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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와 연탄, 한동훈의 비틱질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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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24/02/14 01:52:01 24/02/14 01:52:01 16,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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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3429702_001_20240210112306900.jpg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81/0003429702?sid=100

0000861277_001_20240207153801213.jpg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88/0000861277?sid=102


설 연휴 전 한동훈 비데위원장의 행보 중 큰 주목을 받았던 사건은 경동시장 방문과 연탄봉사활동일 겁니다. 경동시장 방문 당시 그는 '스타벅스는 서민이 가는 곳'은 아니지 않냐며 논란을 낳았고, 연탄봉사활동 당시에는 작위적으로 보이는 검댕을 얼굴에 남겨 연출이 아니냐는 또 다른 논란을 낳았습니다. 물론 일련의 사건에서 가장 하이라이트는 생닭을 들고 퍼포먼스를 보였던 그의 기괴한 모습입니다.

2024020501000316600023351.jpg 출처: https://www.asiatoday.co.kr/view.php?key=20240205010002335


다시 봐도 이해할 수 없는 그의 발언과 행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합니다. 한 위원장은 말실수를 꽤 많이 하는 스타일입니다만 늘 반박을 해야 본성이 차는 사람답게 스타벅스와 관련된 발언을 취소하거나 반성하진 않을 겁니다. 게다가 언론은 이미 그의 말실수를 쉴드치기에 바쁩니다. 단적으로 이런 칼럼에서 보듯이요.


과연 경동시장 상인들 중 누가 식후에 자기네 시장 안에 있는 스타벅스 경동1960점에 흔쾌히 들어가 아메리카노를, 아니면 자몽허니블랙티를 시켜먹을 여유를 누릴 수 있을까.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대출 상환에 쫓기며 보온병에 커피를 담아오는 게 현실인데, 생기기만 하면 망할 일이 없는 '업계의 강자' 스타벅스는 공간적으로 같은 전통시장 안에 있다고 해도 전혀 남남일 수밖에 없다.
이처럼 소 닭 보듯 하는 관계인 스타벅스와 전통시장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300원 상생협약'으로 비로소 하나가 됐다. 한동훈 위원장은 바로 그 점을 평가한 것이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19/0002798636?sid=165


한 위원장이나 해당 칼럼을 쓴 기자에게 '서민'이란 존재는 흔하디 흔한 스타벅스에 들어가서 커피를 시켜먹을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한 계층을 의미하며, 그들이 마실 수 있는 커피는 고작해야 "대출 상환에 쫓기며 보온병에 담아오는 커피"일 뿐이어야 합니다. 강배전으로 구워낸 스타벅스의 커피를 사랑하는 서민이 하루 노동의 낙으로 마시는 4500원짜리 아메리카노가 그들의 눈에는 '사치'입니다. 아니 어쩌면 그들의 눈에는 그렇게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서민이 아닐 겁니다. 본인들이 '시혜'를 베풀어야 하는 '서민' 계층은 스타벅스에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장예찬 최고위원의 말마따나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그들에게 '서민'이 아닌 겁니다.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스타벅스 발언’을 향해 야권에서 비판을 쏟아내는 데 대해 “본질을 외면한 말장난”이라며 한 비대위원장을 비호하고 나섰다.
장 전 최고위원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에서 제공하는 햇살론 대출을 받기 위한 서민 자격은 연 소득 4500만 원 이하”라며 “4인 가족이 요즘 물가에서 연 소득 4500만 원으로 생활하려면 매일 스타벅스에서 4500원 커피를 마실 수 있을까”라고 적었다.
https://www.mk.co.kr/news/politics/10938193


그들은 감히 '서민'의 자격 요건을 정하고 자신들이 정의내리고 있습니다. 잦은 야근때문에 스타벅스에 매달 꽤 많은 금액을 충전해놓고 커피 카페인으로 피로를 달래며 일하는 제 후배는 서민이 아닌 겁니다. 높은 오피스텔 월세를 내며 입추의 여지가 없는 2호선 지하철에 낑겨서 출근하고 잠깐 쉬는 시간 만든다고 굳이 1층에 내려가서 스타벅스 커피를 사는 인생은, 서민의 삶이 아닌 겁니다.


감히 '서민'의 자격을 논하는 그들은 시장을 방문하고 생닭을 사고 연탄 봉사를 하면서 '내가 서민을 이해하고 있다'는 '비틱질'을 하고 있습니다. 비틱질이란 디씨에서 네이버 덕후들의 은근한 자랑질을 비난하기 위해 나온 말입니다. 네이버 덕후들이 은근한 자랑을 하고 싶을 때 아래 캡쳐와 같이 말하곤 합니다. '이 캐릭터 뽑기 어려운 거임?' 혹은 '이 캐릭터 두 번만에 나왔는데 그렇게 잘 안나오나?' 같은 말을 사용하며 자신이 뽑은 캐릭터/아이템를 블로그나 카페에 올립니다. 이런 종류의 은근한 자랑이 쌓이자 네이버 덕후들이 아니꼬운 천장까지 돈 많이 쓴 디씨 덕후들이 이들을 무작정 비난하기 시작했고, 네이버 덕후->네덕->(야민정음화) 비틱->비틱의 자랑질->비틱질이란 말로 변형을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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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비데위원장의 행동거지를 보면 이런 비틱질스러움이 보입니다. 대학시절 그는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강남8학군 출신임을 자랑했고 동시에 너무 거리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한다는 겸양(?)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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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들은 스타벅스에서 특활비로 커피를 사먹지만 서민들은 잘 가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며 자랑했고, 그의 망상 속 서민처럼 생닭을 통째로 토막 내지도 않고 사서 자랑스레 그걸 들고 사진에 찍혔습니다(그렇게 닭고기를 사는 서민은 없습니다). 그는 아마도 '나는 서민을 이해하고 서민의 삶을 잘 아는' 강남엘리트 검사출신 정치인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그렇지 않고는 저런 행동과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의 망상 속 서민층과 명확한 선을 그어놨지만 그 선을 넘어서 서민을 이해하는 '시혜'를 베푸는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연탄봉사활동도 그렇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한동훈 위원장처럼 얼굴에 저렇게 검댕이 많이 묻은 사람은 없습니다. 연탄봉사활동을 할 때 어지간하면 그만큼 묻을 일이 없기도 하거니와 사람들도 이 일에 대해서 꽤 조심을 합니다. 보통 연탄 배달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봉사활동을 하는 티를 내고 싶어하지 않으니까요. 다시 말해, 연탄봉사활동의 비틱질을 웬만한 사람들을 하지 않습니다. 아래 사진 속처럼요. 오직 한 위원장만이 '연탄봉사활동의 비틱질'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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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이런 행보와 사진에서 저는 이 사진이 연상됐습니다. 한 때 유행했고 지금도 종종 보이는 은근한 사치품 자랑질입니다. 내가 산 혹은 선물받은 사치품을 자랑하고 싶을 때 은근하게 노출시켜서 자랑하던 게 인스타그램에서 유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들이 받고 싶었던 시선 혹은 평가는 '얘는 저런 사치품을 막 쓸 정도로 부자네'라는 것일 겁니다.

903fbf6716e2d6768a1798191176fd1f_grE6GJcNNEVsN6Ecy4tjiQuE2ULUyuk.jpg 출처: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22942

한동훈 위원장이 받고 싶은 평가는 비슷한 심리에서 유발됐을 겁니다. 


'나 한동훈은 서민의 삶을 이해하고 잘 아는 부자 혹은 엘리트'. 


우리가 한 위원장의 스타벅스 발언과 생닭/연탄봉사 사진에서 느꼈던 위화감은 이런 한 위원장의 비틱질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서민의 삶을 이해하지 못한 채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것을 진짜라고 믿으며, 서민을 제 맘대로 규정하고 시혜적 태도로 접근하는 정치인을 보며, 위화감 혹은 욕지기를 느끼는 것은 그의 위선을 넘어 몰이해와 몰상식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한 위원장의 자기인식과 타인인식을 보면서 연일 부정적 평가가 나오는 것은 어쩌면 너무 당연한 것입니다.


한동훈 비데위원장의 비틱질은 아마 계속될 것입니다. 아직도 많은 지상파 방송 혹은 신문에서 그의 비틱질을 빨아주고 있습니다. 정치인이라면 자기객관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만 지치득거의 언론만 보는 한 위원장이 냉정한 자기객관화를 할 일은 절대 없습니다. 


한동훈씨, 당신의 비틱질을 꾸준히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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