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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은 안 불쌍하십니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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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24/02/13 13:13:08 24/02/13 13:13:08 15,208
 (14.♡.194.130)

조국신당을 지지하신다는 분들 중

열의 아홉은 지지 이유가 '조국 장관님 일가가 불쌍하기 때문'입니다.


조국 장관님 일가, 불쌍합니다. 안타깝고, 또 개탄스럽습니다.

사법 피해자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요 여러분, 꼭 조국만 시련을 당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이재명 대표는 주변인들과 유관 기관에 대한 것을 포함해 압수수색을 몇백 번 당했습니다.

같은 정당 내 의원들에게 배신당해 체포동의안이 가결, 유치장에 있다가 간신히 구속영장이 기각되어 풀려났습니다.

김혜경 여사는 이제 며칠 안으로 또 말도 안되는 사유로 기소될 예정입니다.

두 아들은 흔히들 명문이라고 불리는 대학교를 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가 이재명이라는 이유로 아무런 사회 생활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이 외에도 송영길 전 대표는 아직도 차디찬 유치장에 갇혀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압수수색을 겪었습니다.


이재명은 성남시장에서 경기도지사로, 또 대선 후보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며 성장했습니다.

이재명을 출당하라는 시위도 있었고, 악마화는 계속 진행중입니다. (요 며칠새는 또 한 넷플릭스 드라마가 논란중이죠.)

그럼에도 자기 자신의 체급을 키우는 데 성공했고, 이제 당대표직까지 올랐습니다.

비개혁적 스탠스로 '민주당다운' 일들을 처리하는 것을 방해하던 일명 '수박'의원들도 신당을 차려 나가면서 알아서 정리되었고,

이제 남은 것은 민주당 단일대오로의 총선 승리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조국 장관님이 총선에 출마하시겠다는 의견을 보이셨습니다.

냉정하게 조국 장관님은 '중도 / 무관여층'을 자처하는 입장이라고 하면 거부감을 갖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원인이야 악마화, 사법 기관들의 문제 등 다양하게 지적할 수는 있겠으나, 선거를 당장 두 달도 채 안 남긴 현 상황에서 아직 그 이미지가 남아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니까요.

그리고 '조국 신당'을 차리겠다고 합니다.


그러면 문제는 민주당 중심으로 한 '윤석열 심판' 정국이, '조국 vs 윤석열의 복수 매치', 그리고 '조국 vs 이재명 (이를 아마 명문대전이라는 식으로 부르겠죠)'으로 프레임을 잡을 거라는 겁니다. (ㄱㄹㄱ가 ㄱㄹㄱ한 상황을 가정한 거지만, 실제로 고관여자가 아닌 경우 언론이 중요한 역할을 하니까요.)


네, 조국이 불쌍해서 조국신당 비례 주겠다는 분들, 무슨 소리 하시는 건지는 이해합니다.

지금 대통령이 윤석열만 아니었다면 저도 조국신당 비례 찬성했을 겁니다.


그런데 전 이재명이 너무나도 더 불쌍합니다.

윤석열에 맞서고, 선명하게 개혁하겠다는 의견을 누구보다도 피력해 온 사람이며 이를 위해서 민주당에 힘을 쏟아줘야 하는 상황이었음에도,

조국 장관님이 나오심으로 인해 '표 갈라먹기'라느니 불필요한 소모전 (제가 이렇게 의견을 내는 것 자체도 사실 소모적 행위죠.)을 벌이게 되는 것이 너무 안타깝고, 이재명 개인도 너무 불쌍합니다.

그런데 조국만 불쌍한 것처럼 언급하는 건 당최 이해가 안 갑니다.

조국도 불쌍하고, 이재명도 불쌍합니다.


그리고 둘 모두를 위해서라면 이재명의 민주당에 힘을 실어줬어야 마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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