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내가 겪은 100%실화야. 고등학교1학년때 얘기다. 

나는 강남8학군중에 가장 돈돈돈거렸던 학교를 다녔다. 

한 반 40명중에 부모님이 의사 변호사 치과의사같은 사짜직업부터 해서 대기업다니시는 분들까지 포함하면 과반이 될정도였다. 

기가막히게 잘사는건 아닌데 평균적으로 애들이 잘사는편. 강남중산층이라고 하자.

내가 다니던 중학교에서는 이런분위기가 아니였는데 

진학하게된 고등학교에서는 이상하게 애들의 물음이 거침없더라.

일례로, “아빠 얼마버시냐? ” “ 집 몇평임? ” 자가? 전세? “ ” 너네집보다 우리집이 더 비싸“  같은식의 대화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나왔다.

그런와중에 우리 주인공께서(가명: 중기) 재벌2세가 되고싶으셨나보다.

자기 아버지의 직업을 한국 구글 대표이사라고 말했다. 

지금이야 바로 폰으로 검색하면 나무위키가 줄줄 읊어주니 검증이 바로 가능한데

그때만 하더라도 스마트폰 과도기시절이라 쓰는애들이 별로 없었다. ( + 공부한답시고 스마트폰 절대 안사주는 분위기였다) 

지금이야 의치한약수가 씹정배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꿈의 직장 구글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환상이 많던 시기라 

그저 중기의 아버지는 선망의 대상이 되어버렸다ㅋㅋ

대표이사래도 셀러리맨이니 재벌은 아니겠지만 머리속에 설포카연고만 가득했던 우리가 뭘 알았겠냐. 

하물며 우리 중기는 갈색의 도톰한 가죽지갑에 현찰을 무려 만원권으로 20장씩 넣고다니니 학교 매점에서 지갑이라도 꺼내는날에는

의사 변호사 회계사 아들내미들이 500원짜리 팡 하나 얻어먹겠다고 중기님 중기님!! 저에게 신의 자비를!! 하면서 중기 뒤꽁무니를 쫓아니는 줄이 정말 10미터는 넘었었다.

얘가 정말 똘똘?간사?했던게 그 수많은 애들중에 반에서 입김좀 내뿜는 실세들한테만 골라서 사줬다. 며칠에 한번 3천원정도 써놓고 심복을 만드는 아주그냥 ㅆㅅㅌㅊ 스킬이였다.  (절대 하루종일 쫓아다니고 못얻어먹어서 속상한건 아니다) 학창시절 되돌아보면 알겠지만 매점 한번 얻어먹으면 정말 기분좋잖아? 얘는 그걸 잘 이용했다.

그리고 반의 실세들은 중기의 호위무사가 돼서 얘 말에 껌뻑죽었다.

얘가 하는말에 토달면 안되고(사실 토달것도 없었음. 다 믿었거든) 보채서도 안되고, 귀찮게 굴어서도 안됐다.

겨우 팡하나에 애들이 이렇게 충성을 약속한다고? 아니지 ㅋㅋ

남고에서 가장 핫토픽이 뭐냐? 여자다.

우리 중기군은 재벌2세답게 자기를 좋아하는 ㅆㅆㅆㅅㅌㅊ 여자들이 참 많았다.

애들을 모아놓고 사진을 보여주면서 얘 어때? 

:와.. 개쩌러.. 얘는 누구야? 

나 초등학교때 같이 테니스배웠던 앤데 얘네 아버지는 삼성부사장이셔 ㅎㅎ 우리아빠랑 의형제.

:ㄷㄷ..역시 그사세

(사진 여려명을 보여주며) 나를 너무좋아하는애들인데 나는 너무 귀찮다. 소개받을사람?

:(나!ㅏ!ㅏ나난!ㅏ!ㅏ!나나나나나!)  

중기군이 자기랑 연락한다며 보여줬던 여자애들은 정말 인터넷 얼짱에서나 보던 ㅆㅅㅌㅊ여자들이였다.

그리고 그 여자애들이랑 하루종일 문자를 나누는데 오가는 대화를 보면

:중기야 너무 보고싶다 ㅜㅜ 이번에 중간고사 끝나고 나랑 롯데월다가면 안돼? 

ㄴㄴ안됨 시간없음

: ㅜㅜ너무매정해..항상. 나만좋아해..

:중기야 엄마랑 아빠가 너희 가족이랑 골프라운딩 간다는데 너도 가?

ㄴㄴ나 애들이랑 축구하기로함ㅋㅋ 

:같이 오면 안돼? 보고싶은데 ㅠㅠ

안가 귀찮다

그 ㅆㅅㅌㅊ여자들이랑 이런식의 일방적인 대화를 나누는 중기군은 그당시 우리에게 그저 씹알파메일 그자체였다.

자기한테 잘보이고, 충성할수록 여자를 소개해준다는 얘기에 급기야 우리는 서로 1번충신 2번충신 3번... 해서 반 40명중 20명정도가 그의 충신이 되어버렸다.

ㅡ

우리 중기군이 풀었던 썰 하나하나가 아주그냥 기가막혔다.

1. 아빠가 주최하신 재벌파티에서 (ㅋㅋ)  자기가 어떤 아저씨와 어깨빵을 하고 넘어졌다. 

그 아저씨가 자기한테 ㅈㄹ을함. 중기군의 비서가 와서 ㅇㅇ대표님의 아드님이시다 라고 소개하니 그 아저씨가 무릎꿇고 빌었다. 

자기는 용서했지만 아빠가 며칠 뒤에 그 아저씨 회사 상장폐지시키셨다 ㅎ

2. 자기는 ㅆㅅㅌㅊ여자들이 많지만 결국 결혼은 집안에서 정해진 사람이랑 해야한다. 이미 할아버지끼리 손주 손녀 배우자로 정해주셔서 

자기는 약혼녀가 있다. 

그 약혼녀는 가슴이 C컵인데 귀엽고 엉뚱하다. 근데 자기는 엉뚱한 여자가 싫다. (아마 당시 걸스데이유라를 보고 배낀듯하다ㅋㅋㅋ)

3. 중학생때 사하라 사막에서 자전거투어하다가 모래폭풍을 만나 자기혼자 토네이도에 날라가서 사막 한가운데 버려졌다. 

근데 그때 자기가 갖고있던 아이팟터치를 구글본사에서 위치추적하여 구조헬기팀이 도착해서 살아났다. 레게노 ㅋㅋㅋ

4. 외할아버지는 육군 3스타이고 친할아버지는 해군 3스타다. 그래서 자기는 육군으로가도되고 해군으로 가도 된다. 

5. 차를 벤츠s클래스를 타다가 지겨워서 제규어로 바꿨다. 그런데 제규어가 너무 별로라 바로 포르쉐파나메라로 다시 바꿨다. 

역시 차는 독일차다. 

6. 집에 전직 대통령들이 자주 찾아온다. 현직일때는 눈치보여서 안오다가 전직이 되니까 그제서야 온다. 아빠는 이젠 도움안되는 뒷방 늙은이들이라고

면전에서 말한다. 그정도로 친한사이들이다. 

등등.. 

모든 얘기에 애들은 그냥 침도 안삼키고 눈만 껌뻑껌뻑 뜨면서 들었다.

이게 재벌인가 ㄷㄷ.. 하면서.

신기하게도, 나는 정말 사람을 잘 믿는 편인데 (도를믿으심까, 모델하우스알바 4번은 끌려가봤다..) 

모든 얘기가 너무 허황되고 그냥 우스워서 믿은적이 없었다. 

그래도 나는 그친구의 얘기를 항상 재밌게 들어주고, 반응도 잘해줬다.

와 ㄷㄷ 진짜? 그래서 어떻게됐어?

헐 ㅋㅋ 진짜 재밌었겠다. 와 부러워... 나도 그런거 해보고싶어. 등.. 절대 팡 얻어먹으려는건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중기군이 정말 나한테 맨투맨으로 옆에 붙어서 말도안되는 썰을 하루종일 풀었던걸로 기억한다.

정말 썰이 너ㅓㅓㅓ무 많았었는데 내가 기억력이 정말 좋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말이 앞뒤가 안맞는게 한번도 없었다.. 단 한번도..

단편적인 썰들에 점차 살이붙어서 어느새 이야기가 짜임개 있게 이어지는 날에는 나는 소름이 돋곤 했다. 

그래서 난 얘가 하는말의 10중 7-8은 진짜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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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날 나는 얘가 거짓말을 하고있다는걸 직접 보았다.

ㅡ

야자시간이였다. 

중기군은 열심히 핸드폰을 만지면서 ㅆㅅㅌㅊ여자들과 문자를 하고있었다. 

얘는 무슨 대화를 하려나 싶어서 슬쩍 중기군이 “직접 써서 보내고있는” 문자 메세지의 내용을 봤다. 

소름돋았다.

문자내용은 

: 중기야 중간 꼭 잘봐야해!! 내가 잘보면 선물줄게! 선물은 음.. 뽀뽀?ㅋㅋㅋㅋ 아 너 기혼자라 안되나? ㅋㅋㅋ

나는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ㅅㅂ....)

한 10초정도 지났나? 중기가 내 어깨를 툭툭 치더라. 

내가 아무일 없단마냥 왱? 하고 쳐다봤다.

중기가 되게 귀찮다는마냥 하.. 얘 또 이런문자보낸다 ㅋㅋ 하고 보여준다

: 중기야 중간 꼭 잘봐야해!! 내가 잘보면 선물줄게! 선물은 음.. 뽀뽀?ㅋㅋㅋㅋ 아 너 기혼자라 안되나?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