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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300 가지곤 먹고 살기 힘드네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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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보이
24/02/11 20:02:02 24/02/11 20:02:02 13,228
 (14.♡.194.130)

취업을 30 넘어서 하다보니 대기업 쪽은 생각도 안 했고 그나마 괜찮아보이는 중소기업에 들어왔어요.


실수령이 250 정도였는데 없던 수입이 생긴 거라 처음에는 평생 이렇게 소소하게 먹고 살아도 좋겠다 싶더라구요.

 

취직하기 전에 국민임대 아파트 신청한 게 돼서 월세 관리비 대출이자 다 해서 20도 안 나오고 

 

도보 출퇴근 하다보니 교통비도 별로 안 들고 점심은 구내식당에서 해결하면 10만원 정도


뽐뻐다 보니 생활비도 거의 최저가 수준으로 쓰는데다 알뜰폰 만원 인터넷 만원 다 합쳐봐야 50이면 한 달 먹고 살아서

 

매달 150~200 정도 저축을 했습니다. 사고 싶은 거 이것 저것 다 질러도 150 이상은 남더라구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저도 취직하고 1년 동안은 이것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했었죠. 물론 연애, 결혼을 안 한다는 전제 하에

 

 

근데 나가서 한 잔 하기라도 하면 5만원씩 깨지더라구요.

 

혼자서는 커피 안 사먹는데 가끔 카페라도 가게 되면 5천원씩 쓰구요.

 

백수 때는 1년 내내 츄리닝만 입고 다녔지만 이제 계절 바뀔 때마다 옷도 적당히 사줘야 하고...

 

요즘 물가 오른 것도 있고 사회생활을 하다보니까 어쩔 수 없이 씀씀이가 점점 커지게 되더라구요.

 

뭐 그래도 아직은 괜찮습니다. 아끼고 아껴서 한 달에 100만원 정도면 충분히 살 수 있거든요.

 

직장 생활 몇 년 하다보니 이제 월급도 조금 올라서 300씩 들어옵니다.

 

아직 저축 투자할 수 있는 돈이 200은 있는 거죠.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작년에 어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셨어요.

 

간병인비가 한 달에 400 ~ 500씩 듭니다. 물론 병원비는 별도입니다.

 

그나마 형제가 있어서 다행이지 저 혼자였으면 파산할 뻔 했어요.

 

매달 번 돈이 전부 간병비로 나가는데 처음에는 제 인생이 끝난 줄 알았습니다.

 

천만다행으로 몇 달 지나 어머니가 좀 회복을 하셨고 전담 간병인이 필요하지 않은 상태가 되어서 

 

지금은 통합 간병 중인데 그래도 한 달에 300 이상은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뻔한 얘기지만 이런 일은 남한테만 생기는 줄 알았어요. 근데 아니더라구요.

 

그냥 중소기업 다니면서 한 달에 300 정도 벌어서 혼자 사는 건 정말 여유롭고 좋은데

 

결혼이라도 하거나 가족 중에 아픈 사람 생겨서 누군가를 부양을 해야하는 처지가 되면 정말 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원래는 중소기업 다니는 거 만족하고 다른 사람들한테도 취직이 안 되면 중소기업에라도 가서 경력을 쌓으라고 했었는데

 

이 일 있고 나서 대기업에 원서라도 써볼걸, 월급 500씩 받았으면 그래도 부담이 덜했을 텐데 하고 엄청 후회를 했어요.

 

노후 준비도 해야하고 혹시 모를 불상사에도 대비를 해야하니 

 

원래 돈이 좀 있는 집안이 아니라면 300 가지고는 택도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이라도 투잡을 뛰던가 이직 준비를 해야할 것 같아요...


제가 어머니 나이쯤 되면 돌봐줄 가족도 없을테니 혹시 병 걸려서 쓰러지면 안락사 시켜달라고 유서라도 써둘까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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