계속 우리 독립군을 박살낸 소련 소속으로 복무하고, 중간에 이탈하여 독립운동 세력쪽으로 돌아갈 시도같은 것도 전혀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는 소련 국적을 취득하고 계속 소련공산당원이자 소련인으로 살다가 카자흐스탄에서 생애를 마칩니다.


자유시 참변으로부터 2년 후 독립운동가 김창수와 김오남이 '배신자 홍범도를 처단한다'는 이유로 홍범도를 공격한 일이 있었고, 홍범도는 그 2명을 사살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당시 조선 공산주의자가 조국의 해방을 위해 소련과 협력해 일본과 싸우는 것이 뭐가 문제냐고 하는데, 홍범도는 소련에 들어간 이후로 소련과 협력해 일본과 싸운 일이 없습니다.


그보다 십여년 이상 지난 시기의 공산주의자들의 경우 대개는 중국 공산당과 협력해 일본과 싸읍니다.

1930년대 당시 코민테른은 일국일당(하나의 나라에는 하나의 공산당) 원칙을 제시하는 동시에 모든 공산주의자는 자신이 거주하는 국가의 공산당에 소속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합니다. 그래서 중국의 조선 공산주의자들은 중국공산당에 소속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비록 그 때문에 소속이 중공이라한들 조선인으로써의 정체성을 가지고 일본과 싸우기위해 중공과 협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1920년대 초반 당시 소련이 고려공산당 중 홍범도가 소속한 일파를 인정하고(무장해제하여 소련군으로 편입하지 않고 조선의 공산당으로 인정하고) 그들과 함께 일본과 싸웠으면 그건 소련과 협력해 일본과 싸운 게 되고 이것에 대해서는

시대상 순수한 독립운동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처럼 당시 소련은 조선의 독립군들과 함께 싸우지 않았습니다.

같이 싸우기는 커녕 소련은 조선의 독립군들을 학살했구요.

따라서 일부 사람들이 말하는 '일본과 싸우기 위해 소련과 협력'했다는 것은 애초에 사실이 아닙니다.



이러한 스토리 때문에 홍범도 동상을 육사에 놓는게 문제가 된겁니다.

그래서 애초에 육사에 동상을 설치하는 것은 고려조차 될 수 없는 인물인 것이죠.

 

다만 저 사건 이전까지의 업적은 있기 때문에 독립운동가로써 기념하는건 문제가 되지 않고, 독립기념관 혹은 다른 기념할만한 공간이 있다면 동상을 설치하면 됩니다.

 

그런데 우리 독립군 수천명을 학살한 소련군에 들어갔고

그 소련군이 일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기에

소련군에 들어간 이후에는 독립운동을 아예 접고 조용히 살았던 걸 생각하면

결국 소련과 일제의 의도에 따라 여생을 보내다 세상을 떠났다 볼수있기에

독립운동가로서 흠결이 없다고 볼 수는 없는 일이고

충분히 비판받을 점이 있다고 보여지기는 하기에

누군가는 육사에 동상 설치는 합당하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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