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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평소에 정말 좋아하던 친구와 처음으로 마음 상하는 상황이 생겼는데 조언을 부탁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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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24/02/14 10:08:03 24/02/14 10:08:03 30,948
 (14.♡.194.130)
안녕하세요
평소에 정말 좋아하던 친구와
처음으로 마음 상하는 상황이 생겼는데
조언을 부탁드려요

저는 빼박 30대 중반이고 친구는 고등학교 동창입니다
고1 말에 제가 유학을 가서 같이 지낸시간은 길지 않지만
단짝이어서 진짜 친하게 지냈었어요
유학가서도 메신저로 자주 연락하고 제가 한국에도 자주 들어왔는데 올때마다 만났으니깐요

일단 그친구는 성격이 진짜 착했어요 약간 똘끼가 있긴했지만
약간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같은 느낌?
키도 크고 선도 곱고 얼굴도 예쁘장하구요
어려서부터 꼬인데 없고 시원시원한 성격에
남한테 관심 별로 없구요
저도 약간 그런편이라 더 잘맞았던 것 같아요
성적도 둘이 비슷했는데 저는 외국에서 그럭저럭 괜찮은 대학을 나왔고
친구는 한국에서 이름있는 여대를 나왔습니다(이대 아님)

한국에 잠깐 들어와서 만나면 친구 본인 얘기는 아니고
주변 동기라해야되나? 친구? 들에 대해 얘기하는걸 듣고
읭 스러울 때가 있긴 했지만 (연대 이하로는 소개안받는다 같은)
그냥 한국 대학생 트렌드같은건가 하고 넘겼어요
그러다 이친구가 오래 고시생활을 하고
잘 안돼서(7-8년 정도) 목표를 낮춰서 공무원으로 잡더니
바로 합격하더라구요

얼마나 마음 고생했는지 알고
전에 준비하던 시험도 1차는 붙고 2차에서 떨어진 적이
몇 번 되어서 진짜 너무너무 아까웠어요
공부할 때는 거의 잠수중이라 아주 가끔 연락하거나
만나면 그저 묵묵히 응원하고 기프티콘 정도나 보내주었고
맛있는거 같이 먹거나 술한잔 하면서 둘이 근황 주고받았는데
남들은 몇년 씩도 준비한다는 공무원 바로 합격하니
진짜 잘됐다고 생각했고
이젠 공부에서 벗어나서
하고싶은거 하면서 친구 마음 편하게 지내길 바랬습니다

그러다 제가 재작년에 결혼을 하게 되었어요
엄청 대단한 남자는 아니지만
제가 보기에 훈훈하고 어른스럽고 진국인 남편이에요
집안은 저희 집이 훨씬 여유있고 시댁은 사실
흙수저라고들 하는 정도지만 시부모님도 정말 좋으시고
저희한테 일체 간섭을 못하셔서(남편이 칼같이 자름)
결혼해서 사실 스트레스 별로 없어요

얼마 전 통화할때 친구가 남편 주변에 괜찮은 사람으로
소개 좀 시켜달라면서 조건들을 얘기하는데
음.. 뭐랄까 하나 하나 들으면 그럴 수 있지 싶은데
전부 다는 유니콘인거같은?? 그런 사람인거예요
친구가 원하는 조건은
일단 무조건 저희 남편 정도 학벌은 되어야한대요
본인은 학벌을 진짜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남편 sky급 이공계 학석사 출신이에요 제가 학벌 보려는 게 아니고 우연히 만나게 됐는데 만나고보니 엘리트였음)
키는 180 이상
서울에 아파트 대출 2억 이하로 끼고 자가보유
시부모님 노후 준비 다 되어있고 무교에 제사 없고
여동생있으면 안되고
탈모 안되고 배나와도 안되고 자기관리 잘하고
집안일 꼼꼼하게 잘하는 사람
해외여행 다니는거 좋아하고
약간 잘생긴 너드남 같은 느낌 이라고 하는데...

아니 세상에 그런 30대 중후반 중에 미혼인 사람이
있겠냐구요..
그래서 제가 야 전부 다 갖춘사람은 절대 없어
우리 나이도 나이니까 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거
몇개는 내려놔 라고 하니
안된대요.
자기는 공무원이고 학벌도 괜찮고
키도 크고 엄마아빠 노후도 돼있는데
왜 같은 급을 못해주냐면서 무조건 찾아내라면서
너네 남편정도 되면 괜찮대요

그래서 제가
우리 남편은 흙수저에 부모님 노후 안돼있고
아버님 반대머리셔서 빼박 탈모 확정이고
자산은 좀 있지만 집도 없고 우리 반전세 산다 했더니

깜짝 놀라면서 그런 남자랑 결혼을 왜했냬요
너가 그런 남자랑 결혼할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자기는 그런 남자랑은 절대 결혼 못한다고
차라리 혼자 살고 말지!! 이러더라구요
처음엔 저도 친구니까 편하게 얘기 나누다가
마음이 좀 상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니까 그런 것들도 감수하고
사랑하니까 결혼한거다
그리고 미래의 가능성을 보고 한거고.
물론 그 선택을 한건 나고
너보고 그런 선택을 똑같이 하라는 건 아니지만
니가 바라는 조건은 좀 과한건 사실이다
일단 찾아는 보는데 분명 말한다. 쉽지 않다
우리 20대 중반 아니다 했어요

그렇게 얘기하면 어느정도 알아듣고
수긍할 줄 알았는데
계속 저보고 왜 결혼했냐고... 하

저희 남편이 흙수저 개룡남이긴 하지만
저한테 끔찍하게 다정하고.
재테크도 잘해서 자산도 잘 불리고
또 집안일을 기가막히게 잘해요
그래서 저는 아주 만족하고 감사하며 살고있는데
친구한테 저런 소리를 들으니 잊고있던
내안의 욱 하는 기질이 오랜만에 올라오네요

진짜 그냥 하는 말이 아니고
정말 좋은 친구였거든요
35년 인생에서 만나온 사람들 중
바르고 양심적이고 악의가 없는 친구라고
생각하면 한켠이 든든하던 친구였는데
그 친구한테서 왜 그런 조건의 남자와
결혼했냐는 얘기를 계속 들으니 속상해요

손절할 생각은 없어요. 워낙에 좋은 아이인걸 알거든요
다만 이런 상황에 어떻게 현명하게
잘 풀어나가면 좋을지 지혜를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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